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을 위한 질문들

확신을 위한 질문들 - 신학자에게 듣는 알기 쉬운 신앙 문답
김병훈 지음 / 두란노 / 2024년 8월

 한 철학자는 질문이란 나와 대상을 연결 짓는 고리라고 했다. 질문은 궁금할 때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본질적으로 질문은 관심에서 출발한다. 그런 점에서 나 또는 누군가가 기독교에 대해, 성경에 대해, 하나님에 대해 질문을 한다는 것은 좋은 징조다.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질문에 대해 대답할 능력이 내게 없다는 것이다. 교회에서 오랜 신앙생활을 한다 해도 새신자가 던지는 질문에 쉽사리 대답하기 어렵고, 자녀가 던지는 질문이 촌철살인인 경우가 많다. ‘그런건 목사님(전도사님)께 물어봐야지’라고 대답을 한 경우가 없지 않았는지 돌아보자.

 이 책은 그런 질문들, 그리고 그 질문들에 대한 일련의 답을 제공하고 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목회자인 저자는 ‘교리’를 ‘성경의 교훈을 바르게 이해하는 신앙의 표준 체계’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큰 뼈대로 ‘예수님과 십자가 구속’, ‘인간과 죄’, ‘성도의 삶과 죽음’,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을 세워 각각의 질문을 정리해 두었다. 

 이 책은 요즘 많이 출판되고 있는 교리 문답서를 중심으로 풀어낸 책들과는 구성 면에서 차별점이 있다. 교리와 연관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웨스트민스터, 하이델베르크 등 주요한 교리문답서의 내용은 잘 인용되지 않는다. 그 자리를 성경 구절들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얼핏 보면 수많은 인용된 구절들로 인해 머리가 아플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대답의 권위를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에 두고 있다는 점에 더 신뢰가 간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인식하게 된 구절들을 몇 가지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Q20) 생명나무의 열매를 먹으면 누구든 영원한 생명을 누리나요?

A) … 생명나무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그것을 성례전적인 상징으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 아담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했더라면 누리게 되었을 영원한 생명을 상징하는 성례전적인 표지입니다. … 진실로 예수 그리스도만이 참된 생명나무입니다. … 예수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약속입니다. (83~86쪽 중에서)

Q29) 선과 덕을 행해도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 모두 죄의 노예인가요?

A) … 요컨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행하는 선과 덕은 행동 그 자체로는 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행하는 양식과 목적 등에 있어서는 진정한 의미에서 선으로 인정받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들을 이루지 못한 것입니다. (118~120쪽 중에서)

Q42) 의인들이 누리는 상급은 무엇인가요?

A) … 상급은 착하고 충성된 주의 모든 종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칭찬입니다. 그리고 이 칭찬은 ‘하나님을 알아 가는 기쁨’으로서 성도가 누리는 영광입니다. … 그날(최후의 심판 이후)에도 다양한 은사로 인해 어떠한 영적 질서가 있게 될 것입니다. (170~172쪽 중에서)

이전에는 대중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교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게 된 까닭은 결국 가정과 교회에서 제대로 된 복음의 정수를 가르치지 못했다는 성찰에서부터 일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신앙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성경의 올바른 해석에 의한 답을 신앙의 표준 문서의 가르침 가운데 찾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가정과 교회에서 이러한 질문을 터부시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용납하고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고 이야기하는 문화가 더욱 자리잡는다면, 교회를 오랫동안 나오고서도 ‘믿음에 대한 확신이 없어요.’, ‘하나님이 살아계신 지 모르겠어요.’라는 안타까운 고백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아직 나에게 답이 내려지지 않았더라도 함께 고민하고 기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삶의 모습 속에서 살아계신 하나님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 주변의 믿음이 연약한 자들이 과연 하나님을, 교회를 떠나겠는가?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는 바울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기를 원한다. 기독교의 기본 진리에 대한 궁금증이 있거나, 주변에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 이 책을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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