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사랑을 배운다 - 하나님의 사람이 되는 ‘행복한 항복’
이상학 지음 / 두란노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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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곧 사랑의 종교이다.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는 말은 수도 없이 듣는다. 그러나 그 사랑이 어떻게 내 삶에 역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쉽지 않다. 어쩌면 그 사랑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것을 마치 공기를 마시는 것 마냥 당연하게 여기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늘 그 사랑에 감격하여 마치 정신 나간 사람마냥 감정적인 표현을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가 측량할 수도 없을 만큼 크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우리가 늘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교회의 담임목사이다. 그러나 그런 목회적인 상황과 별개로 그의 인생이 행복하지 않았다는 놀랍고도 진솔한 고백과 함께, 안식년 기간 중에 가진 주님과의 교제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깊고도 놀라운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는 고백을 한다. 목회자가 자신의 내면을 대중에게 드러낸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닌데,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신 것과 이 책을 읽는 대중들에게 끼칠 은혜를 기대하며 책을 쓰셨다. 나는 이 부분이 일단 마음에 끌렸다.

이 책의 전반부는 세계관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죄의 힘 가운데 있는 세상의 ‘병든 세계관’이 아닌 ‘사랑의 세계관’으로의 전환을 역설한다. 우리는 가인의 후예가 아닌 노아의 후예임을 강조하면서, 사회나 자기 자신이 규정한 정체성이 아니라 ‘영적 정체성’을 가질 것을 말한다. ‘요한의 아들 시몬’에게 ‘게바(베드로)’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예수님께서 부여해 주신 것처럼, 우리의 인생관도 현재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이끌어가실 것을 기대하고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님 안에서는 흙수저도, 은수저도 없고 오직 성령 수저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69-70쪽 중에서)

“이제는 안목을 회개해야 한다. 우리가 이때까지 바라본 것과는 다른 시야에서 세계를 다시 보기 시작하는 것, 이것이 회개다.” (91쪽 중에서)

책의 후반부는 그런 사랑을 누리는 성도의 자세에 대해 다룬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꽃길’을 보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길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길과 같이 고난의 길이다. 그러나 그 고난의 뒤편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으며,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그 분의 발 앞에 무릎을 꿇는 ‘행복한 항복’을 할 것을 요구한다. 이는 징벌이라기보다는 훈련의 과정이며, 이 훈련을 통해 신자의 신앙의 색과 내용을 형성하는 ‘영성 형성’이 이루어진다. 율법을 온전히 완성하는, 참 자유와 해방의 원천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을 따라 사는 것이다.

사랑하는 부부는 서로를 닮아간다.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사랑은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성경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엡4:13)’이르는 온전한 사람을 이룰 것을 말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것은 영혼육의 전적인 변화다.

하나님의 사랑을 피상적으로, 지식적으로만 알았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저자의 경험이 곧 나의 경험이 될 수는 없겠지만, 저자의 하나님이 나와 동일한 하나님이심에는 분명하기 때문이다.

간절히 찾는 자에게 만나 주시는, 그 이전에 문 밖에 서서 두드리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충만하게 경험하는 우리 모두의 삶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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