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코의 날
미코 림미넨 지음, 박여명 옮김 / 리오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집착을 합니다. 

독거인구가 갈수록 늘어가 사회문제로 이슈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그녀 아르마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었습니다.

성인이 된 아들외에는 연락하는 이는 거의 없고, 사회와도 거의 단절되다 시피한 삶을 살고 있는 그녀에게서 

케르바의 조용한 시골마을은 가계연구조사라는 여론조사를 핑계대서라도 사회와 소통과 관계를 지속해나갈 중요한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눈에 유독 거슬렸던 옹이시계도 수많은 리듬에 맞춰 자신만의 인생을 꾸려가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시계를 자신의 모습을 함께 투영해보았던 게 아닐까 라는 막연한 의구심을 가져보기도 했습니다. 


자신과 성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유독 마음에 들어했던 이르야와 주인공 이르마는 끊임없이 대화하길 갈구하고,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자신과 비슷한 모습에 안도하고 만족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과 연민의 감정이 동시에 일게 했습니다. 


그녀의 집에 재방문하는 과정에서 코를 심하게 다치는 이르마는 대중매체에서 광고하는 광대가면을 쓰고 일종의 선행을 행하는 "빨간 코의 날"의 '빨간 코'와 동일시하게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은 웃고 있지만, 슬픈 눈을 지닌 빨간 코의 삐에로의 모습으로 그려져 짠하게 다가왔습니다. 


아들의 차를 잠시 맡게 되고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케르바의 얄카넨의 아들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갑작스레 발견한 검은옷의 형체들인 경찰들을 발견하고 급히 차를 끌고 고속도로를 40킬로로 서행해 직진해가는 상황은 그녀의 아들이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건 아닌가, 또한 그로 인해 그녀가 모든 범죄를 다 뒤집어 쓰고 아들을 대신하는건 아닐까 하는 나름의 상상력을 더한 걱정으로 긴장감이 극에 달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의 노파심과는 전혀 다르게 작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세상을 밝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던 사실에 많이 안도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서는 미소가 그려졌습니다. 


"올해의 젊은 작가상"과 "핀란디아상"최고 작품상 수상작 답게 단숨에 읽게 되는 책입니다. 


책에서의 이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살면서 한사람이 감당해야 할 모든 유형의 고통을 떠올리면 비참하지만, 또 모르는 사람의 마음에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사실이 위로가 되기도 했다."(387쪽)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저의 10년 후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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