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 인문학 - 비늘과 딱지, 날개맥이 누설하는 ㅣ 지식 벽돌
이상헌 지음 / 초봄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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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평_곤충 인문학 (이상헌 지음 / 초봄책방 펴냄)

놀거리가 많지 않았던 어린 시절, 곤충은 놀이 친구와도 같았다. 쥐며느리(콩벌레, 사실 얘는 곤충은 아니다), 개미, 방아깨비, 사마귀, 운 좋으면 땅강아지 등 아파트 화단을 뒤적이면 쉽게 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곤충 보기가 쉽지 않다. 애완 곤충도 있긴 하지만, 자연에서 직접 곤충을 보고 접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곤충 자체를 접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지만, 결국 남는 것은 곤충 그 자체보다는 그것들과 교류하며 경험했던 추억이 아쉬운 것이겠다.

자칭 '풀무치 벽치(요즘 말로는 매니아, 덕후)'라는 저자의 책은 그런 점에서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AI시대에 곤충 인문학이란 어떤 의미일까? 이 책은 곤충 자체에 대한 상세한 설명 대신, 곤충과 곤충을 사랑한, 때로는 곤충을 이용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나는 이런 책이 반갑다. 정치가, 예술가,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동물을 발견하고 이용하고 함께했던 자취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정밀한 곤충 사진은 보너스다.

생각해 보면 인간은 곤충을 통해 많은 삶의 지혜를 얻는다. 인류 최대의 베스트셀러라는 성경에도 개미의 지혜를 배우라고 말한다. 인류의 기약 없는 우주여행 탐사선 '보이저 호'에 기생벌의 사진이 골든 레코드에 실려있을 만큼 곤충은 인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새로 발견하는 곤충의 학명에 역대 역사적 인물(현재 생존한 사람들을 포함하여)을 포함시키는 것은 곤충을 왜 인문학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며칠 전, 집 앞을 아이들과 나서다가 보도블럭 바깥쪽까지 기어간 굼벵이를 발견하고 아이들과 함께 굼벵이를 나무로 옮겨 주었다. 하루 이틀 지났을까. 굼벵이는 껍질만 남아 있었다. 그냥 지나가면서 껍질만 보았다면 아무 의미 없었겠지만 나와 아이들에게는 여름이 시작되는 날을 기억하는 한 순간이 되었다. 저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참 다양한 곤충이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꽃도 다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양한 종류가 있듯이, 곤충의 세계도 그런 것 같다. 매미만 하더라도 종류에 따라서 우는 소리가 다 다른데, 소리를 구별할 줄 모르니 그냥 더운 여름날 귀를 시끄럽게 하는 소음으로 그치고 만다.

다윈이 새로운 종류의 딱정벌레 세 마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채집하기 위해 두 마리는 한 손씩 잡고, 한 마리는 입 속에(!) 넣었다고 한다. 알고 보니 그 벌레는 지독한 물질을 배출하여 자신을 방어하는 '폭탄먼지벌레'였다나 뭐라나. 비록 그정도의 곤충을 향한 열정은 없을지라도, 적어도 이 책을 읽고나면 곤충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달라지게 될 것이다.

#곤충인문학 #이상헌 #초봄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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