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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그래서, 뭐가 문제란 말인가?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4월
평점 :
개인적으로 이 책을 3번 읽었다. 20대 때 처음, 결혼 후 러시아 비전트립을 가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두 번째, 그리고 출간 20주년과 무려 200쇄(!)를 기념하여 새로 개정판이 나와서 이번이 세 번째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은 그 이유가 있다. 여러 번을 읽었지만, 여전히 새로운 도전을 준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게으름’이라는 은밀하지만, 반드시 물리쳐야 할 대적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며 변화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이 책은 뼈를 때리는 맞는 말의 향연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삶의 지향점을 잘 실천하고 있음을 책을 읽는 곳곳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글에 더 힘이 있는 것 같다.
저자는 게으름을 단순히 삶의 태도의 한 측면으로 보는 것을 경계한다. 게으름의 반대가 바쁨도 아니다. 게으름은 하나님보다 자기 자신을 더욱 사랑하는 ‘죄’임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영어권 제목이 『Busy for self, Lazy for God』이다. 저자는 게으름의 정의를 이렇게 내리고 있다.
“게으름은 단지 삶의 태도가 아니라 방향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분주하게 살아도 거룩한 목표가 없다면, 그것은 게으른 삶입니다. (중략)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이 바쁘게 사는 것은 부지런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게으른 것입니다.” (39-40쪽)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계해야 할 것을 저자는 잠, 열정 없음, 교만 등을 제시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잠이다. 20대 때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찔렸던 부분이 바로 잠이었다. 단순한 피로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버거운 문제들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잠을 선택하곤 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한 가지 비유를 읽으며 헛웃음을 지었는데, 내용을 소개해 본다.
“하루에 한 시간씩만 필요 이상으로 수면을 취한다면, 1년이면 365시간이고 10년이면 2,650시간입니다. 그 시간이면 4년제 대학을 두 번 졸업하여 두 개의 전공을 마치고도 약 200시간이 남습니다.” (156-157쪽)
여기서 핵심은 시간이 아깝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인생의 주인이 내가 아닌 하나님이라는 전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삶의 필요와 이유를 제시해 주셨다. 그것이 바로 사명이다. 이 사명을 다하면 우리는 천국으로 부름을 받는 것이다. 그렇다면, 청지기로서의 삶을 사는 우리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을 성실하게, 가능하면 최선을 다하여 유능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소개한 조지 휫필드의 명언은 나의 마음을 울린다.
“나는 썩어서 죽느니 닳아서 죽겠다. (중략) 사명을 다하기 전까지 우리는 죽지 않는다.” (122쪽)
하나님과 교제할 시간이 없어 바쁜 일상을 살지 말아야겠다. 푯대를 향하여 나의 달려갈 길을 열심히 달려가는 믿음의 경주자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