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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송인혁.이유진 지음 / 아이앤유(inu)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송인혁 외,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 INU, 2010.
고민이다.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가입을 해보려 검색창에 트위터를 쳤더니 트위터, 트위터 회원가입, 트위터 사용법, 트위터 탈퇴, 노홍철 트위터 등등이 나온다. 트위터 kr을 클릭해봤으나, 일단 마음에 드는 아이디가 사용중이기 때문에 즉흥 가입의 유혹으로부터 약간 거리를 둘 수 있었다.
이 책의 첫 장은 ‘세상은 거대한 혁명 중’이라는 제목이다. 그 중 ‘Welcome to 4th Screen'이라는 첫 번째 챕터의 내용은 시대의 흐름으로부터 뒤처지고 있는 나를 발견함과 동시에, 부끄러움과 자극을 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 책의 주요 개념인 트위터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나로서는 생소함과 색다름을 느끼게 된 부분이다. 다행히 호기심에 적잖은 자극을 받아서 이 책을 끝까지 읽는 내내 매우 흥미로웠음을 밝히는 바이다. 노키아에서 제작한 단편 영화의 제목이라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은 제1~4의 각각의 스크린이 갖는 의미일 것이다. 제1 스크린은 어린이 만화나 영화가 방영될 시간에 부잣집 친구네 집에 모여앉아 TV를 시청하던 것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즉 집단적인 경험을 공유하던 시기일 것이다. 제2 스크린은 각각의 집에 라디오나 TV 한 대 쯤은 다 갖추고 있고, 점차적으로 컴퓨터도 보급되고 있던 시기이다. 전 시기에 비해 집단의 경험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제3 스크린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경계가 사라진 시기라고 명명할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오히려 가정의 TV보급율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제 스크린이 개인의 손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비롯하여, PMP, MP3, 노트북 등 개인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기능하는 제품들이 퍼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개인화가 진행되다 보니 여러 사람들 속에 있지만 혼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태가 된다. 시기가 흐를수록 개인화가 진행되고 이는 자칫 소통의 단절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이때 등장하게된, 아니 앞으로 등장하게 될 세계는 제4 스크린, 극단적인 개인화가 진행되면서도 각 개체간의 소통이 그 어느 시기보다도 원활하고 왕성하게 이루어지는 시기가 오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아직 트위터에 대해 정확한 지식이나, 직접 경험한 바가 없어서 트위터가 어떤 기능을 하게 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극단적인 개인화에서 느껴지는 단절감과 고독감을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트위터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고 끝내버리는, 보여주기 식의 과거의 그것들과는 분명히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일단 트위터의 기본은 들어주기, 트윗에 대한 리트윗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이 트위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이다. 소심하고, 내 자신에 대해 밝히기 싫어하고, 남들 이야기에 잘 귀기울이지 못하고,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 트위터의 세게, 제4 스크린의 세계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내가 광장에 뛰어들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은 없다. 그래도 용기내어 일단 트위터 계정부터 만들어 광장에 나갈 준비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