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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 - 심리치료사의 반려견 야콥이 전하는 행복 이야기
톰 디스브록.야콥 지음, 마정현 옮김 / 황소걸음 / 2020년 6월
평점 :

엄마 손을 한창 타던 아이는 어느덧 자라 공부와 친구에 몰입하는 청소년기에 접어들었고, 의도치않게 자연스레 혼자인 시간이 많아진 나는 인생이 덧없고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잦아졌다. 알러지가 심한 아이 탓에 태어나기 전부터 기르던 강아지는 친정으로 보내야했고, 아이가 독립을 할 나이가 된다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을 조용히 꿈꾸던 차에 심리치료사 톰 디스브록과 그의 반려견 야콥이 전하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는 책 한권 <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를 만났다. 책 표지만으로도 힐링이 되며 내 삶을 핑크빛으로 안내해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은 책을 읽기도 전에 벌써 들떠있다.
이 책은 심리치료사인 톰과 유기견 야콥의 특별한 인연을 먼저 소개하고 있다. 타인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하는 심리학자이며, 심리치료사인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막막한 현실에 놓인 삶의 어느 순간, 인도로 휴가차 여행을 계획한다. 남인도 해변에서 만난 떠돌이 개와의 인연을 잊지 못하고 두 달여의 복잡한 행정절차를 감수하고 천신만고 끝에 그를 독일로 데려와 새로운 도전을 하며 함께하는 삶을 시작했다고 한다. 심리치료사로서 '정신자기경영'이라는 고유한 개념을 만들어,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꾸준한 성장과 변화를 조언함과 동시에, 쉰 이후에 만나 자신의 인생을 함께 하는 반려견 야콥과의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영감을 받은 것들을 중심으로 둘이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체 형식으로 꾸며, '행복'이라는 주제를 더한것이 바로 <글쎄, 개가 보기엔 말이야>가 된 것이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바꾸려 들지 않고 바라기만 하고, 편하게 사는 것이 나쁘지는 않지만 지나친 편안함으로 게으른 사람들에게 두렵더라도 행동으로 옮길 것을 강조한 <행동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까?>, 소소한 것에도 매사에 감사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한 <우리는 왜 자신의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가?>, 자기비판, 의심,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내고 긍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살라고 충고한 <생각을 다 믿어도 될까?>, 자신은 좋아할 만한 가치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고 자신은 물론 지인들, 심지어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친절을 베풀면 삶이 행복해진다는 <누구를 위한 친절인가?>, 타인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바란다면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달라서 행복하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안의 창을 열고 이 순간을 즐기며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보라고 하는 <의미란 무엇인가? 또 무의미는 무엇인가?>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6개의 각 장이 끝날 때마다 '톰이 덧붙이는 글'이라는 코너를 두어 각 챕터에서 작가가 강조하고 싶거나 주장하고 싶은 내용을 다시 한 번 짚고 정리해주고 있다.
강아지와의 대화이다 보니 상당히 대화가 간결하고 단순하다. 마시멜로 실험이나 옷 색깔로 공던지기실험과 같은 다양한 동물실험들의 예시들도 이해를 도와주었고, 인간들에게는 복잡하다고 여겨지는 문제해결방식이 본능과 감정에 충실한 동물들의 시각으로 지극히 간단명료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부분들은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다. 잘못된 결정을 할까봐 두려워 실행이 어려운 이들에 대한 야콥의 놀랄만한 빠른 실행력, 타인에게 친절이 어려운 인간들이 오히려 이해가 안간다는 개의 논리는 웃음이 절로 났다. 좀더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작은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삶이어야 하며, 자신에게 좀 더 친절한 삶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며 순간순간 살아가는 것에 감사하고, 지금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을 더 누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것을 터득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문구들을 기록해본다.
- 감사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경험을 더 많이 할 수 있고, 분노와 질투, 죄책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덜 경험한다. 자존감이 높아지고, 스트레스 상황에 쉽게 대처할 능력이 있다.(p.111 미국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 에서 발췌)
- 인간의 뇌는 거대한 상상력을 즐기는 것 같아. (p.180, 걱정에 대한 인간들을 표현한 문장)
- 인간은 다른사람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다른사람이 필요하지 않아서 불행하다. 인간은 개와 마찬가지로 단연코 섬이 아니다. (p.267)
- 행복은 누구에게나 있는것!(p.305)
- 가장 큰 행복은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거지. 안그래?(p.386)
- 죽음이 두렵지 않아? / 어.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어차피 더는 알 수 없잖아. (p.314)
- 찰리 브라운: "우린 언젠가 다 죽어.". 스누피 : "하지만 다른 모든 날은 죽지 않잖아.(p.318)
마지막으로 야콥와 톰의 대화는 그저 하루하루 힘들게 일상을 살아가는 나에게 평범함의 가치와 평범한 행복을 가르쳐주기에 충분해보였다. 내용이 어려운 타 심리학책에 비해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며 읽지 않아도 되고, 강아지와의 대화체로 구성되어있어서 쉽고 내용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읽는 내내 힐링하는 시간이 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