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임 전가와 피해의식을 끊고 하나님의 섭리를 믿다, 2025년 개정판
데이비드 A. 씨맨즈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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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출간되는 베스트 셀러들을 보면 인간의 내면과 심리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런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기독교 출판계도 다르지 않다. 이러한 흐름을 달리 말하자면 (그리스도인을 포함한) 현대인들은 자신의 심리적 문제의 출처를 아는 일에 다소 무지하고, 그것을 바람직하게 표출하고 해소하는 데에도 서툴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인간의 심리를 분석하여 표준화된 해석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성경이 죄의 현상(결과)에 집중하기보다 죄의 뿌리(원인)를 드러내듯이, 이 책도 성경에서 등장하는 인물의 말과 태도에 숨겨진 내면적 동기를 드러냄과 동시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어떠한 자세와 태도를 요구하시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그 해결점을 제시한다.

‘만약’(if)과 ‘만약 ...만 했더라면’(if only). 단어 하나 차이지만, 이것이 이 책에서 의미하는 바는 아주 크다. 사실 과거를 다루는 일에서 ‘만약’이라는 단어는(특히 역사학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말이다. 가정이 과거에 일어난 사실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if only’는 과거에 일어난 사실에 대한 책임을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전가시키는 행위다. <상한 감정의 치유>로 유명한 저자는 나사로의 죽음에 대한 마르다와 마리아의 하소연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if only)” 속에서 인간의 깊은 죄의식과 상처를 직면하게 한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놀란 지점은 복음주의 기독교 상담 자체가 피해자가 될 수 있겠다는 것이다. ... 이것은 선택에 따르는 개인적 책임을 회피하고 책임 전가 대상을 찾음으로써 거의 모든 행동에 대해 발뺌하려 드는 거대한 책임 전가 싸움이다.” (13쪽)

사실 이 책의 주요 메시지만을 알고 싶다면, 1장만을 읽어도 충분하다고 말할 정도로 저자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 책의 주제는 ‘책임과 치유’다.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자신에게 허락된 책임(상황)을 사명으로 받아들이고, ‘만약’이라는 단어를 과거가 아닌 현재(를 포함한 미래)를 운영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음’으로 승화시킬 때 온전한 치유가 일어난다. 저자는 이러한 주제에 대해 다소 도발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말은 아주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성경에는 온갖 피해자들이 등장하지만 피해자 의식은 전혀 없다.” (13쪽)

우리가 겪는 인생의 문제는 모두 ‘고통’, ‘고난’에 대한 것이다. 고통의 대명사인 욥 뿐만 아니라 성경의 모든(그렇다. 모두!) 인물과 모든 인간은 고통을 겪는다. 이 고통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인가? 고통의 시작은 죄의 시작과 같은데, 죄의 시작은 바로 ‘책임 전가’의 시작과 같다. 아담이 하와에게, 뱀에게, 그리고 하나님에게 책임을 돌리는 창세기의 기록은 죄를 담당해야 하는 사람이 다름아닌 아담(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나)에게 있음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궁금하다면 이 책의 2부를 보면 된다. 하나님은 하나님에게 죄의 책임을 전가한 몹쓸 창조물에게 그 책임을 지게 하는 대신, 하나님께서 직접 아담이 전가한 죄의 책임을 지셨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이다. 4장의 제목과 같이, 예수님은 친히 날 위해 ‘피해자’가 되셨다!

그렇다면 이 책을 읽음으로 우리가 다다르게 될 결론은 무엇일까?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진정한 목표는 주님께 온전히 복종하는 데 있다. 그렇게 할 때,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진정한 자아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175쪽)

그리고 이 일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교회 공동체의 문제임을 분명히 밝힌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뒤에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명하셨다.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책임을 지는 공동체가 교회다.

세상에 상처받고, 사람에 상처받고, 교회에 상처받은 이가 많은 시대이다. 그러나 복음은 용서 이외에 치유와 회복의 길을 마련해 놓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먼저 우리를 용서하셨기 때문이다. 과거의 죄의식과 상처로 고통받은 자라면, 혹은 그러한 이들이 주변에 있다면, 꼭 이 책을 함께 읽고 주님께 믿음의 ‘만약’을 외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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