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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에 거하다 - 광야 인생에게 건네는 가나안 일상 ㅣ 광야 시리즈
이진희 지음 / 두란노 / 2021년 11월
평점 :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단순히 광야의 삶을 지나서 가나안이라는 약속의 땅에 거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저자의 이전 두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다. 어쩌면 일반적인 ‘광야’와 ‘가나안’에 대한 성도의 일반적인 인식과 같을지도 모른다. 저자도 그것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쓴 것 같다. 그래서 첫 장부터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우리가 꿈꾸는 ‘그런 가나안’은 없다! 라니...
말씀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이 실제의 모습과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은 아주 생소하면서도 놀라웠다.
‘현재 이스라엘에서 경작지로 사용되는 땅은 전체 면적의 약 3퍼센트가 채 안된다고 한다.’ (28쪽)
‘예수님은 목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에는 나무가 없기 때문에 나무로 만들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중략) 예수님은 목수보다는 석수에 훨씬 가까운 분이셨다. (중략) 이렇게 산은 많지만 대부분이 돌산이어서 나무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곳이 바로 가나안이다.’ (34~35쪽)
‘성경에 나오는 가나안은 land of promise가 아니라 promised land다. 하나님이 주기로 ‘약속하신 땅’이지,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약속의 땅’이 아니다.‘ (53쪽)
아... 내가 이제껏 알고 있던 가나안의 이미지는 과연 무엇이었던가!
그러나 이러한 인식의 깨어짐은 새로운 인식의 시작점이기에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진짜 가나안의 이미지를 정립하고자 하는 열망이 생겼다.
책을 읽으며 가장 중요한 깨달음 중 하나라면 바로 ’광야‘와 ’가나안‘을 구분짓는 것 자체가 그렇게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나안이 우리가 생각하고 상상하던 그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며, 오히려 광야의 속성을 많이 가지고 있고, 실제로 가나안 땅에는 광야가 많다는 사실은 결국 광야와 가나안은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라는 것이다. 저자도 이것을 실제로 이렇게 우리의 삶에 적용하여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광야와 가나안이 뒤섞여 있다‘ (123쪽)
’진짜 가나안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아니라, 예수님 안에 사는 것이다.‘ (138쪽)
그렇다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바로 ’성공‘이 아닌 ’승리‘하는 삶이다. 성경에 나온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라 승리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승리한 사람을 영어성경에서는 ’overcome’이라고 번역하는데, 이 뜻은 Victory가 아니다. 잘 견뎌낸 사람들이다. 매일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갈구하며 그것을 힘입어 삶의 여정을 잘 버텨낸 사람들, 믿음을 잃지 않고 떠내려가지 않은 사람들이다. 세상의 성공은 늘 그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은혜는 그렇지 않다. 이 세상의 삶이 결코 겉으로 보기에 만족함을 주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많지만, 그것이 우리의 진짜 삶이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필요를 채우시는 은혜가 있기에 감사할 수 있다.
결국, 우리의 삶은 나그네 인생이다. 정처 없이 떠도는 방랑자가 아니라, 천국이라는 진짜 가나안을 목적지로 두고 이 세상에서 산다. 누군가는 애굽과 같은 눈에 보이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소망하며 살겠지만, 성도는 그곳이 광야인지 가나안인지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주 예수와 동행하니 그 어디나 하늘나라’
이 찬송가의 고백이 얼마나 위대한지! 광야 같은 인생길 속에서도 주님이 약속하신 그 땅을 소망하며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길은 위대한 여정이 될 것이다.
아래와 같은 분들에게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 앞길이 보이지 않는 광야 같은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 나는 지금 주님이 주신 약속을 충분히 누리는 가나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 같은 그리스도인
이 책에는 각자의 상황이 어디인지를 따라 읽어야 할 성경이 다르다고 소개하고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여정 속에서 어디쯤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인생의 승리와 패배를 규정지을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넉넉히 이기는 인생이 되기를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