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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부활을 입다 - 인생 단 하나의 희망, 하나님의 위대한 반전
팀 켈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1년 3월
평점 :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늘 우리와 함께 있는 것들이기에 그 중요성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물과 공기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이것은 육신의 삶에 있어서 아주 필수적인 것이고, 이것이 부재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이미 삶의 경계선을 넘어선 이후일 것이다. 가족, 사랑하는 사람, 오랜 친구들 같은 존재들도 이와 비슷하다. 이런 존재들이 없을지라도 생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그들의 부재 가운데 사람들은 깊은 정서적인 우울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의 기반이 되는 영적인 부분은 어떨까? 기독교를 믿든 믿지 않든, 사람들은 이 영적인 부분의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애쓰고 답을 찾는다. 그리고 여기에 정답이 있다. 그 정답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 부활의 권능을 덧입는 자만이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세계적 재앙 가운데서 부활의 능력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유의미하게 해석해주는가를 변증하는 책이다. 코로나19는 전세계적인 재앙임에 분명하지만, 이것도 하나님의 구원의 사역 안에서는 하나의 작은 도구에 불과하다. 구원은 코로나19로부터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구원하기에 앞서, 어느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에 대한 답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기독교는 공히 ‘십자가의 종교’였다. 이는 교회 건물에 빠지지 않는 십자가를 보아서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강조하는 것에 치우치다 보니,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해결하시기 위해 죽으셨다는 것에서 신앙이 멈춰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것의 가장 큰 문제는 삶에서 부활의 능력을 누리고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바로 이 점을 문제로 인식하고, 부활이 가지는 의미와 그 능력을 성경에서 다양한 관점으로 추적한다.
부활은 역사적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부활이 개념과 상징이 아닌 엄연한 ‘팩트’다. 그리고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넘어서서 지금도 우리의 삶에 역사하고 있는 ‘현재 완료 진행형 사건’이며, ‘이미’와 ‘아직’으로 설명되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 과정의 기반이다. 그런데 이 부활의 의미와 능력을 체험하는 사람들의 방식-엄밀히 말하면 예수님의 접근 방식-은 제각각이다. 사람들 개인의 성향과 기질을 가장 잘 아시는 예수님께서 ‘맞춤형’으로 다가오셔서 부활의 참 의미와 능력에 대해 알려주셨다. 이 책에서는 마리아, 도마, 요한, 베드로, 바울의 사례를 통해 그 다양성을 설명한다. 이것이 주는 가장 큰 은혜는 십자가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부활의 능력 또한 하나님께서 주시는 온전한 선물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런 부활의 능력을 체험하고 받아들인 사람들의 삶의 양식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부활의 능력을 실천하는 삶이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양식이다. 제자의 삶이 그렇지 않은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것. 약자를 보호하고, 섬김으로 사랑을 실천하고, 고난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삶.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뒤집어서 하나님 나라를 세상 가운데 각자의 영역에서 이루어가는 것...
부활의 능력은 나의 삶의 연장선에 있다. 예수님의 부활이 십자가의 죽음의 흔적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지 않았다. 상처와 고난의 흔적이 여전히 함께했다. 그러나 그것이 더욱 부활의 의미를 참되게 만들었다.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부활절 설교로만 접했다면, 꼭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십자가의 죽음에 대한 묵상은 많이 했지만, 부활의 능력을 오늘 나의 삶에서 누릴 방법을 모르는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부활절을 부활절 계란 이외에 기념하고 이해하지 못했다면, 역시 이 책을 추천한다.
‘참으로 이 장막에 있는 우리가 짐진 것 같이 탄식하는 것은 벗고자 함이 아니요 오히려 덧입고자 함이니 죽을 것이 생명에 삼킨 바 되게 하려 함이라’(고후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