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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한 걸음 - 제임스 I. 패커에게 배우는 기독교 핵심 교리
제임스 패커 지음, 홍종락 옮김 / 복있는사람 / 2026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서평_신학 한 걸음
(제임스 패커 지음, 복 있는 사람 역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좋은 강의는 아주 재미있거나 아니면 짧은 강의라고들 한다. 아주 재미있기는 쉽지 않지만, 짧은 강의는 쉬울 것이라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강의를 한 번이라도 해 봤다면, 짧게 하는 강의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사람이 고수인데, 쉽게 설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이 길어지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면서 짧게까지 말할 수 있다면 그는 엄청난 고수임에 분명하다.
이 책은 개혁주의 관점에서 설명한 조직신학 입문서/교양서라 말할 수 있다. 개혁주의 관점, 조직신학... 벌써부터 마음이 어려워진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펴 보면, 어려운 개념과 용어로 범벅이 되어 있지 않고, 친절하게 문장마다 근거가 되는 구절을 표시해 놓은 간편 신학 용어 사전 같다. 94가지의 용어를 각 3쪽 내외 분량으로 설명을 해서 발췌독을 하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천천히 책의 흐름을 따라 읽는 것을 추천한다.
1부의 내용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를 주제로 29가지 개념을 다루고 있다. 94개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용어가 무엇일 것 같은가? (나를 포함한) 보통의 독자들은 아마 '창조'를 생각하기 쉬울 텐데, 패커는 '계시'로 시작한다. 그의 표현대로 "하나님께서 먼저 행하셔서 자신을 알리지 않으셨다면, 아무도 그분에 관한 진리를 알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의 원저자가 하나님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시작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학은 '하나님에 대한 담론'이다. '신학한다'는 말이 목회자의 길을 간다는 말로 이미 굳어졌다. 물론 목회자는 신학을 깊이 연구하도록 특별한 부르심을 받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신학 자체는 모든 성도가 하나님을 바르게 알기 위해 함께 고민해야 할 영역이다. 오늘날의 교회가 지나치게 지성화되었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런 영역에 대한 지성적 접근은 오히려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1부는 의미심장하다.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곧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예배'로 이어짐을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는 신학의 끝이 송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크신 하나님을 참되게 신뢰하는 가장 바른 표현은 언제나 예배다."
조직신학은 기독교 신앙의 주요 주제들을 명료하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개괄하는 데 우선적인 관심이 있다.(알리스터 맥그래스, <역사신학>에서 인용) 달리 말하자면, 우리가 믿는 바를 조금 더 구조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어려운 조직신학을 그저 쉽게만 표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바르게 아는 일이 결국 예배와 삶으로 이어져야 함을 놓치지 않고 주장한다는 데 있다.
모두가 신학을 전공할 수는 없다. 벽돌책을 이고 지고 살기는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신학을 향해 한 걸음 내딛을 수 있다. 패커식 압축(Packer-packed) 레시피를 통해 얼키고실킨 실타래 같이 느껴지는 신학의 묘미를 하나씩 풀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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