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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승리 - 사랑은 절대 지지 않는다
이성조 지음 / 두란노 / 2023년 1월
평점 :
내용 요약
이 책은 로마서의 전반부라고 할 수 있는 1-8장의 내용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복음이 삶에 끼치는 능력을 설명하고 있다. 이야기의 큰 줄기는 한 권사님의 고민과 기도, 그 응답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발달 장애가 있는 셋째가 늘 기도의 제목이었지만, 믿음으로 잘 양육된 줄 알았던 첫째, 둘째 아들의 방황으로 인해 믿음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권사님과의 상담 과정에 자연스럽게 로마서에 담긴 복음의 능력이 묻어나온다.
1부는 로마서 1-3장의 내용을 토대로 복음의 능력을 정의한다. 저자는 능력을 뜻하는 세 영어 단어로 의미를 분석한다. 타고나거나 습득된 개인의 능력인 Ability, 어떤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 의지력, 끈기 등을 의미하는 Capacity, 이 둘은 제한적이며 무한하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이것을 다 포함하고 초월하는 것이 바로 Power다. 사람들은 이 능력을 소유하고자 하지만, 진정한 힘의 근원이 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며 그 힘의 근원을 그리스도인들은 진리, 복음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이 복음의 능력을 소유하려는 ‘믿음’을 ‘마음 근력’으로 지칭한다.
“믿음은 자기 신념이나 자기 확신도 아닌 예수님의 십자가와 연합한 자에게 주어지는 마음의 근력이다.” (92쪽)
2부는 로마서 4-6장의 내용으로, 마음 근력이라 불리는 이 믿음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리스도인에게 믿음이란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는’ 것이며 아직 보이지 않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것을 붙잡는 것이다. 따라서 믿음은 인내를 수반한다. 인내를 뜻하는 헬라어 ‘휘포모네’가 의미하는 바, 인내란 이것저것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나를 붙잡는 것이다. 근심과 걱정, 고뇌가 가득한 인간이 이것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저자는 이것이 ‘이미 끝난 싸움’이며, 우리는 이미 옛 사람이 십자가 아래 ‘장사된 자’이기 때문이라 말한다. 그런 사람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의 축복을 누릴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바울은 우리 인간의 가장 본질적 질문을 ‘Who are you?’에서 ‘Whose are you?’로 바꾸어 놓는다.” (145쪽)
3부는 로마서 7-8장의 내용을 근거로 믿음 안에서 그리스도와 연합한 그리스도인이 풍성한 사랑의 능력으로 승리하라는 권면이다. 옛 율법을 벗어버리고 성령의 법 아래 진정한 자유함을 누리라 말한다. 그러나 이 능력의 근원은 우리의 행위에 있지 않다. 그리스도인이 종종 인용하는 ‘합력하여 선을 이룸’의 의미를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영어 성경(NIV)은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를 ‘In all things God works for good’으로 번역한다. 주어는 하나님이다. God works, 즉 하나님이 일하신다는 것이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분이 이루시는 선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 섭리라는 것이다.” (211-212쪽)
소감 및 비평
신약성경 중 가장 읽기 어려운 책을 두 권 꼽으라면 대부분 로마서와 요한계시록을 말할 것이다. 요한계시록은 난해한 상징이 많고, 로마서는 교리적인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성경의 주제가 그렇겠지만 이 두 권의 성경 역시 공통점이 있다. 위로와 평안을 주기 위함이다.
로마서를 ‘상담’이라는 뼈대 아래 다룬 것이 인상적이었다. 분명 로마서가 복음의 중요한 교리적인 부분을 다루고는 있지만, 그 교리라는 것도 결국에는 사람을 살리고 세우기 위한 복음적인 적용이 가능한 것임을 보여준다. 복음의 능력은 아직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자들에게뿐 아니라, 이미 믿고 있는 자에게도 동일하게 (어쩌면 계속해서 더욱) 발휘되어야 함을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느끼게 된다.
저자가 지칭한 ‘마음 근력’이라는 표현이 맘에 든다. 심리적, 정신적인 영역에서 병든 이가 어느 때보다 많은 이 시대에 필요한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마음 근력의 근원이 결코 인간 내부에 있지 않음을 이 책은 성경의 내용을 가지고 증명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마음 근력은 믿음의 또 다른 이름이며, 믿음은 바랄 수 없는 중에 내 능력(ability or capacity)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능력(power)을 힘입어 생긴다.
이것이 나 개인에게 비롯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절망의 수렁에 빠진 현대인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는 말씀이다. 본문에서 인용된 에리히 프롬의 표현대로 ‘자기라는 감옥에 빠진’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이 결코 나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제거됨이 아니라 오히려 참 자유를 누리는 삶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내가 누구인가?’가 아닌 ‘나는 누구에게 소속되었는가?’라는 것이다.
부모님이 등 뒤에서 든든히 버티고 있는 자녀는 안정감을 느낀다. 이미 이긴 싸움을 싸운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란 그런 것이다. 이 책의 표현대로 사랑은 상황에지지 않는다. 하나님의 사랑은 특정 상황, 특정 인물에게만 미치는 편협한 것이 아니라 믿음을 고백하고 그 분의 이름을 의지하는 자들에게 넘치도록 부어주시는 은혜다.
이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 평소 로마서를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교리적인 책이라고 생각했던 분
- 삶의 문제를 성경 안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방안을 고민하는 분
- 복음의 능력이 삶에 실제로 미치는 과정을 알고 싶은 분
한탄을 감탄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삶의 문제 가운데서 넉넉히 승리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