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7가지 죄 - 내가 먼저 회개해야 할
한기채 지음 / 두란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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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뜨악’. 이 책의 제목을 처음 접한 나의 반응이다. 묵직하고, 무거웠다. ‘7가지씩이나 되?... 아니, 7가지 밖에 안되?’ 이런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다. ‘내가 죄인입니다.’라는 고백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내가 구체적으로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하나님 앞에서도 고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나의 연약한 마음이다. 이 책의 제목을 듣고 아내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나는 이 책 못 읽겠다.’라고 했으니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 책을 알게 되면 무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것 같다.

기독교 윤리학자이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을 지낸 한기채 목사님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이 책을 펴냈다. 본인이 목사님이지만 이 책에서는 그 누구보다 목사와 한국 기독교계에 대한 반성과 성찰, 질책으로 가득했다. 위로와 공감이 문화의 대세인 요즘에 이런 책을 쓰는 것은 쉽지 않을텐데 한 문장 한 문장을 어떤 마음으로 써내려갔을까 싶다.

이런 질책의 기본 전제를 저자는 첫 주제의 첫 문장에서부터 밝히고 있다.

‘세상에는 완벽한 교회도 없지만, 불완전한 교회도 없습니다.’ (22쪽)

죄인이 모였기에 부족함이 많지만, 예수님을 머리이자 근본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존재로서 완전한 것이다. 마치 ‘이미 이루어졌으나 아직 완전히 오지 않은’ 하나님 나라의 신비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교회도 그런 것이리라.

저자가 분류한 한국 교회의 7가지 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 영적 남용 : 하나님이 목회자에게 주신 영적인 권위를 잘못 사용하여 교회 내에 권위주의를 만들고, 그 권위로 일상의 다른 부분을 통제하거나 피해를 주는 행위
② 공(公)의 사유화 : 하나님을 교회의 주인으로 인정하지 않고, 교회의 권위 있는 사람들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태도와 그 부산물
③ 신앙생활의 사사화 :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삶에서 드러나지 못하는 선데이 크리스쳔의 증가
④ 친목 과다 신드롬 : ‘성도의 교제’의 본질을 넘어 ‘우리끼리 좋사오니’로 그치는 현상
⑤ 공로자 신드롬 : 한국교회의 성장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지 못하고 자신들의 종교적 열심히 치부하는 태도
⑥ 송사 신드롬 : 용서와 화해가 사라진 교회, ‘말씀대로 합시다’가 아닌 ‘법대로 합시다’가 되어버린 기독교
⑦ 무례한 기독교 : 기독교 신앙의 배타성과 타 종교에 대한 무례한 태도를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음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 교회’라고 하는 대상에 대해 내가 인식하는 범위가 참 좁다는 생각을 했다. 읽다 보니 ‘나와는 관계가 없네.’라고 생각되는 영역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내가 의로워서가 아니라 단지 내가 그런 권위있거나 영향력이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내가 가진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지 않고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작지만 중요한 권위들(예를 들면, 집안의 가장이나 교회학교 선생님 등)을 어떻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 안에서 사용하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큐티하고 있는 본문이 갈라디아서인데, 사도 바울은 ‘다른 복음’은 없다고 했다. 참 진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한 분으로부터 우리에게 주어지기 때문이다. 7가지 죄로 설명된 모든 해결의 궁극 지향점은 이 예수님을 교회가 닮는 것이다.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이기 때문에, 또한 교회는 그의 사랑스런 신부이기 때문에. 사랑하면 서로 닮는다고 했다.

예수님은 값비싼 향유를 자신의 발 아래 부은 여인에 대하여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러므로 내가 네게 말하노니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 사함을 받을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눅7:49)

죄가 많은 곳에 더 큰 은혜가 임한다.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죄악을 드러낸 목사님의 고백은 바로 이 죄 많은 우리에게 부어주실 더 큰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의 회개, 나의 회개가 선행되어야 한다. 내가 성령이 거하시는 성전인 만큼 나의 연약함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전능하신 그 분의 날개 아래 온전히 거하기를 소망한다.

한국 교회를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특히 교회의 권위 있는 사역자분들, 직분을 맡은 분들, 교회학교의 교사들, 가정의 영적 권위자인 부모가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죄를 회개할 때 성령님께서 그 가정과 학교와 공동체를 더욱 크게 사용하실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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