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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사람을 찾으라 - 홀로 세상에서 깊고 친밀한 관계로
제니 앨런 지음, 이석열 옮김 / 두란노 / 2023년 2월
평점 :
'인간人間’이라는 한자어 표현에도 나와 있듯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가장 핵심적인 가치라 할 수 있다. 현대인이 앓고 있는 가장 큰 질환도 바로 이 관계 맺기에 실패함에서 비롯된다. 제니 앨런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이전작 『당신의 머릿속에서 나오라』를 통해 인간 내부의 ‘생각’을 점검할 것을 제안했는데, 『당신의 사람을 찾으라』에서는 외부적 요소인 ‘관계’를 다루고 있다.
이 책 역시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개인이 취해야 할 태도를 다룬다는 점에서는 이전작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단지 개인의 생각과 태도를 취함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으로 ‘친밀한 관계 맺기’에 나섬으로서 외로움이라는 문제에 맞설 것을 제안한다. 왜냐하면 이 외로움이라는 현대인의 지독한 문제가 인류 역사에서 발을 딛기 시작한 것이 산업 혁명기 이후인 아주 최근의 일이며, 현대인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사실은 아주 예외적인 삶의 현상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간에게 반드시 필요한 공동체의 형성과 누림이 오늘날에는 잘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사회가 구조적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개인의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이를 실천하기를 요구하며 제안하는 저자 역시 이 외로움의 문제에 부딪힐 수 밖에 없었음을 이 책에서는 고백하고 있다. 본인이 뼈저리게 겪은 아픔이기 때문에 이 주장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더욱 공동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사회에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이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 책의 표현대로 현대 사회에서 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다.
“사람은 더 많은 자원이 생길수록 더 많은 벽을 쌓게 되요. 그리고 더 많이 외로워져요.” (73쪽)
이는 비단 미국 사회만을 설명하는 문장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많은 자본을 소유하면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처럼 광고하지만, 실상은 더 외로움을 가중시킬 뿐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만이 이 공동체를 누릴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천국이 이 완성된 공동체의 모델임에는 분명하다고 힘 주어 말한다. 그리고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공동체는 50명 이내의 소규모 공동체임을 말하면서, 이러한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가치로 5가지를 제시한다.
• 근접성 : 관계를 구축하려면 나의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 투명성 : 마음을 절대로 다치지 않은 채 누구와도 가까워질 수 없다.
• 책임감 : 골치 아프더라도 함께여야 한다.
• 공유된 목적 : 함께 살고 함께 일하면 유대감이 생긴다.
• 지속성 : 갈등은 건강한 관계의 일부이다.
바꿔 말하면, 이 5가지의 결핍이 현대 사회의 단면이다. 우리는 대부분 익명성이 보장된 대도시에 살면서, 자신의 정보를 철저히 숨기면서 살아간다. 책임보다는 권리를 내세우며, 개인의 만족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애쓴다. 관계는 필요에 따라 임시적이거나 일회적이다. 이러한 것을 ‘자유’롭다고까지 말한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가치는 정반대이다.
“성경은 개인에게 말하지 않는다. 성경은 함께 신앙을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을 위해 기록되었다.”(53쪽)
저자인 제니와 타샤가 나누는 이야기에서 공동체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러한 공동체를 살기를 꿈꾸는가?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찾아 나가기를 원한다.
“제니, 우리는 공동체 안에 함께 있어. 삶, 패배, 승리, 슬픔, 코로나 바이러스 등 모조리 다 그 안에서 겪어.” (250쪽)
이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 관계 속에 상처를 받고 마음을 닫고 지내는 사람
• 새로운 공동체에 소속되기 위해 마땅한 곳을 찾고 있는 사람
• 누군가 나에게 연락을 주지 않을까 마냥 기다리고 있는 사람
• 주변에 관계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을 가진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