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교수의 예수를 믿는다는 것 - 백년 믿음으로 바라본
김형석 지음 / 두란노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의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라는 책을 읽었었다.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때여서(물론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지만) 절망 중에 희망을 찾게 되는 계기였다. 그 책이 한국 기독교에 대한 거시적인 시각이라고 한다면, 이 책은 교수님 본인의 삶을 토대로 기독교 신앙의 참 의미를 찾아보는 미시적인 책이라고 하겠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 본인이 밝혔듯이, 이 책은 ‘예수를 믿는 것에 대한 내부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자기 자신의 신앙에 대한 서술이 누구에게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 같은 위대한 저서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모두가 그런 삶을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이 서평의 제목으로 인용한, 저자의 서문 제목과 같이 ‘당신은 무엇을 믿는가?’라는 질문에 각자가 대답할 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개혁의 핵심은 바로 자기 자신의 주체적인 믿음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 기독교 사회의 많은 문제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아지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책에서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깊은 문제의식의 빈곤이며 그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무능력이다. 교회 건물의 크기나 교인 수가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26쪽)

나는 교회 지도자들의 무능을 탓하기 이전에 개별 신자들이 자신의 믿음을 세우지 못하고 교회 지도자들을 맹신한 것에서도 문제의식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말씀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지 못하고 남에게 자신의 신앙을 위탁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닐까?

이 책의 흐름은 결국 이것에 대한 교수님의 성찰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어떻게 신자가 되었는지(1부), 그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지(2부), 믿음의 삶의 본이신 예수님(3부)과 그 주변의 사람들의 실제 삶은 어떠했는지(4부)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5부와 6부에서는 참된 신앙을 가진 자로서 살아야 할 삶의 실제에 대해 말한다. 마치 로마서 1~11장과 12~16장이 나누어지듯.

저자는 자신의 믿음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린다. 참 공감이 된다.
‘나는 서서히 신앙이란 일생에 걸친 사명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중략) 신앙이란 내 생명보다 더 귀한 무엇을 위하여 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다.’ (32쪽)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실제로 그런 삶을 사셨기 때문이다. 예수님만큼 죽기 위해 이 땅을 사신 분이 없다. 그리고 그 죽음을 통해 누구보다 많은 생명(모든 생명이면 참 좋겠다.)을 살리셨다. 이것이 내가 닮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

참된 스승은 문제의 답을 찾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게끔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이 책도 믿음이 무엇인지 답을 제공하고 그것을 주입시키기보다는 읽는 이로 하여금 질문하고 기도하는 자리로 나아가게 한다. 100년 인생이라는 것은 하나의 옵션이다. 100년을 산다고 꼭 교수님처럼 되겠는가. 예수님은 30년 남짓한 삶 가운데서도 모든 것을 이루셨다.

2021년이 하루 남았다. 매일이 당연히 나에게 주어지는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때가 참 많다. 그러나 그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인정할 때마다, 내게 주어지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다.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는 더욱 나의 믿음을 주님 안에서 확증하고 그 믿음대로 살아가며 다른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일에 힘쓸 것을 다짐해본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며 자신의 신앙을 점검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그리고 혹 신앙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도, 진정한 신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하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