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를 어쩌지 못할 때 - 어떤 감정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를 지키는 연습
케빈 브래독 지음, 허윤정 옮김, 정우열 감수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이가 들면서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밤만 되면 복잡한 감정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곤 한다. 바다 한가운데 조난당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말그대로 나도 나를 어쩔수 없는 느낌이다.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거나, 편지를 쓰며 어찌저찌 견뎌왔던 그 시간들을 떠올리다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런데 내가 느꼈던 기분에 대해 다룬 책이 나왔다해서 바로 펼쳐보게 되었다.


작가는 유명 패션 매거진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고, 열정을 가지고 일하던 사람이다. 그런데 특별한 이유 없이 생활이 무너지고,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게 되면서 점점 더 망가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자살시도까지 갔던 작가를 살린 건 주변사람들이었다. 도와달라는 페이스북 포스팅에 관심을 보이고,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가 있었다.


자살한 사람들의 마지막 순간을 살펴보면, 직접 말을 하진 않더라고 구해달라는 신호를 반드시 보낸다고 한다. 살고 싶은 본능적 욕망일 것이다. 하지만 막다른 곳까지 몰린 사람이 주변에 분명한 S.O.S를 치기는 힘들고 그래서 종종 슬픈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새로운 이야기가 적힌 책은 아니다. 다만 늪에 빠졌다가 정말 힘겹게,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온 사람의 자기 기록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그 결론은 우리가 늘 생각하지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것들이다.


몸을 움직이고, 마음을 해방시키고, 때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책장을 덮으며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퇴사 말고 휴직 - 남자의 휴직, 그 두려움을 말하다
최호진 지음 / 와이에치미디어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얼마후면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어언 10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사이에 회사도 두 번 옮겼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 친구들도 이직을 많이들 하는데 그럴때마다 주고 받는 대화는 늘상 이렇다.


​"중간에 좀 쉬어?"


"아, 빨리 나오래서 한 2주밖에 못쉬어"


"아쉽네, 좋은 기회인데.."


​그러다 종종 한두달씩 쉬는 친구들이 있다. 모처럼 가지게 된 방학같은 시간동안, 누구는 여행을 가고, 다른 누구는 신나게 놀고, 아니면 열심히 공부해서 시험점수나 자격증을 따는 친구도 있다.


​아무튼 이런 식으로 다들 하는 생각들이 '좀 쉬고 싶다'는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펼칠때는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펼쳐보게 되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미혼들의 이야기고 결혼을 하면 일을 쉰다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다. 당장 생활비 걱정부터(아이가 있으면 더할 것이다), 회사에 따라서 휴직이란 건 책상을 뺄 각오도 해야 하는 일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의 결정은 대담한 부분도 있고, 그만큼 좋은 환경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15년의 직장생활을 하며 들었던 생각을 정리한 내용을 보면서 비슷한 길을 먼저 걸어간 대학교 선배와 대화를 나누는 기분도 들었다. 사실 회사생활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기인 부분이 있어서 특정 스테이지에서 고민하는 지점도 비슷할 때가 많다. 거기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에 따라 회사원의 인생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조직에 헌신할 것이냐, 스스로에게 투자할 것이냐, 아니면 이도저도 아니게 그냥 나이들어 갈 것이냐.


저자분은 두번째 영역에서 스스로를 깨워가며 열심히 살아가고 계신 것 같다. 부디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많은 사람에게 좋은 가치를 전파하는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다. 더불어 회사 동기로 남편을 만나, 두 아이를 낳고, 휴직하는 남편을 응원하며 마음고생하셨을 부인에게도 수고하셨다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 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한 끗 차이
이유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렸을 때부터 써온 일기가 벌써 한참 쌓였지만, 나는 내 글을 내놓는 것이 항상 불편했다. 머릿속을 떠다니는 생각을 일기로 깨작거리긴 했지만, 내가 쓴 글을 남들에게 보여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10년, 20년 흘려보내다 보니 내가 기다리던 '그 떄'는 영영 오지 않겠구나 싶더라. 그래서 요즘은 조금씩이라도 내 생각이나, 독후감 등을 써보려고 노력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창작과정에서의 사고의 흐름이 나의 그것과 참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그 생각들을 가두었고, 작가는 자유롭게 나오도록 했다. 나도 부지런히 글을 써왔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갑자기 스쳐가는 생각들을 마냥 쏟아내지는 말라고 작가는 조언한다.


문체가 좋다거나 가독성이 뛰어나다는 것도 읽기를 권유하는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글이 주는 메시지 또한 에세이를 쓸 떄 염두어 두어야 합니다. 하다못해 임팩트를 줄 수 있는 한 줄, 즉 독자가 자연스럽게 펜을 꺼내서 밑줄을 긋게 만들 만한 문장이 하나쯤은 있어야 합니다./책 60페이지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글을 써나가야 할지 조금 감을 잡은 느낌이다. 그리고 책에서 당부하는 건 어차피 완벽한 글을 쓰는게 아니기 때문에 얼마든지 상처받을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서 나는 좀더 나은 글을 쓰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내가 원래 쓰고 싶었던 좋은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 때문에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남은 하반기는 좀 알차게 보내보고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목표를 세워볼까 한다. '1주일에 에세이 1개씩 쓰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가장 쉬운 패권 쟁탈의 세계사 - 육지, 바다, 하늘을 지배한 힘의 연대기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박연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 나라 교육과정에서 역사를 제대로 가르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은 좀 나아졌을지 모르지만 10여년 전에 배운 역사들은 얕은 깊이는 차치하고라도 중요한 사건, 필요한 포인트를 제대로 짚어주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의 시야는 항상 한반도 안에 머물러 있다. 이 책 또한 비슷한 문제의식에서 쓰여진 책이다

패권전쟁은 계속된다

몽골, 영국, 미국은 각 순서에 대응하는 패권국이다. 현재는 '하늘'의 패자로 군림하는 미국에게 유라시아의 중국이 도전하는 중이다. 섬나라 일본은 이러한 세계사의 구조적 변화에 무관심하게 살아왔다. 일본이이 세계를 중요하게 의식하기 시작한 시기는 태평양 전쟁으로 폐허가 된 후가 아닌가

책 241페이지

제대로 된 문명이 존재하지 않는 시기부터, 이미 인류는 '패권'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워왔다. 대상 지역이 문명의 발달과 함께 점차 확대되어 현재와 같이 되었을 뿐이다. 책 초반에 잠시 언급되지만 2천년 전 로마제국은 도로를 포장하여 보병이 유럽 구석구석으로 진출하도록 하였고 이 책의 첫 패권국인 몽골은 기병으로 세계를 재패했다.

문제는 이런 패권전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면, 나라의 운명이 위태로워진다는 점이다. 한국은 동북아 패권에서 항상 주변국이었지만 위치 때문에 항상 강대국으로부터 선택을 강요받아 왔다. 그런데 그 역사가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COVID-19를 잘 대처하여 선진국이 되었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고 얘기하자마자 미국의 엄중한 경고를 받고 있다.

미국은 말할것도 없고, 중국도 한국이 함부로 할수없고 포기할 수 없는 나라이다. 그렇다면 역사속에서 살아남은 나라들이 어떤 전략을 취했는지 연구해보는게 우선 아닐까. 요즈음의 역사는 그저 내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만 취급되는것 같아 안타깝다.

아무튼 이 책은 그러한 패권전쟁의 역사를 살펴보고 앞으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광대한 범위의 지식을 300페이지 남짓으로 톺아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나, 총론으로 활용하여 추가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은 잘 법니다
신태순 지음 / 나비의활주로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돈이 중요한 세상이다. 아니 언제 중요하지 않은 ˖가 있었던가? 하지만 지금까지와는 뭔가 다르다. 장사가 망하고, 생계가 곤란한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데 금융시장은 유래가 없는 V자 랠리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대기업도 사업이 망가지고, 실업급여 수급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현 상황에서도 성공하는 비지니스는 굳건히, 아니 오히려 더 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을 만났다.

                            

 

오늘 인터넷에서 이런 캡쳐를 보고 엄청 웃었다. 수험생들의 어리석음을 비웃다가, 생각해보니 이게 수험생 시절의 나였다. 시험에서 수석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 '교과서만 열심히 봤다'고 말하고, 뉴스를 보는 수험생들은 재수없다고 욕하는 전형적 레퍼토리도 떠오르더라ㅎㅎ

 

이 책은 바로 그 교과서 같은 책이다.

성공의 비결이 담긴 책.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이미 잘팔려서 2쇄를 찍었다고 한다. 수만명의 사람이 이 책을 읽을 것인데,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좋은 정보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안다는 사실이 너무 아깝고, 주변에 말안하고 나만 조심조심 보고 따라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성공의 비결은 무척이나 쉽고 간단하지만, 그걸 실제로 해보고/실패하고/경험을 쌓아 성공모델을 만드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을.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은 '게으르지만 콘텐츠로 돈을 잘 법니다'이지만, 저자님은 절대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는 추측을 해본다. 이것은 마치 초절정고수의 산책속도가 민간인이 자동차를 타는 속도와 비슷하다 뭐 이런게 아닐까. 힘을 빼고 쓴 책이지만 내용만은 돈주고도 못살 정보들로 가득차있다. 강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