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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지톡 - 야무네 가족의 신나는 만화세상
양은순 지음 / 이파르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양은순, [쌈지톡], 이파르, 2009.
유쾌한 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유쾌한 만화책이다. 작가는 여자이다. 이것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일하는 엄마, 즉 워킹맘이다.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일도 하면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는 슈퍼 우먼인셈이다. 회사 일과 가정 일을 병행하다 보니 보통의 주부들 보다는 할 얘기가 많은 정도가 아닌가보다. 얄팍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그림이 가지고 있는 압축성과 함축성을 효율적으로 이용한 능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다루고 있는 이야기의 테마는 회사 일이나 가정 일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신 유행어인 초식남, 건어물녀, 엄친아 등등을 언급하며 핫 이슈되는 일들도 간략하고 재미나게 그리기도 했고, 샤넬이나 오드리 햅번의 삶 등을 언급하면서 여성으로서의 삶, 워킹맘으로서의 바람직한 역할 모델을 제시하는 교과서적인 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어릴 때 부모님께 이 책은 만화책이라도 교훈적이고 교육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으니까 당당한 독서로써 인정해달라고 우긴 적이 있는데 이 책 ‘쌈지톡’은 그럴 만한 책이니까 학생 독자분들도 당당하게 읽어도 무방하리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른을 위한 그림 동화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만큼 여러 층의 독자군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제법 얄팍한 책의 두께를 보면서 이 책은 정말 빨리 읽겠구나 싶었다. 그림도 그리 많지 않고 글씨 또한 얼마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왠일일까, 책을 다 읽는? 혹은 다 보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린 데에 의아했었다. 사회생활을 다루고 있는 이 워킹맘의 생활을 보니 나도 모르게 공감이 갔었나보다. 그리고 중간 중간 다른 유명인에 대한 이야기이나, 약간씩 뭉클해지는 이야기를 삽입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였던 것도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 원인인 듯 하다. 몰입도가 높아졌다면 책을 그만큼 빨리 읽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만큼 심히 공감하고 그렇지, 그렇지하면서 내용을 곱씹어 보고 미소짓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사회 생활과 가정 생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 힘들지만 멋있게, 그리고 바쁘지만 우아하게 살아가는 여성. 그들에게 격려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