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브레인 - 몰입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안데르스 한센 지음, 김아영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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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는 이제 현대인들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만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매일 휴대전화의 알람소리에 맞춰 깨어나고, 눈을 뜨자마자 종이신문을 대신해 전자신문으로 세상소식을 전해 듣는다. 출근 전에도 휴대전화 속 일정을 체크하고, 출근을 하면서도 휴대전화가 추천해주는 음악을 들으며 휴대폰에 탑재된 카드로 결재를 하고, 밥도 먹는다. 이렇듯 디지털화되어 버린 우리 삶은 이제 더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어 보이고, 가끔씩 내 삶의 주도권이 휴대전화로 옮아가 나를 대신해 주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할 만큼, 삶의 많은 부분이 이로 인해 잠식되어 있는 느낌은 씻어낼 수가 없다. 오늘 내가 읽을 책 <인스타 브레인>은 바로 이런 나의 고민을 대변해주듯 디지털 생활이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고, 현재 우리 앞에 펼쳐진 디지털 환경을 보다 좀 더 잘 이해하여, 새로운 기술을 좀 더 우리 몸에 맞게 적절하게 활용해 나갈 방안을 모색해줄 책으로 보여 기대가 된다. '

이 책은 스웨덴에서 저명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방송인이며, 초베스트셀러 작가인 안데르센 한센인 쓴 책이다. 운동이 우리 뇌에 미치는 영향을 기술한 <뇌는 달리고 있다>라는 책은 그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어 주었고, 세계적인 명사들이 하는 TED*Talk에서 강연도 하였으며, 세계 석학들을 초대한 <당신의 뇌>라는 프로그램도 진행하였으며, <정신과 의사들>이란 팟캐스트도 진행하고 있을 만큼 그는 다양한 방면으로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야심차게 준비한 2019년 신작인 <인스타 브레인>은 스마트폰과 SNS 환경이 우리 뇌와 몸에 미치는 여향을 심층 분석한 책으로, 2019년 헬스어워드를 수상하였으며, 세계 12개국에 판권을 받아 수출을 하게 되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총 9개의 장으로 이뤄져있다. 불가사의한 우리의 뇌를 통해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다룬 <우리 뇌는 아직도 수렵채집인이다>, HPA축을 연계해 설명하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위험한 세계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뇌의 전략으로 보는 <우울증은 뇌의 보호전략>, 새로운 것을 좋아하고, 예측불허의 상황 때문에 휴대전화를 더욱 갈망하게 되어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해준 <몸이 되어버린 신종 모르핀, 휴대전화>, 멀티태스킹은 장기 기억과 집중도 어렵게 한다는 것을 역설한 <집중력을 빼앗긴 시대, 똑똑한 뇌 사용법>, 휴대전화 사용시간과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역설한 <우리의 시간을 훔쳐가는 강력한 용의자>, SNS와 같은 디지털 사용이 게시글에 대한 경쟁이나 끊임없이 비교를 부추겨 우울증을 유발하는 등의 부정적 영향이 크므로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을 권장하는 <SNS를 끊고 기분이 나아진 사람들>, 아이들의 휴대전화 의존성의 심각함을 경고하는 <청소년 우울증과 휴대전화>, 디지털 정보화 시대일수록 다양한 신체활동을 할 것을 권해주는 <변화를 원한다면, 몸부터 움직여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술혁신으로 인한 인터넷과 같은 디지털화가 점점 우리를 더 바보로 만들어간다며 현명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뇌는 지금도 바뀌고 있다>로 구성하고 있다.

기술혁신의 발달은 우리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더 많은 즐거움을 주는 듯 보이지만 정작 나부터도 전보다 더 외롭고 고립되어 가는 기분이다. 작가가 말한 스웨덴 성인의 80-90%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다는 말이 공감이 갈 만큼 우리는 과거에 비해 더 풍요롭고 여유있는 삶을 누리고 있지만, 오히려 잠도 더 깊이 못이루고, 우울한 기분이 더해가고 있다. 물론 불면증과 우울증의 원인이 전적으로 디지털화를 탓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이에 일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인정할 수 밖에 없어보인다. 과도한 휴대폰 사용이 주변활동을 무관심하게 만들고, 늦은 시간까지 사용하는 행위가 깊은 수면을 방해하게 는 등의 문제점은 이미 우리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있음은 공감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우리가 좀더 적극적으로 몸을 많이 움직이거나 자신이 좋아하거나 원하는 운동을 통한 다양한 신체활동으로 좀 더 집중력을 높여야 겠으며, 우리 스스로가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을 키우려면 무엇보다 현명하고 적절한 방법으로 디지털화에 대처해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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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처럼 - 도청의 마지막 날, 그 새벽의 이야기
정도상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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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전두환을 필두로 한 신군부 쿠데타 세력이 이에 항의한 무고한 광주 시민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으로, 40년이 지난 지금도 발포명령자와 발포에 대한 최종책임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헬기사격이나 집단학살의 증거들 그리고 찾지 못한 시신들 등에 대한 풀어야할 과제는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생된 이들의 숭고한 정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데 일조를 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공감하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매년 이맘 때 즈음이면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들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 5.18 관련도서를 찾아 읽곤 하는데, 올해 내가 선택한 책은 정도상 작가님의 <꽃잎처럼>이다.

이 책의 원래이름은 <도청>이었다고 한다. 1980년 5월 18일 집회를 시작으로 한 총 열흘간의 민주화운동에서 그 최후 격전지인 전남도청을 중심으로 이 책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980년 5월 26일 저녁부터 5월 27일 아침까지 계엄군이 시민군을 진압해가는 과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구성하였고, 그 바탕에 역사실화를 재구성한 소설이 아니라 역사 안에서 몸부림쳤던 사람들의 실존에 관한 소설임을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나'로 등장하는 노명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실재했었거나 실재하고 있는 인물들이라고 하니, 해마다 이 맘때면 각종 미디어와 책에서 전해듣는 상황이지만, 들을 때마다 읽을 때마다 더 가슴아프고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가 그들이 특별나게 뛰어나고 존재감을 드러내는 위인이라서 아니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와 다르지 않는 그저 일반시민들이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나'로 등장하는 노명수는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은 자동차하청업체에서 용접공으로, 검정고시를 준비하다 나보다 두살 많은 방직공장에 다니는 김희순이라는 여자를 알게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녀가 대학에 다니다 자퇴를 하고 야학을 열어 스스로 공순이가 된 걸 알게되고 자신과 그녀가 이뤄질 수 없음을 직감한다. 그가 너무도 사랑하는 희순이는 모두가 믿고 따르는 투쟁위원회 대변인인 윤상우를 그에게 경호하고 지켜달라는 말에, 그는 전남대를 졸업하고 서울서 은행에 다니다 내려와 플라스틱 공장에 취직한 윤상우를 '피리부는 소년'으로 부르며 그를 묵묵히 지키며 전남도청에서 마지막까지도 함께 하게 된다.

키가 150도 채 되지 않지만 생각도 동작도 빠르며 <투사회보>에 글도 잘 쓰는 고아청년 박영준, 수습위원회 활동을 하는 이종석 변호사와 그의 아들 이효균, 동국대 한의대를 다니는 효균의 친구 김병규, 그리고 고교를 중퇴하고 전국을 떠돌아다니다 츄레라 운전수로 지내는 김수찬 등 이 책의 등장인물은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소시민들이다. 2만의 계엄군 앞에선 오백명의 시민군이 예비군용으로 사용되어 실전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실탄이 3발 정도 남아있는 오래된 카빈 총으로 대항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을 뿐아니라, 평범한 시민이 자신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계엄군을 향해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어도 머뭇거리기만 하고 당기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없을듯 했다. 결국 전남도청은 이들 시민군들의 시체더미로 쌓여갔고, 도청옥상에 피에 젖은 깃발만 휘날렸지만 그들은 어제와 다른 새로운 내일이 시작됨을 암묵적으로 암시하며 책은 마무리 되었다.

너무도 가슴 아픈 역사인지라 읽으면서도 몇 번이나 울컥하게 했다. 과거의 아픔과 상처는 어떠한 형태로든 치유되기 힘들다는 것을 알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은 물론 그들의 희생에 대한 폄훼나 왜곡은 절대 어떠한 형태로든 용납해서는 안될 것으로 여겨지며,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정신은 우리가 기억하고 지향하며 계승해야할 하나의 이념으로 받아들여져야 함을 인식하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음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기억해두고 픈 문장을 남겨둔다.

- 식구를 지키고 사랑하는 것. 상우 형은 내게 있어 식구나 다름없었다. 희순을 사랑한다면 그렇게 해야만 한다. 그것이 사랑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끼고, 그렇게 하는 것, 사랑이란 상대방을 위하여 나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희순은 말했다. (p.19)

- 나도 덩달아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느리게 뱉어냈다. 마음이 조금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 나에게는 희순이 있어. 오늘 밤이라고 했어. 오늘 밤을 지내고, 내일이면 희순을 만날 수 있어.' 나는 그 약속을 믿고 있다. (p.24 사랑하던 희순은 연탄가스로 사망했던 상황)

- 전투에서 우리는 질 것입니다. 한 발만 더 가면 낭떠러지가 분명한데 한 발을 더 내디뎌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백척간두 진일보'라고 합니다. 우리는 오늘 밤 공수부대와의 전투에서 패배할 것입니다........하지만 영원히 패배하진 않을 것입니다. (p.32 상우형의 외신기자 인터뷰)

- 놈들이 오고 있다. 이 한마디가 귀에 콱 박혔다. 가슴이 서늘해졌다. 놈들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놈들은 탱크와 장갑차, 헬리콥터와 화염방사기까지 앞세우고 올 것이다. 놈들은 그냥 오는 게 아니다. 놈들이 지난간 자취마다 붉은 피가 흥건할 것이다. 우리는 놈들이 우리의 도시를 유린하지 못하게 하려고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들은 계엄군이 아니다, 침략군이다. (p.46-47)

- 나는 민주화도 투쟁도 잘 모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으니 여기에 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곁을 떠나서는 안된다는 것 뿐이다. 그것이 사랑에 대한 예의다. 내게 그것을 가르친 사람은 희순이다. (p. 67)

- 놈들이 온다. '오지 말아라. 하지만 온다면 피하진 않겠소,' 이것이 솔직한 마음이었다. (p.193)

- 하지만 인생은 비관하는 것만이, 포기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어둠 속의 한 가닥 희망의 빛줄기를 잡고 맹목적일망정 전진하는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나는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p.198)

- 나는 군인 하나를 겨냥하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손가락에 힘을 줘서 살짝만 당겨도 총알이 발사되고, 총알에 맞으면 사람이 죽는다. 사람이 죽는다는 무게감에 내 손가락은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머뭇거리기만 했다.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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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생활 도구 - 좋은 물건을 위한 사려 깊은 안내서
김자영.이진주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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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로 살게 된 후 물건에 대한 관심도가 예전과 많이 바뀌게 되었음을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알게 되었다. 과거에는 예쁜 옷과 가방, 악세사리 등 나를 가꾸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들을 위한 공간에서 쓰는 생활도구에 훨씬 더 시선이 간다. <월간생활도구>라는 책도 그래서 내 눈에 더 크게 들어왔었던 것 같다.

스위스에 사는 건축가인 이진주, 김자영씨가 2014년부터 생활도구를 소개하는 작은 상점을 열어 매달 카달로그를 제작하게 되었는 데, 그 계기가 이 책 <월간생활도구>로 이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화려하고 희귀한 물건이 아닌 평범하고 단순한 모습을 지닌 생활도구들 46개를 12개월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제를 정해 그 주제에 어울리는 생활도구를 소개해주는 것으로 이 책은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1월 January는 죽이 몽우리 생기지 않도록 젓는 기능의 스퍼틀, 아이스크림을 동그랗게 퍼주는 스쿱,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할 드리퍼와 모카포트 등의 제품을 통해 맛의 기쁨을 알려주는 도구를 소개하고 있고, 2월 February에서는 모두가 소년이고 소년이었던 그리운 시절을 회상하면서 테트리스 게임기, 전화, 문자, 일정관리 정도만 되는 2018년에 출시된 휴대전화 MP02, 오르골 등과 같은 과거에서 우리가 한 두번쯤은 가지고 놀았거나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도구들을 소개하는 식이다. 총 46개의 도구들은 모두 실제 두 분이 직접 사용을 해 오면서 곁에 두고 생활이 담긴 물건들이라고 하니 더 애착이 가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퍼틀을 사용할 때 오른손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리지 않으면 악령을 불러낸다는 오싹한 전설이야기나 나무 공 모양의 친환경적인 오르골 이야기는 나의 코묻은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했다. 또한 내부 가로줄무늬나 필터의 세로주름, 그리고 세개의 추출구와 완만한 경사 원추형바닥이 균일한 속도로 추출할 수 있게 한 칼리파 드리퍼, 치약이나 물감의 마지막까지도 알뜰하게 쓰게 하기 위해 고안된 튜브말이, 나이드신 어머님을 돕기위해 고안된 유리병 뚜껑 따개와 아이들 키우는 집에서는 모두 하나쯤을 갖고 싶어할 정리가방은 제품출시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도구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또한 성당 돔의 모양을 본 뜬 독특하지만 세련된 모양으로 존재감을 뽐내주는 모카포트, 나무막대 열네 개를 나사로 이어만든 사이드 바이 사이드의 냄비받침과 납작한 원형 돌 두개를 포개 에센셜 오일을 떨어뜨려 사용하는 아로마스톤은 개인적으로 내가 갖고 싶은 도구였다. 그리고 헤밍웨이가 매일 카페로 커피를 마시러 가면서 들고 다닌 연필과 노트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파버카스텔 제품을 소개했는데 연필의 진하기 농도를 가리키는 B와 H가 파버카스텔이 만든 것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 점도 유익했다. 그 외에도 기록의 가치를 이야기할 수 있는 제품,봄날의 향취와 관련된 제품, 초대할 때 필요한 제품, 생활의 별책부록, 자연예찬, 글 읽는 방, 아끼는 마음, 정리의 기본, 간절한 바람의 제목들로 이와 관련된 주제의 수많은 생활도구들이 소개되어 있다.

추가로 책을 모두 마무리하고 Index란에 다시 두어 월별로 소개된 제품의 사진, 정확한 제품명, 디자인과 제조회사, 제조연도, 제품크기, 제질을 추가로 설명해 둔 부분은 자기에게 필요한 제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상당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개된 대부분 제품들이 국내에서의 구입이 쉬워보이지 않았고, 윤활유나 왁스와 같이 더 이상 사용이 흔하지 않은 제품을 46개 속에 넣기엔 지면할애 유용성면에서 조금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보였다.

누군가에게 필요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좋은 물건이 될 수 있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에 대해 이토록 세심하게 관찰해 소개한 <월간생활도구>는 주부인 내겐 눈요기 뿐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생활도구에 대한 내 시선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 준 기분이 들어 읽는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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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라칸타
장량 지음 / 제니오(GENIO)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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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을 선택함에 있어서 제목이 주는 매력이 나에게는 상당한 편이다. 시바신 중 하나로 중생들을 죽음을 막기 위해 악마와 마귀의 독을 자신이 모두 삼키면서 얼굴과 목이 독으로 파란색을 띠게 되었다는 '파란 목'이라는 뜻을 지닌 <닐라칸타>는 제목이 주는 샤머니즘적 요소로 인해 책을 읽기 전 나의 상상력과 더해서 제법 멋진 소설로서의 기대를 하게 되기에 충분했다.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전에도 당선되고 스포츠 서울 신춘문예 추리소설에도 당선된 경력을 지닌 장량의 이번 장편소설 <닐라칸타>는 내가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뜻밖에도 공상과학소설이었다. 언뜻 책 커버에서 소개된 제주해녀와 공상과학소설이라는 분류가 전혀 매칭이 되지 않았지만,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매순간 긴장감 넘치는 스펙터클한 내용들을 보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까지도 결론을 예측하기 어려우리 만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내용들로 빡빡히 채워지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 책 <닐라칸타>는 제주해녀의 타고난 뛰어난 신체조건을 이용해 미우주국 NASA가 목성의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로 유인탐사선 닐라칸타호를 타고 유로파 내부에 페타볼을 건설하는 것과 외계생명체 탐사의 목적으로 유인탐사선을 보내는 과정과 임무수행모습 그리고 지구로 귀환하려는 우주에서의 모습 등이 상세히 그려진 공상과학소설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먼저 제주 바다와 해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해양학 전공의 과학선생님인 현해린이라는 인물과 제주도 말로 무당을 뜻하는 수심방인 그의 어머니 고영신, 해녀 능력 중 최상급인 대상군에 속하는 그의 외조모 순희와 순희 엄마가 소개되는 데 이들은 열역류교환유전가능인자를 가진 모계유전이 타고난 뛰어난 신체적 조건을 지닌 가족들이다. 미 대통령의 특명으로 로베트 테일러는 현해린을 미국으로 데려가 그녀를 테스트하고 그녀는 결국 각종 특권을 부여받고 바다협곡 전문가이며 외과의사인 이사벨과 족장의 아들 그들을 경호하는 블랙과 함께 힘든 과정의 훈련을 거쳐 유로파로 유인우주선 닐라칸타호를 타고 얼음과 물의 흔적이 있는 유로파로 탐사를 떠나게 된다. 유로파 내부바다와 얼음 층 사이에 산소와 공기층이 존재하도록 공모양의 직경 100미터의 페타볼을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한 후 여기에 초소형 핵폭탄을 떠트려, 이에 대한 추력으로 가속을 높여 지구 귀환의 속도를 높여가는 과정 중 선상반란이 일어나고, 거기에다 각국의 이권이 개입이 더해지면서 결국 그녀의 생사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낯선 어휘나 용어들을 접할 수 있었는 데 그 내용들이 상당히 유익하고 정확한 정보들에 근거하고 있어서 스토리를 더욱 탄탄하게 구성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제주해녀가 운동선수와 같은 심장을 지닌 서맥현상을 보인다는 것, 해녀능력에 따른 분류들, 그리고 무녀 중 최고의 대가를 제주에서는 수심방으로 불리우고 있으며, 기타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읽기조차 쉽지 않아 번역을 따로 해두어야 했던 다양한 제주사투리도 접할 수 있다.

또한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위성 중 하나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높은 유로파에 대한 연구와 탐사계획으로 설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였고, 나사와 중국국가항천국 CNSA와의 첩보전에서 보이지 않는 신경전들도 현실에서 실재하는 일이라 더욱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현해린의 어머니의 뒤를 이어 무당이 된 박서영과 그녀가 혼자 짝사랑 양지우는 오직 현해린만을 바라보고 있는 얽히고 설킨 삼각관계나, 바다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그녀에게 유일하게 따뜻했던 아빠의 모습 등의 현실감 느껴지는 설정들은 긴장감 넘치는 페이지 가운데에서 쉬어가며 숨고르기 할 수 있는 모습들이어서 개인적으로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느낌을 받아 좋았다.

얼마전 미국에서 UFO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뉴스를 보면서 우주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언젠가 우리 모두가 팍팍한 삶으로 지쳐있는 지구에서 벗어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행성이 머지않아 어딘가에 있을거라는 기대감도 갖게 하면서, 지금 당장은 우선 현해린을 구하러 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해린이 아버지가 해린이에게 해 주던 말이 인상적이었던지라 기록에 남기며 책을 덮는다.

- 세상은 바다고, 인생은 항해란다. 항해하다 보면 폭풍을 만날 때도 있고 길을 잃을 때도 있단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끝까지 나아가면 결국 세상을 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단다. 해린아, 바람이 불면 돛을 올려 나아가고 폭풍이 오면 싸워 헤쳐가라,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 나아가라, 그렇게 앞으로, 앞으로 항해해라. 그것이 인생에서 패배하지 않는 길이란다. (p.1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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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체질 보고서
주석원 지음 / 세림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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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확실히 예전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변에 건강했던 사람이 한 번 아프게 되고나니 삶의 질이 너무도 떨어지는 것을 보게 되면서 앞으로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사는 것이 내 인생의 작은 목표 중 하나가 되었다. 건강한 삶을 영유하게 되려면 우선 내 몸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각각의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을 다르고 각 체질에 맞는 음식과 건강법을 소개한 책을 찾다가 한의사 주석원원장님의 <8체질 보고서>라는 책의 출간소식을 접하고 호기심이 동해 읽게 되었다.

이 책 <8체질 보고서>는 금양체질, 금음체질, 토양체질, 토음체질, 목양체질, 목음체질, 수양체질, 수음체질 이렇게 8가지 체질에 관련된 수많은 이론과 실제체험을 통해 직접 환자들을 만나면서 의사로서 겪은 치료와 효험에 대한 사례보고서를 토대로 한 임상보고서로 소개되고 있다.

각 체질마다 신체장기의 크기를 비교하는 장부대소구조를 먼저 언급하였고, 체형의 기본적인 특징에 음식과 관련된 특징과 체질식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질병의 특징을 추가해 함께 소개하고 있다. 또한 총 8개의 체질마다 나타난 72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각 체질의 대강의 줄거리, 땀이 주는 주는 신진대사의 단서들과 음식이 제공하는 귀한 정보, 알레르기 반응의 미묘한 암시들, 약으로부터의 깨달음, 체형이 주는 전관적 이미지, 대변의 체질적 프리즘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단면들을 통해 각 체질이 지닌 해석의 지평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체형의 특징과 나타나는 증상들을 통해 작가인 주원장님의 진단도 함께 이뤄진다. 치유로 나아가는 길을 통해 치유의 과정과 실재의 설명을 하고 체질진단을 통해 어떠한 놀랄만한 결과를 낳았는지 회상도 함께하고 있다.

각 에피소드에 대한 소개가 끝이 나면 8가지 체질에 대한 [음식 효험 사례보고서], [건강식품, 영양제, 건강법 효험 사례보고서]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음식과 식품, 건강법을 찾아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소개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각 체질별 [음식 등 부작용 사례보고]와 [건강식픔, 영양제, 한약, 건강법 부작용 사례보고서]까지 함께 수록해놓음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음식 뿐 아니라 맞지 않은 음식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켜줌으로써 음식과 식품을 섭취함에 있어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유도해주고 있었다.

나는 8가지 체질 중 금양체질에 가장 가깝게 느껴졌다. 마른 편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고, 육식도 냄새에 민감해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고, 과일과 채소를 좋아하고, 게다가 평상시에 위도 민간한 편에 속한다. 현미랑 누룽지도 나랑 궁합이 맞고 해삼물이랑 채소 과일도 어지간한건 다 맞는 편이었다. 콩류가 안맞고 밀가루는 피하라고 한다. 알러지에 약한 해산물과 유제품에 차가운 음식도 나랑 안맞는 편인데 신기하게도 부작용사례에 적힌 음식들이 모두 적혀 있어서 놀라게 되었다. 평소에 나름은 정기검진도 적절히 활용하고, 식단조절과 운동도 함께 병행하고 있어서 다행히 아직까지는 큰 탈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건강은 절대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책에서 소개한 내 체질에 맞는 음식과 식품 그리고 건강법으로 삶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 보고자 한다.

혹여 8체질 중에 설명한 증상이나 특징들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도 내가 단순히 그 체질이 아닌 것이 아니라 건강한 체질식이나 운동법을 통해 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라 하니, 무턱대고 자신의 체질에 대한 의심부터 할 게 아니라 좀 더 자신의 체질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이 책은 자신의 체질을 알고 싶은 사람, 그 체질이 지닌 특징, 또한 내게 맞거나 혹은 내게 맞지 않는 음식과 식품, 건강법을 찾는 사람들은 물론 건강에 관심은 갖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다 도움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장 내 체질을 찾아보고 나에게 맞는 음식으로 건강한 내일을 꿈꾸기를 다 함께 오늘도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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