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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일반중 일반고 아이들이 입시와 인생의 승자가 되는 법
김혜남 지음 / 명진출판사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김혜남, <대한민국 일반중 일반고 아이들이 입시와 인생의 승자가 되는 법>, 명진출판, 2009.
자녀를 둔 학부모치고 우리나라에서 입시전문가가 아닌 이가 없다. 예전에는 대학입시만 화두로 오르곤 했지만, 지금은 대화 범위가 아예 달라졌다. 명품 유치원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 성공적인 초등학교생활이 명문중, 명문고, 명문대학교에 가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며 나름의 이런저런 방법을 제시하고는 한다. 이 책에서는 명품중, 명품고등학교라는 단어를 썼다. 명품고는 특히 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 등과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 등을 지칭한다. 내가 비평준지역에서 고등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우리동네 제1의 고등학교 점수가 왠만한 외고 점수보다 높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신생 외고들이었지만, 반에서 4~6등 정도 수준의 친구들이 지원했고, 반쯤 떨어졌던 기억이 있다. 전교에서 과학고 진학을 염두에 둔 몇을 제외하고는 반별 1~3등은 지역내 명문고등학교로의 진학을 당연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외고의 인기는 엄청나다. 진부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이보다 잘 어울리는 표현이 없어서 그냥 쓴다. 외고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일반고등학교가 아닌 이런 명품고에 다니면 스카이로 지칭되는 명품대학교에 진학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므로 학부모들은 초, 중학생일때부터 혈안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직 교사이자 입시 전문가인 저자의 의견과 분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상당히 신뢰성이 높다. 인문계고등학교에 비해 전문계고등학교 진학생들이 열등감을 갖던 시절이 지금은 명품고에 자리를 뺏기고, 전문계고등학교에게 틈새시장까지 뺏겨서 이도저도 아닌 패배자들의 수용소가 된 인문계고등학교에서도 충분히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제법 믿고 싶은 주장을 낸다. 외고와 자립형 사립고가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내,외적 요소들을 분석하고, 또다른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미래 예측도 깔끔하게 해두었다. 물론 이 책이 나온 직후 자율형사립고 신청을 경기도에서는 1학교밖에 안해서 예측이 다소 빗겨나가기는 했지만 말이다. 학교현장에 있는 현직 교사들도 입시기관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그들의 분석 자료들을 상당히 참고하는 시절이다. 그리고 그러한 정보에 따라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오늘의 학부모와 학생들의 현실이다. 그렇지만 현직교사마저도 입시라는 시대적 흐름에 동승해보려는 얄팍한 생각으로 이 책이 만들어 진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상당히 괜찮다. 현재 시점에 이렇게까지 우리 교육 상황 전반을 체계적이고 날카롭게 꿰뚫어 놓은 책은 없다고 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공교육의 힘을 믿고 대안을 제시하는 선생님의 열정과 희망이 담겨 있다. 난 그 힘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