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금동대향로 ㅣ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8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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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제금동대향로 (황윤 지음, 책읽는고양이 펴냄)

[도서협찬]

벌써(?) 일상의 고고학 18번째 시리즈가 나왔다.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라고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님이 말했듯이 우리나라에는 각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는 시대를 대표하며 예술적인 아름다움까지 더해진 그야말로 진귀한 유물도 있어서 이를 국보, 보물 등으로 관리한다. 그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백제금동대향로’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황윤 작가님의 18번째 고고학 시리즈의 주인공이 바로 백제금동대향로다.

시리즈 중 유일하게 하나의 유물을 주제로 전개된다. 남한산성, 수원화성, 경복궁 등의 거대 유적이나 분청사기, 백자 등의 여러 비슷한 종류의 유물이 있는 것들과 달리 하나의 유물에서 시작되는 내러티브라서 이전의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백제금동대향로는 발견 당시에도 큰 이슈를 가져왔던 유물이다. 능산리 고분군 문화유적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주차장 공사를 하던 중에 기적적으로 발견되기도 하였을 뿐 아니라 문화사적 가치도 뛰어나서 이후 백제 문화에 대한 시각이 바뀌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제작 기법은 또 어떠한가, 수은을 이용한 공법 같은 경우는 훨씬 앞서간 기술이어서 과학적인 탐구 요소도 제공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탐구는 이 유물이 말해주는 백제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저자는 백제금동대향로의 구성 요소들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그 안에 불교적 세계관을 기초로 한 도교, 유교적 요소가 혼합되어 있었음을 밝힌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였던 사비(충청남도 부여군) 시대의 중심 인물은 성왕이다. 저자는 성왕의 통치 이데올로기를 기본적으로 불교에서 찾으며, 도교와 유교의 요소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백제 중흥을 어느 정도 이루어낸 군주로 파악한다. 물론 결과는 잘 알다시피 관산성 전투 과정에서의 어쩌면 허망한 죽음. 그리고 이어지는 위덕왕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백제가 멸망하는 과정은 백제금동대향로의 마지막과 같다. 이 책을 읽으며 금동대향로가 마지막으로 묻혀 발견된 장소가 사찰 회랑 북쪽의 공방지였다는 것, 그리고 이곳이 수조였기 때문에 진흙이 형성되어 향로가 아주 좋은 상태로 보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라는 허망하게 망하고 유물은 땅 속에 묻혀 버렸지만, 극적으로 다시 발견됨과 동시에 망국 백제의 역사도 다시 조명되는 것을 보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스포츠계의 격언이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명제로 바꾸어 볼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렵고 전문적인 내용인데 잘 읽힌다는 것이다. 이 책도 백제금동대향로의 구성요소들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주변 국가들의 기록이나 종교의 세계관을 파헤치는 쉽지 않은 작업임에도 독자들로 하여금 ‘오~ 그렇구나!’라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필력을 선보인다. 하나의 작품을 통해서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유물 자체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임과 동시에 작가의 선이해가 얼마나 깊은지 또한 알 수 있게 만드는 대목이다.

백제와 같이 역사의 최종적인 승리자, 주인공이 되지 못한 나라의 경우 많은 부분에서 제한적인 이해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가도 이런 부분을 아쉬워하면서 같은 시대 중국 양나라의 기록이나 일본서기 등의 기록을 많이 참고한다. 일본서기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으나 바꿔 말하면 잘 분별해서 읽으면 나름 좋은 정보들을 많이 제공한다는 의미도 된다고 한다. 역사를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이러한 점이 와닿았다. 다양한 자료를 비교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대상을 보다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은 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으로서도 배워야 할 점이다.

특히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백제금동대향로가 한 번도 국외 전시가 이루어지지 않은 유물임을 강조한다. ‘직접 와서 보라’는 의미, 이것이 어쩌면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긍정적인 자존감의 좋은 예가 아닐까?

유물은 많은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듣는 것은 묻는 자들의 몫이다. 문화유산을 더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우리 선조들이 남긴 유물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는 이미 출발선을 넘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침 백제금동대향로는 국립부여박물관 리모델링을 통해서 단독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유물 하나에 깊이 빠져드는 경험, 이 책을 읽으며 해보면 어떨까. 아울러 능산지, 왕궁터 등의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함께 거닐어 보는 것도 좋겠다.

일단,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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