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지구 - 다가오는 인구 감소의 충격
대럴 브리커.존 이빗슨 지음, 김병순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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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강렬하다. 텅 빈 지구. 이미 한국은 출산율 저하로 인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청년 1명이 노인 3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비단 출산율 감소로 인한 고령화, 인구 감소는 한국에 국한된 이야기일까?

출생률 감소의 원인은 제일 크게 농촌이 사라지고 도시화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여성의 교육이 보편화되면서 자기 신체 통제권이 강화되어 자율성이 증가했다. 아이를 낳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지 않고 돈이 많이 들며 집은 비싸다. 여성이 많이 배울수록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다.

청년 인구가 준다는 것은 그들이 늙었을 때 그들의 의료비와 연금을 뒷받침할 납세자의 수가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를 낳는 남녀 쌍의 수가 준다는 것은 주택 구매자의 수가 줄면서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저축할 돈이 없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을 졸업해서 중년 나이까지, 구매력이 최고조인 기간에 있는 사람 수가 준다는 것은 승용차와 냉장고, 소파와 청바지를 사는 사람 수가 줄어 결국 경제 성장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p86)

이민은 인구 대체율을 밑도는 출산율로 고민하는 선진 사회들이 적정 인구 수준을 유지하거나 적어도 인구 감소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라고 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이민을 많이 받는 나라 중 하나다. 캐나다는 진즉에 이민으로 인해 출생률의 감소를 메꾸고 있다. 스웨덴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난민 이민을 받고 있지만 캐나다는 난민은 10% 숙련자 이민은 90%의 비율로 이기적인 이유로 이민자를 선별하여 받아들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출생률 감소가 문제가 되면서 스웨덴 정부는 출산율을 회복시키기 위해 출산 휴가를 480일로 늘리고 휴가 기간 동안 대개 기존 수입의 80퍼센트를 주며, 남편은 반드시 두 달을 쉬어야 한다. 스톡홀름에서 유모차를 미는 부모는 대중교통을 무상 제공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웨덴의 출생률은 1.9다.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안정된 인구수를 유지하기에 충분하지 않기에 이민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오늘날 일본의 인구 통계를 설명할 때 많이 사용되는 말은 파멸적이라는 말이다.

아시아 인구 감소의 원인 중 하나는 단일민족이라는 것이다. 아시아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민에 대해 부정적이며 이민자를 거의 받지 않는다.

한국 여성들이 결혼과 엄마 되는 것을 뒤로 미루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바로 한국 남성들 때문이다. (…) 일본 남성들이 2011년에 가사 노동에 쓴 시간은 하루에 96분으로, 1996년의 27분보다 3배 늘었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것은 일본 여성들이 가사 노동에 평균적으로 세 시간을 쓰는 것에 비하면 아직도 꽤 멀었다.(…) 한국 남성들이 가사 노동에 쓰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더 적다. (p120)

앞으로 30년 안에 한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고령화된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대략 2750년에 한국인은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p126)

여러 연구에 따르면, 자식 없는 여성은 남성과 거의 엇비슷하게 돈을 번다. 남녀의 임금 격차는 아이를 낳는 것 때문에 발생한다.(p133)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 가능 인구가 크게 증가할 지역으로 기대된다. 아프리카는 지금부터 금세기 중반까지 인구가 증가하는 동시에 경제도 성장할 거라는 사실에 대해서 모든 사람이 고개를 끄덕인다.(p147)

케냐는 이제 아프리카가 아니다.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농촌 생활이 대부분이고 여성의 권리는 거의 없거나 전무하고 여성에 대한 공식적인 교육도 거의 없다. 그런 곳의 출산율은 놀랄 만큼 매우 높다. (p160)

한 사회의 진보 상황을 판단하는 척도 가운데 그 사회 내 여성의 지위를 확인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p161)

아프리카가 빈곤의 덫에서 탈출하려면, 여성 교육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p162)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출생률이 높을수록 동성 결혼에 대한 지지는 더 낮아지고 한 사회의 신앙심의 정도는 더 커진다. (…) 따라서 신앙심 약화는 성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남녀평등 증대, 출산율 하락으로 이어진다. 라틴아메리카의 출생률은 그곳의 신앙심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p178~179)

그들은 더 이상 대가족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닙니다. 그들은 모든 중산층 여성처럼, 더 좋은 데 취직하는 것을 포함해서 주부가 되는 것 말고 다른 자기 일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들은 강요에 묶인 포로가 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 그들은 자신들의 성생활과 출생률을 조절하는 것이 출산의 부담뿐 아니라 남성의 지배로부터 즉각적인 해방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p185)

아이를 낳아 경력단절이 되면 주부라고 무시당하고 맞벌이를 한다고 해도 거의 대부분의 육아와 가사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 여성들은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한다. 아프리카 남성의 결혼 지참금 제도로 인해 아프리카 여성들은 지참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출세하려고 교육을 받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커리어를 유지하기 위해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다. 브라질의 여성들은 중산층 여성들의 삶을 그린 드라마를 보고 그들처럼 살기 위해 남성에 강요에 의한 출산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각 나라에서 출산율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거의 모든 나라에서 인구가 고령화하고 감소하면서 언젠가 각국은 이민자를 유치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p252)

아프리카는 끊임없이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성적으로 가난한 대륙이 아니다. 그 대륙은 역동적이다.(p257)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지만 UN에서는 아프리카와 인도의 출생률에 기대를 걸며 인구 종말의 시기는 오지 않을 것이라 예견한다. 하지만 아프리카도 계속해서 농촌 사회로 머물지 않을 것이며 서서히 도시화가 되어간다. 도시화가 되어간다는 것은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며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는 말이다. 인도의 여성들은 여전히 억압받으며 살고 있지만 그들에겐 스마트폰이 있다. 상담을 하는 내내 스마트폰에서 눈을 못 뗀다는 인도 여성들을 보며 머지않아 이 여성들에게 해방이 찾아올 거라 예상한다. 그렇다면 다가올 미래의 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 책에서는 이민자 수용, 다문화주의, 도시화라고 대답한다. 이민자를 수용하고 다문화를 받아들이며 도시화를 이루어 빠르지 않겠지만 완전한 평등을 이루어 여성들이 아이를 셋을 낳든 넷을 낳든 경력이 지연되는 일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세계적으로 인구 감소로 심각한 고령화가 되고 있으며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 남녀가 평등한 시대가 오면 여자들이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이 셋을 낳는 결정을 한 이유는 남편이 나를 자신과 동등하게 바라봐 주고, 사회의 루저로 보는 시선으로부터 독립시켜주기 때문이다. 사회의 시선을 온전히 느낀다면 아마 아이를 하나도 낳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임신했다는 이유로 임신유세라고 오해받으며, 아이가 있단 이유로 문전박대 당하며, 맘충 취급에 경력 단절로 인한 자존감 하락과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건강도 잃게 된다. 머지않았다. 나의 아이들이 많은 노인들을 부양하기 위해 벌어도 벌어도 노인 부양 부담으로 인해 돈이 모아지지 않는 암울한 미래를 맞이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가임기여성지도나 만들어서 여성을 애나 낳는 가축으로 취급하지 않고 인간으로 존중함을 기반으로 정책을 펼쳐나간다면 느리지만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프리카나 인도, 그 외 많은 개발도상국들과 최빈국들의 여성 인권이 올라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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