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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당 - 우리가 알지 못했던 신사임당의 모든 것
이영호 지음 / 씽크뱅크 / 2016년 9월
평점 :
책을 접하기 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나 역시 사임당하면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고, 시대를 대표하는 현모양처이자 천재화가로서 아이들 책에 나오는 위인전적인 이미지로만 인식해 오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이영애와 송승헌이 주인공으로 낙점되어 드라마화되면서 최근 들어 신사임당에 대해 다양한 새로운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왕록실록에 3천회이상 언급이 된 학자 송시열은 이율곡의 학문을 이어받은 정신적 제자로 그의 아버지 이원수의 묘비의 묘표까지 직접 썼고, 사임당의 업적을 찬양하고, "신사임당이 이율곡을 낳을 만하다"라는 말로 이율곡을 내세우며 그녀의 현모양처 이미지를 극대화하였지만, 그것은 단지 시대적 필요성에 의해 송시열이 만들어낸 허구에 불구한 왜곡된 이미지였다. 더구나 그녀는 시대를 앞서간 <권력의 야심가>였음을 주장한 책의 내용은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사임당이었던지라 나의 관심을 끌어내기에 충분했으며 살짜쿵 흥분이 되기까지도 했다.
고려 개국공신 가문의 후손으로서 조선시대에 딸만 다섯이었던 아버지 신명화는 여자에게 글을 가르치지 않았던 당시 세태와는 달리 일찌감치 동몽선습, 명심보감, 사서오경들을 접하게 하면서 그녀의 교육에 무척이나 열을 올렸다고 한다. 기묘사화이후 늙은 나이에 직책은 낮고, 가문에 비해 초라한 현실을 인지한 사임당 아버지는 유교중심의 조선시대였던 당시 현실을 통해 딸 사임당을 통해 손주에 대한 기대를 했었을 것으로 보았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호인 사임당 역시 주나라 문왕을 낳은 태임을 본받아, 고려 개국공신인 자신의 자손이 조선시대에서도 계속 이어나가 세력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담아 지은 것이라는 주장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당시는 장녹수, 황진이, 정난정, 문정왕후 등과 같은 여성이 이름을 떨칠 시기였으며 그들에 비해 그녀의 이미지는 현모양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으며, 남편 이원수를 사랑했으나 계속된 과거낙방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이로 인해 더욱더 자식들 교육에 더욱 집중했던 것으로 주장하며, 사임당을 단순히 현실에 순응하며 남편이 잘 되기만을 바라고 자식을 잘 키우는 데에만 전념하며 조용히 살던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아니라 시대가 요구하는 그 이상의 존재로 기록했음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책에서 말한 사임당의 이미지와 기존에 알고 있던 이미지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의 그녀의 입장을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던 소중한 만남이었다.
기존의 역사서와는 달리 작가 이영호씨가 <사임당>출판을 계획하면서 고서점, 영화감독, 출판사대표, 부동산 중개업자와 역사에 해박한 친구 등을 만나는 과정을 통한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었고, 사임당 뿐만 아니라 그녀의 형제들의 다양한 작품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