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에세이 1
민경우 지음 / 매직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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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배우는 요즘 수학책을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좀 더 쉽게 수학을 배우고 즐길수 있기를 바램으로 매번 새로나온 수학도서가 있으면 눈여겨 보게 되고 또 관심을 갖게 된다. 수학자체가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는 쉽지 않은 과목임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고2 수1,2과정이 수능에 직접 포함이 되다보니 부모로서 그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게 됨은 물론, 미적분을 포함해 확률통계의 고3과정까지의 목록이 적힌 책을 보니 눈이 저절로 갈 수 밖에 없는게 사실이다. <수학에세이>라는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이번에 읽어겠다고 내가 선택한 이유다.

이 책은 수학강사로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작가가 수학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에서 만든 책이다. 수학을 학습함에 있어서 수학적 배경과 역사, 그 과정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입시수학이나 학교수학은 이 부분에 대한 시간할애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얘기해 이해를 시킴으로써 수학에 대한 본질을 알아가며 흥미를 이끌어가고자 한 취지의 책으로 보인다.

<수학에세이Ⅰ>에서는 크게 수, 대수, 기하, 미적, 확률 이렇게 다섯 부분을 나누어져 있다. 자연수의 출현, 손가락으로 수세기를 하던 원시시대, 숫자 0의 효용성, 지수, 실수와 허수의 올바른 의미, 디지털화된 정보전달방식을 통해 보는 수 파트, 연산역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사칙연산, 형식불역의 음수, 컴퓨터게임의 시스템의 일관성, 수학의 핵심기능인 추상적 개념을 통한 수학적테크닉을 알게해 준 동류항, 과거의 주판과 문자연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파트가 대수 부분이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연역법과 귀납법, 유클리드 원론에 기초한 공리, 작도법, 점, 60분법까지는 기하파트에, 낙하운동을 보고 시간, 위치에 수를 부여해 함수라는 수학적 가공분야로 발전하게 된 미분과 넓이구하기를 통한 미적분학의 역사를 엮은 미적파트, 그리고 마지막으로 베이그의 정리와 집합과 무한, 명제를 통해 컴퓨터로 인공지능까지의 진화과정을 다룬 확률파트까지 모두 제목에서의 <수학에세이>답게 스토리 위주로 재미있고 쉽게 풀어내 주었다.

4개씩 묶는 것보다 5개씩 묶는게 셈이 빠른 이유가 손가락셈의 활용도로 인한 기념비적인 발전이라고 칭찬 부분은 공감이 갔고, 0이 태어나기 위해 없다는 것을 0이라는 숫자가 있는 걸로 해야한다는 독특한 태도 역시 재미있었다. 15세기 독일문헌을 빌어 두자리 곱셈을 배우려고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는 것이 좋다라는 문헌의 기록을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났고, 실수가 실제 존재하는 수이고 허수가 가상의 수가 아니라 모든 수학적 필요에 의해 인간이 만들어 낸 것이고, 뉴턴이 위대한 까닭을 과학적 접근법이 아닌 수학적 방식으로 풀어준 부분에서는 이해도 쉽고 상당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었다. 책에서 강조하는 수학의 핵심적 기능은 추상이며, 사고력을 통해 문제와 실험을 통한 학문이고, 생각보다 유한한 특징을 가진 학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책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유클리드의 <원론>도 기회가 되면 꼭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사실 당장 수학점수랑 연결될 만한 부분은 전혀 없다. 원론에 가까운 내용과 이색적인 당론들이 담겨져 있는데다 자유로운 비약과 상상이 더해져 읽는 재미는 상당하다. 딱딱한 입시나 학업스트레스에 젖어있는 아이들이 머리도 식힐 겸 잠시 잠깐 시간내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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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텍 이삭줍기 환상문학 2
윌리엄 벡퍼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열림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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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년대 후반 유럽에서 당시 아라비아풍의 환상문학장르의 고딕소설은 문학의 비주류였었고,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은 비이성적 소설이라 당연히 폄훼되었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상상갔을 법한 사실이다. 고정관념이 뿌리박혀 주류가 원칙이고 중심이었을 문학분야에, 야만적이면서 엉뚱하고 관능적인 요소가 다분한 이국적 배경의 이슬람국가의 이야기는 상당히 충격적이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런던의 대부호의 상속자인 작가 윌리엄 백퍼드가 쓴 창작소설 <바텍>은 기발하고 생동감 넘치고 섬세한 묘사의 아름다움에 상상력이 더해져 고딕소설분야의 최고 걸작품으로 꼽히는 소설이었다고 한다.

오늘 읽은 책은 <바텍>으로 이슬람 국가의 칼리프인 바텍이 정통파인 위대한 예언자 무함마드를 부인하고 이슬람교를 혐오해 신의 노여움을 사 지아우르의 알선으로 타락천사이자 사탄인 에블리스의 지하의 궁전으로 가 저주받게 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려진다.

끝을 모르는 씀씀이와 탐닉의 끝을 보여주는 화려한 바텍의 궁궐과 다섯 채의 별궁 묘사는 마치 동화 속 그림처럼에서나 가능할 법한 모습을 상상하게 했고, 바텍이 점성술도 썼다가 상금도 주겠다고 했다가 수염을 태우는 벌 등으로 사브르 날에 새겨진 글자판독을 위해 애를 먹는 장면, 그리고 감옥에 가둬도 감쪽같이 사라지고 아무리 찾아다녀도 찾을 수 없어 약올라하는 등 지아우르에게 매번 당하는 장면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줬다. 무엇보다 지아우르가 공처럼 변해 공차기하기 위해 바텍 뿐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밀치고 달려나가는 장면들은 박진감 넘치면서도 긴장감있게 그려졌고 군중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과장된 요소가 없지 않게 희화화되어 이 책에서 손꼽히게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였다.

지하세계로 가기위해 백성들의 재산을 징발하고, 지하의 궁전으로 가고자 아이들 50명을 속여 재물로 바치고, 사랑하는 사이임을 알면서도 굴첸루즈에게서 누로니하르를 빼앗아 버리는 칼리프 바텍은 지배자로서의 도리와 책무는 고사하고 절제를 모르고 오로지 본능과 욕망만에만 충실한 모습을 보며, 그 동안 소설에서 보아왔던 정형화된 인물과 행동들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상당히 파격적이었던지라 다소 신선하다는 느낌마저 들게했고, 이러한 부분들이 이 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아닌가 싶었다.

어머니 카라티스 역시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였으며, 자신의 욕망을 위해 아들과 대립되는 부분에서 섬뜩함 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결국 에블리스의 지하 궁에 도착했으나 그들의 운명 역시 이전의 왕들이나 솔리만과 다르지 않았으며, 심장에 불이 붙어 영원히 죽지 않아 괴로움을 겪으며 배회하게 되는 운명은 어쩌면 그동안 제어하지 못한 정열과 잔혹한 행위에 대한 당연한 벌이 아니였나 싶다.

읽고나서도 여운이 길게 남는 굉장히 독특한 이야기였다. 일반적인 소설과는 흐름도 달랐고 스토리 구성도 상상을 할 수 없는 엉뚱한 방향으로 풀어가 도무지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 읽는 내내 궁금해하며 페이지를 넘겼던 기억이 난다. 환상문학이라는 장르라는 다 읽고 나니 더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이런 파격적인 스토리와 구성들은 오히려 요즘 감성과 흐름에 더 어울릴법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의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주는 작품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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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사용설명서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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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어린이집 특기강사 프로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휴원사태가 장기화로 현재 수입 제로의 암울한 3월을 보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늘은 WHO에서 팬데믹을 선포해 유가와 주식이 사상유래없는 폭락을 맞아 그나마 조금 넣어두었던 주식은 끝을 모르고 곤두박칠을 치고 있는 터라 최근 나의 스트레스지수는 상상을 초월할 지경에 이르렀다. 국가재난상황인지라 누굴 탓할 수도 없어 그나마 좋아하는 책으로 마음의 위안을 찾아보고자 평소 자주 드나드는 인터넷 카페를 들렀는데,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감정사용설명서>라는 이쁜 하드커버의 책이 소개되는 글을 보게 되었다. 독일 아마존에서 150주 연속 베스트셀로였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나라에서 번역본으로 출간된 책으로, 내가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으로 꼽고 있었던 책이었던지라 이번에 한국어 출간 10주년 기념으로 스페셜에디션 한정판으로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내 마음의 작은 위로가 되어주리라는 막연한 믿음으로 책을 접했다.

<감정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을 들으면 대충 그 내용이 짐작 가듯이 이 책은 심리치료사들이 쓴 감정조언서다. 우리 모두는 매일매일 행복을 꿈꾸지만 가끔은 두렵기도, 우울하기도, 때로는 부정적 감정과 생각들로 인해 삶을 즐길수도 없을 때가 많다. 또한 이런 증상들은 우리의 마음은 물론 몸에게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게 되어 점점 우리의 건강을 해치게 한다. 우리 모두가 즐겁고 건강하고 의욕넘치는 삶을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일상에서도 적응하여 우울하고 불행한 마음에서 벗어나 스스로 해낼 수 있는 기회를 주라고 작가들은 말하고 있다.

크게 3파트로 나뉘며 PART1에서는 '감정을 다시 발견하다'라는 제목으로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감정을 이해하고 바꾸는 방법, 부정적인 생각의 대처법과 건강한 생각을 하는 방법, 그리고 감정 ABC방법을 이용하여 상상연습을 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제시되어 있다. PART2는 '부정적인 감정을 다스리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우울증, 분노 등의 감정에 대한 의미와 종류들을 설명하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들을 앞선 PART1에서 배운 방법을 각각 감정에 맞춰 자세한 예시와 함께 적용하여 대처하는 방법들을 설명해주며, 이를 위해 자신감을 북돋아 자존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자신감 있는 삶을 위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도 명시해두었다. 그리고 마지막 PART3에서는 사랑하는 연인이나 부부관계에서 좀 더 성숙하게 사랑하고 질투심을 극복하는 방법, 원만한 성생활을 하는 방법도 함께 제시해 두었다.

사실 그동안 사람마다 느끼는 우울증이나 강박증도 일종의 기질로 여겼는 데 이 책에서는 그건 기질이 아니라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울하고 기분 나쁜 것이 타인이나 주변 탓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여겼는 데 모든 감정은 내가 선택하고 전적으로 개인적인 나의 주관적인 평가라고 하는 말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따라서 전적으로 나의 생각이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므로 가능한 유용하고 건강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 속에 새기게 되었다. 또한 모든 감정들은 몸과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이 아프면 몸도 함께 아플 수 밖에 없어지는 사실에 공감이 되었고, 자신을 사랑하는 데에서 모든 감정을 해결하고 극복하는 데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각 감정마다 심리치료사로서 만난 환자들의 구체적인 증세들에 대한 예시는 굉장히 현실감있는 공감을 불러 일으켰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도 읽다보니 감정에 대한 해결법이 조금씩 다를 뿐 대체적으로 공통점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감정ABC상황을 만들고, 상상해결법을 모색하고, 즉석이완법으로 호흡을 하고, 매일 상상연습을 하고, 이를 녹음해 매일 듣기 등의 해결책들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도움이 되어 보였다. 책만으로도 힘들게 느껴지면 당연히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도 함께 병행할 것의 조언도 현실적인 도움이 되었다.

나의 기분을 결정하는 것은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이다. 코로나가 나를 힘들게 하긴 해도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힘든 이 시기도 곧 좋아질것이라 믿어보려고 한다. 나의 감정은 내가 조절하는 것이고, 건강하고 의욕넘치는 삶 또한 내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작가의 말대로 나는 이 책을 한 번 읽었다. 두 번째는 정독을 하고, 그리고 매일 30분씩은 책에 할애를 하라고 했듯이 다시 조금씩 내 감정부분을 알고 그 부분을 자세히 읽어볼 생각이다. 말은 쉽고 행동은 어려운 건 당연하듯이, 실패를 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이 책의 행동들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인내와 노력을 통해 생활 속에서 적용하는 것이 변화를 원하는 내 삶에 대한 기본 자세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굉장히 현실감 있는 조언이라 지금 마음이 힘들다 느끼고 계시는 분들이 읽어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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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캐서린 아이작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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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소설을 읽으며 울컥하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그리고 따뜻한 미소도 선물받았다. 앉은 자리에서 꼼짝않고 이 한 권을 단숨에 읽을 수 밖에 없게 되는 스토리의 흡입력도 대단했다. 달달한 로맨스 속에 피어나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감동적인 가슴 아픈 가족이야기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아름답게도 느껴졌다. '제인 코스텔로'라는 예명에서 '캐서린 아이작'이라는 본명으로 쓴 첫 작품 <유 미 에브리싱>은 방금 내가 느낀 소설 속 감동처럼 출간과 동시에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24개국에서 번역 출간이 되어 대성공을 거두었고, 곧 영화로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그 또한 기대가 더해진다.

이 책 <유 미 에브리싱>은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제스라는 여자가 혼자 낳아 키운 그의 10살된 아들 윌리엄에게 10년전 헤어진 남자친구이자 아이의 아빠인 애덤과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게 해 줄 목적으로 그가 운영 중인 프랑스의 호텔 로시뇰성으로 떠나게 되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사실 그녀가 휴가를 온 진짜 목적은 루게릭, 알츠하이머, 파킨슨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헌팅턴병이라는 신경퇴행성 질환 말기를 보내고 있는 엄마의 마지막 소원으로 아이가 아빠와 가족으로서의 진정으로 돈독한 관계를 보내야 주장때문이었다. 10년 전 애덤과 제시의 사랑과 이별이야기, 그 속에 숨겨진 오해와 진실들, 그리고 차마 말하기 힘들었던 그녀의 가족사와 비밀이야기들은 재미와 감동은 읽는 내내 함께였다.

여자라면 누구와 그와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똑똑하고 재미있으며 카리스마도 넘치며 잘생긴데다, 상대를 가장 중요한 존재라고 믿게 만드는 능력을 가진 완벽남 애덤은, 그야말로 로맨틱소설의 주인공다운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런 그를 짝사랑하는 수 많은 여자들 가운데 하나로 등장해 클럽에서 만나 사귀는 되는 과정을 보며 나도 함께 설레며 미소짓게 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래프팅 후 애덤이 윌리엄 어깨에 팔을 둘러 아이를 끌어안는 뒷모습을 사진 찍어주는 모습이나 못하는 축구지만 애덤에게 배워 열심히 쫓아다니는 모습, 그리고 엄마의 속도 모르고 아빠를 두둔하는 윌리엄의 모습 등은 보는 내내 왠지 모르게 가슴 뭉클하게 느껴졌다.

또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사전결정서를 서명해 엄마가 음식을 먹다 기도가 막혀 죽을 뻔 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가는 아빠의 말투, 그리고 나날이 야위여 점점 비틀어져 얼굴이 흉하게 변하가는 엄마의 모습 등 제스가 그토록 사랑하는 가슴아픈 가족이야기에는 읽는 내내 눈물이 나면서도 진한 감동과 사랑을 가득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는 애덤과 제스의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누구보다 사랑했기에 더 심한 배신감을 느낄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싶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마음은 결국 한 곳을 향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이 책 <유 미 에브리싱>이라는 제목에서도 그 뜻이 충분히 전해지는 듯 해, 읽고 나서도 진한 여운이 계속해 남아 있었다.

모처럼 가슴 달달해지는 이야기를 읽어 하루 온종일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지금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을 찾으시고 계신 분들, 아니면 사랑에 지쳐 있는 분들에게도 자신을 되돌아볼 소중한 시간이 될거라 믿는 <유 미 에브리싱> 이 책을 읽어보라 추천해본다. 로맨틱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엄지를 들어올리게 달콤쌉싸름한 책이다.

기억나는 문구들을 기록해둔다.

- 무엇보다도 이 사실이 떠오른다. 인생이 내게 무엇을 던져주었든지 간에 이 순간, 나는 살아있다. (p.291)

- 그렇게 느끼는 사람은 너만은 아니야. 다들 자기자식을 사랑하지만 그런 희생에서 벗어나서 젊고 자유롭게 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고.(p.303)

- 초현실적인 평온함이 밀려온다. 내 삶이 좋은 것들, 아름다운 것들, 햇살과 웃음으로 가득찼다는 느낌이 온다. (p. 366)

- 두 분은 내 부모이기 이전에 한 인간이라는 것을 안다. 마음에 꽉 찬 슬픔의 무게 때문에 약해지지 않으리라는 결심은 무너져 내린다. (p.385)

- 사는게 힘들 때는, 누구나 그렇지만, 너 자신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있어. 바로 후회없이 사는 거야. (p.392)

- 난 헌팅턴병으로 죽어가는 게 아니야. 난 그 병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거야. 둘은 엄연히 달라. 난 날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 병세가 아주 악화되기 전까지는 그렇게 살 작정이다. 내 주위의 좋은 것들만 생각하고 내게 닥칠 미래는 생각하지 않을거야.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할거야. (p.392)

- 사람은 누구나 미래가 불확실하다. 내일 버스에 치여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묵묵히 살아가며 모든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반면 나는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중략)...나는 잘 살고 있다.나는 멋지게 살고 있다. (p.453)

- 사랑에 둘러싸여 있으면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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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논리학 - 말과 글을 단련하는 10가지 논리 도구
김용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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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책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설득의 논리학>이라는 김용규교수님의 이 책의 제목은 한 번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2007년에 출간해 14년간 연속으로 논리 분야에서 1위 자리를 고수해 온 유명한 베스트셀로로서 이번 2020년에 개정 증보판으로 새롭게 출판되어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평소에 글을 쓸 일이 가끔씩 있는 나는 이 쪽 분야의 서적에 관심이 갔었고, 그러던 중 이 책에서도 언급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읽게 되었었는 데 완역본 자체가 사실 내겐 너무도 어렵고 재미도 없었으며 이해 자체도 쉽지 않았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조금 더 조리있고 논리정연하고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다시 알아보던 중 이번에 리뉴얼된 이 책 <설득의 논리학>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설득력 높은 말하기와 논리적인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논리학 교양서로 소개되고 있다. 총 10가지의 말하기와 글쓰기를 하는 논리 도구로 <소크라테스의 광고전략 : 수사학과 예증법>, <셰익스피어 씨!논리학 좀 아세요? : 삼단논법의 세 가지 변형>, <아리스토텔레스가 논설문을 쓴다면 : 배열법과 yes-but 논법>, <베이컨을 좋아하세요? : 귀납법과 과학의 수사학>, <셜록 홈스의 추리 비법 : 가추법과 가설연역법>, <비트겐슈타인과 야생마 길들이 : 연역법과 자연언어>, <파스칼, 내기를 하다 : 설득의 심리학과 의사결정의 논리학>, <쇼펜아후어의 뻔뻔한 토론 전략 : 논쟁에서 이기는 대화법>, <플라톤의 빨간 사과 :이치 논리와 퍼지논리>, 그리고 <진리가 뭐냐고 물으신다면:진리론>까지 이렇게 위트 넘치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제목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이론만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이 이론들을 좀 더 이해가 쉽고 직접 적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생략삼단논법을 사용한 광고문', '대중법을 사용한 프레젠테이션 구상' 그리고 연'쇄삼단 논법을 사용한 연설문'과 같이 우리가 자주 보아왔던 유명한 회사제품의 광고문장이나 위인들이 했던 말이나 책의 보고서나 논설문, 연설문,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등과 같은 사실적인 예문들을 가져와 구체적인 제시를 해 주어 잘못된 점과 잘 된점을 직접 짚어주어 이해가 쉬었다.

논리학의 의미가 과거과 달리 그 의미가 변형되어 왔듯 논리학은 지금도 꾸준히 변화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소크라테스의 예증법이나 영국 베이컨의 귀납법, 데카르트의 연역법확장, 플라톤의 변증법 등에 관한 설명도 알아 듣기 어렵지 않아 좋았다. 수피교의 코끼리의 우화로 설명해 준 귀납법, 콩주머니를 예를 들어 준 가추법, 알렉산드로가 부케팔로우를 길들이기는 과정을 자연언어와 형식언어를 야생마로 빗대어 설명한 부분, 그리고 빌라도가 예술을 심판하는 과정에서의 논리학적 진리를 설명하는 부분의 이야기도 개인적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파블로프의 조건반사'를 일상생활에서 무의적으로 적용하는 의사결정 정책에 비유한 점도 득특했으며, 논쟁술의 개척자인 쇼펜하우어의 삶과 모난 성격 이야기랑 전략가 무사시 검술이야기도 번외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이었다.

철학의 본질이기도 하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지식에 대한 갈망과 성찰들로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하고 그를 향해 스스로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쉽지 않지만, 나는 이 책을 읽은 나의 생각과 견해를 책에서 배운 논리적 도구를 적절히 사용해 적어보려 노력하고 있다. 논리학이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부순 책이라고 하고, 읽는 내내 다른 책들과 비교했을 때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 많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나에게는 쉽지만은 않았다. 한 번 두 번 읽고나서 이 책을 전부 이해하기는 어려울듯하며 나같이 논리학 문외한들은 오래오래 길게 두고 여러 번 읽어야 할 책으로 보인다. 언젠가는 작가님의 말씀처럼 아리스토텔레스를 넘어 셰익스피어를 넘을 말도 안되는 망상을 하며 책을 읽은 소감을 마무리한다.

'당신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사다리를 한 단계 딛고 올라가보라. 그러면 언젠가는 셰익스피어의 어깨 위를 올라설 수 있을지도 모른다.'(p.88)

감~~히 셰익스피어의 어깨 위라니!!!!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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