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도 - 때를 따라 드리는 365개 기도문
조정민 지음 / 두란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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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태초에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도 말을 한다. 그래서 말에는 힘이 있다. 단순히 마음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영향력을 가진다. 그래서 성경에는 말에 대한 교훈과 경고의 표현이 많다.

하나님의 뜻에 맞는 말을 하는 것이 가장 그리스도인에게는 이상적인 상황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말이 바로 기도다. 그래서일까. 가장 어려운 말이 기도인 것 같다. 팀 켈러 목사님이 기도를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이라고 했는데, 여전히 나는 기도가 그리스도인의 의무로 여겨질 때가 대부분이다.

다행스럽게도(?) 기도에 관한 많은 신앙서적들이 있고, 그것이 기도의 길을 걸어갈 수 있게끔 돕는다. 신학적인 필요를 정립시켜주기도 하고, 동기부여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필요한 작업은 실제로 기도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목적에서 유익하다. 목사님의 글이긴 하지만, 목회적 권면이라기보다는 신앙의 선배의 위로의 말이나 중보기도 정도로 읽힌다. 마치, ‘이럴 때는 우리 이렇게 함께 기도해 보자.’라고 커피 한 잔과 함께 건네는 편지글이랄까. 그렇다고 마냥 저자의 생각만을 풀었을리 만무하다. 주제에 맞는 성경구절을 근거로 기도문을 풀어내기 때문에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말씀 속에서 나의 기도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정독을 하는 것도 좋지만, ‘매일 기도’라는 책의 제목처럼 나에게 펼쳐지는 그날 그날의 상황에 맞는 부분을 발췌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나는 먼저 세 부분을 읽어보았다. 첫 번째로는 이번 달이 사순절 기간이어서 부활절을 기다리며 ‘부활 신앙으로 살고 싶을 때’를 읽었다. 두 번째는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고 싶을 때’, 세 번째로는 ‘깊은 묵상을 하고 싶을 때’를 읽었다. 다른 주제들에 대한 기도문을 묵상하면서 내가 지금 어떤 것에 집중하고 있는지, 무엇을 추구하며 살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성경이 66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하나의 궤를 같이하고 있듯이, 여러 상황에 따른 기도이지만 결국 하나님께서 나의 삶에 원하시는 큰 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C.S.루이스는 ‘모든 사건은 예외없이 기도응답임을 믿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성경에서도 하나님은 세상을 향한 당신의 뜻을 확고히 가지고 계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하신 백성이 기도하기를 원하신다고 하셨다(겔36:37). 그 이유는 기도가 나의 뜻을 이루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조정민 목사님도 ‘기도의 절정은 자기 뜻을 꺾는 것’이라 하셨다. 기도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를 통해 자신의 뜻을 꺾지 않으셨던가?

겉으로는 거창, 유창해 보이나 실상 하나님과의 교제가 상실된 기도가 아니라 날마다 하나님과 천천히 걸음 걸어가며 발맞추어 동행하고 싶다면, 혹은 기도하고 싶은데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실제적인 고민이 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모든 훈련이 그렇듯, 시작은 숙련자의 그것을 따라가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의무를 벗어나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 속에서 기쁨을 누리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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