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 박연준 산문집
박연준 지음 / 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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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한밤중에 깨어 연필을 쥐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믿으세요. 자신이 얼마나 시간을 느리게 할 수 있는지, 그리하여 삶의 결을 꼼꼼히 그리고 만져볼 수 있게 만드는지, 자신을 믿기 바랍니다.(p40)

별일 없이 마음을 다치게 하네. 시는 이게 문제다. 읽다 자꾸 베인다. 다쳐도 피가 나지 않는 상처가 있다.(p62)

휴가는 '인생'이란 큰 덩어리에 갈라진 틈, 어떤 '사이'에 도착하는 것이다. '사이'에서 우리는 목적에서 놓여나 자연스럽게 머물거나 스밀 수 있다. (p119)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엄마를 가진다는 것.

그것은 세상 무엇과도 싸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p160)

뭐든 어릴 때 배워야 한다. 어린아이들은 '그냥'하다가 잘하게 되고, 어른들은 '잘' 하려다 그냥 하게 된다. 아이처럼, 아이의 마음으로 돌아가 '그냥' 해야겠다.(p176)

여성이고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나'를 겨냥해 쏟아진 총알들! 어떤 남자들에게 '어린 여성'은 사람이 아닌 '사냥감'이라는 것을 그땐 몰랐다. 누군가는 관심의 총알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예로부터 '원래' 난무하던 총알이니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혹은 남자는 구조적으로 '쏠 수밖에 없게' 생겨먹은 존재라며, 진화생물학적으로 설명하는 분도 있었다. 대개는 걔들이 쏘았지만, 더러는 멀쩡한 양반들이 놀이 삼아 쏘아대기도 했다.(p223)

남성들이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한정해 마구 가져다 쓰는 것은 본성의 일이고, 여성들이 성을 까발리고 상처 입은 '과정'을 뒤집어 파헤쳐 보이는 것은 천박한 것이다. 시가 채 못 되는 '혐오스러운' 일인지, 시가 무엇인지를.(p226)

시와 산문과 책 소개가 함께하는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인생은 참 이상하게 흐른다. 정말로, 내가 아이 셋의 엄마가 될 줄은, 심지어 아들 셋의 엄마가, 그리고 그중 한 아이는 희귀난치진단을 받을 줄은 몰랐다. 마침 이 책을 읽을 때 내 아이는 검사를 위해 오랜 금식으로 인한 고통의 울음과, 약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는 몽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책이 슬프게 다가왔다. 책이란, 읽는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됨이 마련인데, 아마 힘들고 슬프고 지칠 때 읽어서 제목이 크게 와 닿은 것 같다. 작은 소품 하나, 작은 이야기 하나, 작은 가게 하나 등 모든 작은 것들로 인해 이야기를 풀어내고, 내가 가보지 못한,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이지만 공감을 이끌어낸다. 일단 작가가 여자라는 것에 1차 놀랐고, 기혼이라는 것에 2차 놀랐다. 왜 놀랐는지는 모르겠다. 일단 젊은 남자일 거라고 지레 짐작했었나보다. 그녀의 글 중에 그 사람을 많이 아는 것이 권력이 될 수 없다는 글이 있었는데 한사람이 한 사람을 다 알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내가 먼저 만났다고 더 안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 것이다. 25세의 이른 나이에 문단한 그녀는 남자들의 총알을 그대로 받아낼 수 밖에 없었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집에 따라가지 않았다고 문자 폭격을 맞은 이후로 그녀는 거친 문자만 보아도 두근거린다고 한다. 왜 젊은 여자는 총알받이가 되어야만 할까. 아이러니한 것은 나이가 들수록 그 총알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 지금이야 MeToo를 통해 폐쇄적인 집단에서 만연했던 성에 관련한 사건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상처 받은 여성들의 상처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상에 대해 덤덤하게 풀어가는 그녀의 글을 읽다보니 그녀의 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그녀가 책과 노트만 가지고 카페에 가서 글을 쓰는 모습이 상상된다. 조용한 파주 집안 쇼파에 앉아 남편의 어깨를 주무르는 모습이 상상 된다. 일상의 글을 남겨보고 싶다. 아이가 아픈 후로, 더욱이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짧고 빠르게 흘러간다는 것을, 내 몸의 시계가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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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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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1명이라도 '아, 이 브랜드는 이런 작은 것 하나까지도 신경 쓰는 브랜드구나.'하고 인지해주는 순간 공간은 소비자와 교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p85)

오프라인 공간은 더 이상 소비의 공간이 아닌, 경험의 공간으로서 진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p100)

가끔 나의 취향에 반한 가게를 만나면 뿅 반하고 만다. 사장님의 센스에 감탄하며, 그곳에 오래 머무르고 싶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맛과 좋은 품질은 기본이고 요즘은 인테리어까지 좋아야 사업이 잘 된다. SNS의 발달로 인증샷 찍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인 홍보자 역할을 해준다.

나부터 밖에서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다. 직원이 옆에 있는 것 자체가 부담에다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 기동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가게 없이 온라인으로만 판매하여 고수익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며 오프라인 공간은 없어도 충분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공간은 소비의 공간이 아닌 경험의 공간으로 진화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많이들 구입하지만 여전히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고 사길 원하는 사람이 많다.

남성들은 '운전하듯이' 쇼핑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번거롭다고 느끼는 순간 남성은 쇼핑이 끝난다. 한 번에, 한눈에 원하는 것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들은 '머무는 공간'이 필요해서 상품 이외에 흥미 끌 무엇이 필요하다.

'충성도'를 높여 다시 오게 만드는 '살롱 문화'의 중심에 독립서점이 있다고 한다. 대형서점에 밀려 일반 서점들이 많이 망하고 그 자리에 독립서점이 들어섰다. 차별화를 두기 위해 독립서점들은 공간 마케팅을 선택했다. 저자 강연이나 작은 공연,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구매를 넘어 공간에 참여하여 소통하게 하여 공간의 '팬덤'을 형성하는 것이다. 독립서점들은 확실히 소통이 매력인 것 같다. 사실 책만 사러 가는 거라면 대형 서점과 큰 차이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작은 공간에서의 가까운 소통, 그것이 독립서점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예산이 많지도 않고 공간이 좁다면 고정된 콘셉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공간을 이동시키는 건 어떨까. 팝업스토어나 숍인숍, 그리고 플리마켓을 이용하면 공간을 이동하여 다양한 곳에서 새로운 컨셉으로 고객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의 뛰어나고 색다른 감각으로 꾸며진 공간들을 보며 얼마나 고민했을지 사장님의 고뇌가 느껴진다. 다만 아쉬웠던 건 특이한 컨셉으로 인해 확 떴지만 음식은 별로거나, 자리가 불편하다는 후기들이 있었다. 소품 하나하나, 컨셉 하나하나 신경 썼겠지만 그런 곳은 두 번은 방문하고 싶지 않은 곳이 된다. 물론 많은 사람이 한 번씩만 방문해도 큰돈을 벌긴 하겠지만 말이다. 감각 있는 공간 인테리어에 대해 궁금하거나 가게를 열고 싶은데 어떤 콘셉을 잡아야 할지 고민이라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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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 개념완성 고급편 - 한능검 고급(1급, 2급) 시험 대비, 개념 설명 + 이론 + 사료 및 자료 + 기출 문제 및 변형 문제 수록 설민석 한국사 능력 검정 개념완성
설민석 지음 / 단꿈드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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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을 보았었고 아쉽게도 떨어졌던 경험이 있는 나는 마음 한켠에 다시 공부해서 꼭 합격해야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때 공부했을 때 아이들을 키우며 워낙 짧은 시간 공부했던 탓도 있지만 책을 구매하지 않고 인강으로만 지식을 습득하다 보니 혼자서 정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이것과 더불어 기출문제만 공부하면 되겠지 라고 너무 단순하게 생각한 나의 잘못도 있었다. 이번에 설민석 선생님의 한국사 능력검정 개념완성 책을 펴보고 내가 이전에 얼마나 대충 공부했었는지 책이 왜 꼭 필요한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잘 정리된 책과 더불어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니 머릿속에 정리 되지 않았던 나의 역사 지식들이 마치 책의 목차처럼 정리 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일단 책도 책이지만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는 어느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매체를 통하여 설민석 선생님의 강의를 간접적으로라도 접해봤을 것이다. 나도 이렇게 인터넷 강의로 선생님을 만나기 전 무한도전, 선을 넘는 녀석들, 어쩌다 어른 등 TV를 통하여 설민석 선생님의 설명과 강의에 집중하여 빠져있던 경험이 있다. 이런 부분들은 사실 한 시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에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고 실제 강의는 아무래도 공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강의를 듣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강의를 들으니 나에게는 매번 TV 예능을 시청하는 듯 한 재미를 주었다. 역사라는 것이 혼자서 공부하기 어렵고 외울 것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선생님의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를 현장 강의의 학생들과 함께 웃으면서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재밌는 강의를 들으며 책에 있는 다양한 그림 자료, 잘 정리되어 있는 표 그리고 설민석 쌤의 TIP을 참고하며 공부를 하면 중요한 것부터 덜 중요한 것까지 차근차근 정리하며 학습 할 수 있다. 사실 역사 공부라는 것이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면 어떤 것을 암기하고 어떤 것을 암기하지 않아야 하는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고 그러다 보면 암기할 양이 많아서 공부하기 쉽지 않아 진다. 그러나 이 책과 강의를 들으면 선생님이 강조하는 부분들을 우선적으로 암기하며 강의를 듣고 강의를 들은 후 스스로 복습하면서 정리 되어 있는 표 그리고 설민석 선생님의 TIP과 더불어 본 파트와 관련한 기출 문제까지 학습하면 어느덧 이미 중요한 개념들은 머릿속에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가장 좋은 점은 책에 핵심적인 개념이 효율적으로 요약이 되어있어 내가 따로 필기를 추가적으로 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강의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다양한 사료와 선생님의 팁 그리고 최신 기출 문제 및 변형 문제를 같이 보면 출제된 부분 뿐 아니라 출제되지 않은 개념도 꼼꼼하게 채워 완벽하게 공부 할 수 있다.

내가 제일 맘에 드는 부분 중에 하나는 바로 답 해설이다. 혼자서 기출 문제를 공부했을 때 옳은 것을 고르시오 라는 문제에서 오답 분석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틀린 보기들에 대해서 무엇이 틀렸는지 하나하나 혼자서 고쳐가면서 공부하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는데 본 교재에서는 각 오답이 왜 틀렸는지 오답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어서 기출 문제에서 강조하는 보기들에 대해 두 번, 세 번 반복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급편으로 공부를 해서 그런지 강의만 듣고도 2급은 충분하게 통과 할 수 있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사를 공부하는 다른 사람들도 재미있고 쉽고 빠르게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한다면 설민석 선생님을 믿고 공부를 하기를 추천한다.

- 리뷰어스 클럽의 도서 서포터즈로 선정되어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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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지구 - 다가오는 인구 감소의 충격
대럴 브리커.존 이빗슨 지음, 김병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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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강렬하다. 텅 빈 지구. 이미 한국은 출산율 저하로 인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청년 1명이 노인 3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단 출산율 감소로 인한 고령화, 인구 감소는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출생률 감소의 원인은 제일 크게 농촌이 사라지고 도시화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의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자기 신체 통제권이 강화되어 자율성이 증가했다. 아이를 낳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고 돈이 많이 들며 집은 비싸다. 여성이 많이 배울수록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청년 인구가 준다는 것은 그들이 늙었을 때 그들의 의료비와 연금을 뒷받침할 납세자의 수가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를 낳는 남녀 쌍의 수가 준다는 것은 주택 구매자의 수가 줄면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저축할 돈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을 졸업해서 중년 나이까지, 구매력이 최고조인 기간에 있는 사람 수가 준다는 것은 승용차와 냉장고, 소파와 청바지를 사는 사람 수가 줄어 결국 경제 성장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p86)

이민은 인구 대체율을 밑도는 출산율로 고민하는 선진 사회들이 적정 인구 수준을 유지하거나 적어도 인구 감소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이민을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다. 캐나다는 진즉에 이민으로 인해 출생률의 감소를 메꾸고 있다. 스웨덴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난민 이민을 받고 있지만 캐나다는 난민은 10% 숙련자 이민은 90%의 비율로 이기적인 이유로 이민자를 선별하여 받아들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출생률 감소가 문제가 되면서 스웨덴 정부는 출산율을 회복시키기 위해 출산 휴가를 480일로 늘리고 휴가 기간 동안 대개 기존 수입의 80퍼센트를 주며, 남편은 반드시 두 달을 쉬어야 한다. 스톡홀름에서 유모차를 미는 부모는 대중교통을 무상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의 출생률은 1.9다.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안정된 인구수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기에 이민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의 인구 통계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되는 말은 파멸적이라는 말이다.

아시아 인구 감소의 원인 중 하나는 단일민족이라는 것이다. 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민에 대해 부정적이며 이민자를 거의 받지 않는다.

한국 여성들이 결혼과 엄마 되는 것을 뒤로 미루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한국 남성들 때문이다. (…) 일본 남성들이 2011년에 가사 노동에 쓴 시간은 하루에 96분으로, 1996년의 27분보다 3배 늘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본 여성들이 가사 노동에 평균적으로 세 시간을 쓰는 것에 비하면 아직도 꽤 멀었다.(…) 한국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쓰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더 적다. (p120)

앞으로 30년 안에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대략 2750년에 한국인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p126)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식 없는 여성은 남성과 거의 엇비슷하게 돈을 번다. 남녀의 임금 격차는 아이를 낳는 것 때문에 발생한다.(p133)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가능 인구가 크게 증가할 지역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는 지금부터 금세기 중반까지 인구가 증가하는 동시에 경제도 성장할 거라는 사실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p147)

케냐는 이제 아프리카가 아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농촌 생활이 대부분이고 여성의 권리는 거의 없거나 전무하고 여성에 대한 공식적인 교육도 거의 없다. 그런 곳의 출산율은 놀랄 만큼 매우 높다. (p160)

한 사회의 진보 상황을 판단하는 척도 가운데 그 사회 내 여성의 지위를 확인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p161)

아프리카가 빈곤의 덫에서 탈출하려면, 여성 교육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p162)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출생률이 높을수록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는 더 낮아지고 한 사회의 신앙심의 정도는 더 커진다. (…) 따라서 신앙심 약화는 성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남녀평등 증대,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라틴아메리카의 출생률은 그곳의 신앙심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p178~179)

그들은 더 이상 대가족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들은 모든 중산층 여성처럼, 더 좋은 데 취직하는 것을 포함해서 주부가 되는 것 말고 다른 자기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강요에 묶인 포로가 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 그들은 자신들의 성생활과 출생률을 조절하는 것이 출산의 부담뿐 아니라 남성의 지배로부터 즉각적인 해방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p185)

아이를 낳아 경력단절이 되면 주부라고 무시당하고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거의 대부분의 육아와 가사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여성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 아프리카 남성의 결혼 지참금 제도로 인해 아프리카 여성들은 지참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출세하려고 교육을 받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 브라질의 여성들은 중산층 여성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를 보고 그들처럼 살기 위해 남성에 강요에 의한 출산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각 나라에서 출산율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인구가 고령화하고 감소하면서 언젠가 각국은 이민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p252)

아프리카는 끊임없이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성적으로 가난한 대륙이 아니다. 그 대륙은 역동적이다.(p257)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UN에서는 아프리카와 인도의 출생률에 기대를 걸며 인구 종말의 시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 예견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도 계속해서 농촌 사회로 머물지 않을 것이며 서서히 도시화가 되어간다. 도시화가 되어간다는 것은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며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인도의 여성들은 여전히 억압받으며 살고 있지만 그들에겐 스마트폰이 있다. 상담을 하는 내내 스마트폰에서 눈을 못 뗀다는 인도 여성들을 보며 머지않아 이 여성들에게 해방이 찾아올 거라 예상한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의 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이민자 수용, 다문화주의, 도시화라고 대답한다. 이민자를 수용하고 다문화를 받아들이며 도시화를 이루어 빠르지 않겠지만 완전한 평등을 이루어 여성들이 아이를 셋을 낳든 넷을 낳든 경력이 지연되는 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로 심각한 고령화가 되고 있으며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남녀가 평등한 시대가 오면 여자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이 셋을 낳는 결정을 한 이유는 남편이 나를 자신과 동등하게 바라봐 주고, 사회의 루저로 보는 시선으로부터 독립시켜주기 때문이다. 사회의 시선을 온전히 느낀다면 아마 아이를 하나도 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임신했다는 이유로 임신유세라고 오해받으며, 아이가 있단 이유로 문전박대 당하며, 맘충 취급에 경력 단절로 인한 자존감 하락과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건강도 잃게 된다. 머지않았다. 나의 아이들이 많은 노인들을 부양하기 위해 벌어도 벌어도 노인 부양 부담으로 인해 돈이 모아지지 않는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가임기여성지도나 만들어서 여성을 애나 낳는 가축으로 취급하지 않고 인간으로 존중함을 기반으로 정책을 펼쳐나간다면 느리지만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프리카나 인도, 그 외 많은 개발도상국들과 최빈국들의 여성 인권이 올라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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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입는 시간 - 영혼을 위한 7가지 절대 습관
켄 시게마츠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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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켄 시게마츠는 일본계 캐나다인으로 현재 캐나다에서 목회활동을 하고 있다. <벌거벗은 그리스도인> 은 우리가 어떤 걸 버려야 할지 생각해보게 한 책이었다면 <예수를 입는 시간>은 우리 영혼을 위해 어떤 습관을 가져야(입어야)하는지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습관은 우리가 입는 것이다. (p16)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습관은 하루를 입는 '방식'이다. 우리가 매일 같은 영혼의 리듬을 꾸준히 유지하면 우리의 영혼은 예수님께 더욱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망가졌어요. 가장 큰 원인은 성공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부모입니다." "아이의 건강은 부모가 자녀의 성취에서 자존감을 얻지 않는 정도에 정비례한다." (p35)

켄 시게마츠는 동료에게 "오랫동안 넌 거물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온 것 같아. 거물이 될 필요는 없어. 그보다는 아들이 되어야지."라는 소리를 듣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어떤 것도 하기 전에 단순히 존재함으로 창조주께 사랑받고 있다. 사랑받는다는 확신이 있다면 우리는 그 확신을 등에 업고 그분이 원하시는 소망과 나의 즐거움의 합일점을 찾아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우리의 삶은 선물 받은 것이다.

노력하는 아담의 목표는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영적인 아담의 목표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하나님 형상을 드러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워즈니악이 말한 것처럼 이 둘은 상호배타적이지 않다. 사람은 생산적인 '동시에' 선할 수 있다. 우리는 노력하는 아담의 야망과 영적인 아담의 갈망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p37)

흔히들 예수님 말씀대로 살려면 성취, 명예, 돈을 다 포기하고 가난한 자세로 가난한 나라에 가서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며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수님은 모두에게 그렇게 살라 말씀하시지 않는다. 각자에게 역할을 부여한다. 노력하는 아담과 영적인 아담은 공존이 가능하다. 성공, 성취에서 사랑과 평안을 위해 살아야 한다. 세속적인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쫓아가는 삶이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인가? 아이의 성공은 조부모의 재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말이 떠돈다. 부모의 재력 덕분에 결혼하자마자 새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한적도 있었다. 한 때는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생각만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기쁘지가 않았다. 과연 부자가 되면 행복할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고아원을 차려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거나 '의료취약지역에 가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 속 소리가 들렸다. 그것이 예수님이 내게 주신 소망이 아닐까 한다.

자신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절대 자기 혐오에 빠지지 않고 늘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성공하면 그 성공이 하나님의 은혜인 줄 알고서 자신감이 상승하는 '동시에' 더욱 겸손해진다.(p71)

가난한 부모의 "얘야, 우린 저런 것을 살 수 있어"라는 말이 부자 부모에게는 "얘야, 저런 것은 사면 안 돼"로 바뀐다.(p150)

예수님이 본을 보여 주신 진정한 위대함은 우리의 특권을 내려놓고 남들을 섬길 때 나타난다. 예수님처럼 우리가 아버지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과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면 진정 위대한 삶을 살 수 있다. 서로를 겸손히 섬김으로 우리의 왕이 보여 주신 섬김의 가치를 이 세상에 가득 채우는 삶이야말로 진정 위대한 삶이다.(p181)

죽은 물고기는 해류를 따라 이동하고 살아 있는 물고기는 해류를 거슬러 헤엄친다는 말을 들어 보셨죠?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부부는 살아 있는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화의 흐름을 거슬러 가고 싶습니다.(p189)

예수님은 우리에게 안식일을 주셨다. 일주일의 24시간 만 하루를 쉬라고 주셨다. 안식일은 선물이다. 매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살으라고 하신다. 일주일에 하루라도 내가 온전히 스마트폰 없이, 해야 할 일의 압박 없이 쉰 적이 있었던가? 할일이 너무 많아 쉴 시간이 없다고? 안식일을 우리가 지킬 때 예수님은 해야 할 일을 6일만에 끝낼 힘을 주신다. 나의 삶이 선물임을 잊지 말고 매일이 마지막인 것 처럼 살기 위해 안식일에는 오로지 쉴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가장 높은' 수준의 행복은 나눔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나누는 걸 참 좋아한다. 하지만 당연한 듯 받는 사람을 보면 기분이 나빠질 때도 있다. 아직 나는 부족한 인간이라 그렇다. 한 톨의 대가마저 바라면 안되는 것인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 들었다고 마음이 상하니 말이다. 하나님을 더 의지하고 그분의 사랑과 돌보심을 소중히 여겨 필요 없는 시시한 것들을 갈망하지 않고 이미 받은 충만함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기쁨과 만족이 솟아나길 바란다.

아이들이 예수님의 무한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으며 세상적인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닌 참된 만족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계속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더 많이 기억에 남고 떠오른다. 우리는 그렇게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우리는 친구와 가족, 가까운 사람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을 더욱 가까이 해야 하며 내가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내 삶은 선물 받은 것임을 잊지 말고 늘 감사하며 살고 이미 가진 것들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말고 나 자신의 넘버원이 되어야겠다. 두번 세번 읽고 싶은 책이다.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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