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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평점 :

간만에 소설을 읽으며 울컥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리고 따뜻한 미소도 선물받았다. 앉은 자리에서 꼼짝않고 이 한 권을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게 되는 스토리의 흡입력도 대단했다. 달달한 로맨스 속에 피어나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가슴 아픈 가족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아름답게도 느껴졌다. '제인 코스텔로'라는 예명에서 '캐서린 아이작'이라는 본명으로 쓴 첫 작품 <유 미 에브리싱>은 방금 내가 느낀 소설 속 감동처럼 출간과 동시에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24개국에서 번역 출간이 되어 대성공을 거두었고, 곧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그 또한 기대가 더해진다.
이 책 <유 미 에브리싱>은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제스라는 여자가 혼자 낳아 키운 그의 10살된 아들 윌리엄에게 10년전 헤어진 남자친구이자 아이의 아빠인 애덤과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게 해 줄 목적으로 그가 운영 중인 프랑스의 호텔 로시뇰성으로 떠나게 되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사실 그녀가 휴가를 온 진짜 목적은 루게릭, 알츠하이머, 파킨슨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헌팅턴병이라는 신경퇴행성 질환 말기를 보내고 있는 엄마의 마지막 소원으로 아이가 아빠와 가족으로서의 진정으로 돈독한 관계를 보내야 주장때문이었다. 10년 전 애덤과 제시의 사랑과 이별이야기, 그 속에 숨겨진 오해와 진실들, 그리고 차마 말하기 힘들었던 그녀의 가족사와 비밀이야기들은 재미와 감동은 읽는 내내 함께였다.
여자라면 누구와 그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똑똑하고 재미있으며 카리스마도 넘치며 잘생긴데다, 상대를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완벽남 애덤은, 그야말로 로맨틱소설의 주인공다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런 그를 짝사랑하는 수 많은 여자들 가운데 하나로 등장해 클럽에서 만나 사귀는 되는 과정을 보며 나도 함께 설레며 미소짓게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래프팅 후 애덤이 윌리엄 어깨에 팔을 둘러 아이를 끌어안는 뒷모습을 사진 찍어주는 모습이나 못하는 축구지만 애덤에게 배워 열심히 쫓아다니는 모습, 그리고 엄마의 속도 모르고 아빠를 두둔하는 윌리엄의 모습 등은 보는 내내 왠지 모르게 가슴 뭉클하게 느껴졌다.
또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사전결정서를 서명해 엄마가 음식을 먹다 기도가 막혀 죽을 뻔 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는 아빠의 말투, 그리고 나날이 야위여 점점 비틀어져 얼굴이 흉하게 변하가는 엄마의 모습 등 제스가 그토록 사랑하는 가슴아픈 가족이야기에는 읽는 내내 눈물이 나면서도 진한 감동과 사랑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애덤과 제스의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누구보다 사랑했기에 더 심한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마음은 결국 한 곳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이 책 <유 미 에브리싱>이라는 제목에서도 그 뜻이 충분히 전해지는 듯 해, 읽고 나서도 진한 여운이 계속해 남아 있었다.
모처럼 가슴 달달해지는 이야기를 읽어 하루 온종일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지금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찾으시고 계신 분들, 아니면 사랑에 지쳐 있는 분들에게도 자신을 되돌아볼 소중한 시간이 될거라 믿는 <유 미 에브리싱> 이 책을 읽어보라 추천해본다. 로맨틱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엄지를 들어올리게 달콤쌉싸름한 책이다.
기억나는 문구들을 기록해둔다.
- 무엇보다도 이 사실이 떠오른다. 인생이 내게 무엇을 던져주었든지 간에 이 순간, 나는 살아있다. (p.291)
-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너만은 아니야. 다들 자기자식을 사랑하지만 그런 희생에서 벗어나서 젊고 자유롭게 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고.(p.303)
- 초현실적인 평온함이 밀려온다. 내 삶이 좋은 것들, 아름다운 것들, 햇살과 웃음으로 가득찼다는 느낌이 온다. (p. 366)
- 두 분은 내 부모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안다. 마음에 꽉 찬 슬픔의 무게 때문에 약해지지 않으리라는 결심은 무너져 내린다. (p.385)
- 사는게 힘들 때는, 누구나 그렇지만, 너 자신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바로 후회없이 사는 거야. (p.392)
- 난 헌팅턴병으로 죽어가는 게 아니야. 난 그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거야. 둘은 엄연히 달라. 난 날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 병세가 아주 악화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살 작정이다. 내 주위의 좋은 것들만 생각하고 내게 닥칠 미래는 생각하지 않을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거야. (p.392)
- 사람은 누구나 미래가 불확실하다. 내일 버스에 치여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묵묵히 살아가며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반면 나는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중략)...나는 잘 살고 있다.나는 멋지게 살고 있다. (p.453)
- 사랑에 둘러싸여 있으면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p.4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