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수호천사 - 나의 공부와 인생을 성장시키는 7가지 열쇠
이범.홍은경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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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나나흰 4기 활동 중 선택도서로 신청해서 나에게 온 책이다. 거짓말 안 보태고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집중해서 재미있게 읽었다. 청소년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인 소설이라 가능했다. 그리고 11년 째 아침저녁으로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중학생들 이야기이기 때문에 '맞아!!, 똑같네!!'하면서 공감하며 읽었기 때문에 더 재미있었다. 이제 다 읽고 서평 정리하느라 검색해보니 2008년에 "수호천사 이야기"라는 책 제목을 달고 출간했던 책인데 (얼마나 손 보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개정판이 나온 모양이다. 다산북스에서 출간한 책 답게 만듦새가 깔끔하고 좋다. 필요한 청소년이나 부모님이 찾아 읽기에는 지금 제목이 훨씬 접근성이 좋아보인다. 중학교 도덕과 교육과정에서도 다루고 있는 다양한 주제들- 공부, 외모, 소비, 꿈, 생활 습관, 마음 다스리기, 더불어 살기, 주체적인 삶과 같은 청소년기에 꼭 고민해보아야 할 주제들을 스토리텔링으로 공감 가게 다루고 있어서 도덕 교사로서 중학생들에게 꼭 소개해주고 싶은 책이다. 짝꿍 도덕 선생님 학급 교실에 비치하면 학생들 손에 이 책에 미칠지 궁금하다.

 

이 소설은 현지라는 여중생인 주인공이 중학생 때부터는 성적이 중요하다며 공부를 강요하는 엄마와 관계가 틀어지면서 겪는 일들을 발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빠에게 '페이스메이커'에 대해 들은 후 인터넷에서 '셰르파'라는 카페에 가입해 '달님'님과 쪽지를 주고받으면서 자신이 가진 고민들을 해결할 힌트를 얻는다. 부제에 '7가지 열쇠'가 붙어 있을 때 알아보았어야 하는데, 여기서 다루는 청소년이 쉽게 고민할 만한 소재는 총 7가지이고 주인공은 7가지 색깔 상자에 그 고민을 적어서 넣어둔다. 해결과정까지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될 듯해 자세한 이야기는 적지 않는다. 청소년에게 스스로 자신이 힘든 이유를 예쁜 편지지에 글로 적게하는 방식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이제 막 전전두엽이 자리잡고 발달하는 시기라 아직 감정뇌가 잘 움직이기 때문에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에 '고민'에 매몰되기 시작하면 끝도 한도 없다. 돌아보면 내 청소년기도 그랬고 요즘도 특히 여학생들이 쉽게 깊은 우울감에 빠지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지는 경우를 보곤 한다. "어른이 되고 보니 그 일은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사소한 일이었더라"라고 지금 엄청 매우 고민하고 있는 중인 청소년에게 말해봐야 꼰대질 밖에 되지 않는다. 청소년 스스로 믿고 의지하는 어른(=페이스 메이커)이 힌트만 주고 자신의 문제를 청소년 스스로 어딘가에 글로든 말로든 털어놓을 공간이 있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아이든 어른이든 걱정이 있을 때 거기에 매몰되어 계속 생각하면 해결책은 떠오르지 않고 계속 힘들기만 하다. 종이에 글로 써보는 일은 상황과 자신을 객관화하기 좋다고 읽었다.   

 

"공부는 결코 '외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즉 '내면'으로 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문제집 몇 권을 풀었는지 자랑삼는 식의 외형적 성과들에 기대려 하지만 내면이 결핍되면 외형으로 위안 받긴 어렵다. 그동안 내가 만난 최상위권 학생들이 가진 공통적인 특징은 '자기성찰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자신만의 공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고, 자기수양의 힘을 통해 공부를 방해하는 각종 유혹을 이겨 낼 수 있다." 5쪽. 

나나흰 담당자께서 이 책 소개글을 올려주셨을 때 요즘 읽을 책이 많은데도 한치의 고민 없이 신청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자가 이범 선생님이었기 때문이다. 메가스터디에서 나와 '교육평론가'라는 당시 생소한 명칭으로 자신을 소개하며 교육 관련 강연을 하시던 시절부터 책이 나오면 찾아 읽곤 했다. 한국 교육(+ 사회)이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의 원인을 냉철하게 드러내고 이를 해결할 교육정책 대안들을 설득력 있게 제시해주시곤 했다. 너무 큰 문제라 당장 손을 대서 해결할 수 있으리라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지치지 않고 교육정책에 관해 꾸준히 관심 갖고 계속 발언하자 교육정책 변화에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도 앉을 수 있게 되셨고 매우 조금씩이나마 교육혁신을 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치셨다고 생각한다. 가끔 좋은교사사무실에 교육정책 관련 특강을 하러 오실 때마다 큰 대안을 똑똑하게 현실화하고 계신데 대해 놀란다(교육 문제를 해결할 대안에 대한 방향성은 권재원 선생님과는 미묘하게 다른 지점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한때 인강으로 큰 돈을 벌었던 스타 강사였던 이범 선생님은 한국 학생들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책 중간 중간 평생 잘 공부하는 법에 대해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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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집중력 - 하루가 달라지는
나구모 요시노리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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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식"으로 유명한 저자가(나는 읽지 않았고 제목만 많이 봄) '집중력'을 주제로 신간을 출간했다. 물리적 몸을 가진 인간이 한계를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집중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고 어떤 습관을 가질지에 대해 생물학적 지식을 곁들여 가볍게 서술한 전형적인 자기계발서이다. 본인이 쓰고 있는 책이 바로 자기계발서인데 책 중간에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다 실천하고 하루 아침에 좋은 인간으로 변할 수 있을 듯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류의 말이 써 있어서 웃었다. 아무튼 유방 관련 전문의가 따로 없어서 다른 여러 과에서 나누어서 치료하던 시대에 이 분야가 잘 되리라는 선견지명을 가지고 키우고 연구했다고 하니 여러 모로 유명해질 만한 자격이 있는 의사다. 집중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의식주나 자세에 관한 잡다한 지식보다도 저자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집중력을 키우고 발휘했던 실제 경험 이야기가 훨씬 재미있었다.

 

일단 저자는 수도사 마냥 자신의 일상을 철저히 통제하는 습관을 지녔다. 최근 하루키가 자신이 어떤 생각으로 작가라는 직업 생활을 하는지를 다룬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읽었는데, 저자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할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 일과를 매우 일찍 시작하면서 계획을 철저히 지키고 있었다. 인간은 사실상 깊이 자는 논렘수면 3시간만 자도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은 일찍 잠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 등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매우 고요한 시간에 집중해서 수행한다고 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병원 관련 일을 보고 저녁에는 만나야할 사람을 만나거나 강연을 가고 다시 일찍 집에 들어와(2차를 절대 가지 않는 등!!) 일찍 잠드는 바른생활을 한다. 이미 인간이 "1일 1식"만 한다는 점에 대해 경악할 수 있었지만, 음식물 섭취에도 맛에 대한 쾌락을 억제하고 최대한 좋은 음식을 조금씩만 먹고 절대 야근하지 않고 일찍 일어나 일출을 보며 생체 시계를 낮으로 돌린다. 책은 그야말로 이렇게 살아야 건강에 좋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유혹 때문에 지키지 못하는 점들을 설득력 있는 근거를 들어 짚어낸다. 집중력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이러한 단순한 행동들을 작게 쪼개어 짧은 챕터가 끝날 때마다 '습관 41' 형식으로 60가지로 한 문장으로 정리해 실천을 돕는다.

 

저자는 자신을 두고 컴플렉스 덩어리였다고 말한다. 특히 모든 후세대들의 숙명이지만 비유가 아니라 진짜 아버지를 넘어서기 위해(본인 표현으로 사춘기 시절 '복수'하기 위해) 고2 말에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사실상 고3 때부터 정신 차렸는데 의대에 가고 의사가 될 수 있었다니 똑똑한 유전자와 근성을 이미 유전자로 물려받았으리라는 생각은 든다. 본인 스스로도 정신 차린 후로는 고3 때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인내하며 미친듯이 공부했다고 말하고 있다. 대학 때는 이런 저런 동아리와 승마를 하느라 또다시 닥치면 벼락치기로 준비하는 그였지만 벼락치기로 진급 시험에 통과하고 국가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니 이미 그는 갖추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어보인다. 어쨌거나 집중하지 못했던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또 본인이 실천해보니 효과가 있는 습관들이었기 때문에 이 책은 설득력을 얻는다. 외과의사가 된 후 유방 클리닉 관련 자신의 소명에 대해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동기부여하고 물리적 삶을 통제하며 많은 일들을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사회가 커지면서 젊은이는 체력만으로 무리를 지키지 못하였다. 포식이나 전투를 할 때도 체력만이 아닌 작전을 짜는 두뇌나 경험이 요구되었다. 또한 약한 자를 지키는 상냥함도 요구되었다.

이윽고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며 정치나 경제에 뛰어난 사람이 권력자가 되었다. 물론 권력자와 젊은이가 맨손으로 승부를 겨룬다면 젊은이가 이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회의 질서는 지킬 수 없다. 거기서 '윗사람을 존중하는 규칙'이 생겨났다. 그것이 법률, 윤리, 도덕, 교육으로, 이를 담당하는 뇌가 신피질이다...

어린아이가 천진한 것은 변연계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웃거나 화내거나 울거나 밥을 먹고 푹 자는 등 본능에 따라 산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에게 예절을 가르치려 한다. 가르칠 미자는 몸 신身자에 아름다울미美가 합쳐져 있다. 배우지 못한 아이는 거칠고 난폭하다. 부모에게 복종하는 아이는 '몸이 아름답게' 교육받는 것이다. 물론 아이들도 반항을 한다. 그것을 반항기라고 하며 서너 살 때가 '제1반항기', 사춘기가 '제2반항기'이다. 즉, 반항기는 신피질을 향한 변연계의 반항이다." 176-177쪽.

몇 년 전 한동안 뇌와 신경과학에 관한 책이 유행처럼 쏟아져 나올 때 찾아 읽곤 했다. 여기 3층 뇌에 관한 내용이 잠깐 나오기에 옮겨둔다. 도덕, 윤리, 교육이 다루는 내용이 혁신하기, '나이 들지 않기'도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주장에 따르면 체력적으로 약한 기성세대가 젊은이를 통제하는 도구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수유너머N 토요인문학에서 푸코의 "감시와 처벌"을 읽으면서 당연히 학교 이야기도 많이 했지만 학교아말로 '가르칠 미'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장소이다. 아마도 한자를 많이 쓰는 일본에서 자주 쓰는 글자인 듯 가르칠 미자를 처음 접했다. 요즘 나라나 교육부에서 '인성'이나 '안전'을 강조하는 맥락과 관련하여, 학생 신체 행동을 매우 세밀하게 분할해 순응을 실천하도록 유도하며 그러한 행동을 '착하다', '잘 배웠다'고 여기며 만족하는 어른 선생님들이 보인다. 아이는 아이 답게, 천진함을 잃지 않고 놀이하면서 삶과 관련된 이런 저런 기술들을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자기 인격을 예술작품처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돕자고 주장한다면 이 책 저자는 반대할지도 모르겠다. 신경과학 분야나 저자가 그렇게 주장하는 생물학적 맥락은 이해하겠지만.

 

원문출처: http://blog.yes24.com/document/8693715 제 주력 블로그는 예스이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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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보는 힘 - 처음 시작하는 관점 바꾸기 연습
이종인 지음 / 다산3.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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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나나흰에서 선택도서였다가 급 미션도서로 바뀌면서 나에게 온 책이다. 원래는 기업 경영 기법이었던 '트리즈'를 일상 생활 문제 해결에 활용한 사례들을 개념과 함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어려운 지점이 전혀 없이 책장을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었다. 경영이나 마케팅에 관심 없는 사람이지만 프로젝트수업, '사회실천창의상상프로젝트' 때문에 문제-> 해결하는 과정에는 관심이 많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었다. 여기서 다루는 문제가 모두 엄청 거창하거나 시급하지도 않다. 트리즈 맛을 보고 트리즈에 미친 주인공 홍 팀장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트리즈로 풀어보고, 심지어 평범한 상황 속에서도 문제를 찾아내 기회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떠나질 않아요."

김 차장의 말에 홍 팀장이 미소를 지었다.

"그게 바로 트리즈야. 이제 세상을 다양한 관점으로 보기 시작한 거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심과 질문이라고."

"머리가 더 복잡해진 것 같은데요."

"경직된 사고가 물처럼 자유로워지고 있는 거야. 대부분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205쪽.

 

효율적으로 결과를 뽑아내겠다며 비인간적으로 대처했다가 훨씬 큰 문제를 맞는 방향이 요즘 세태인 듯하다. 이런 와중에 제주 신용보증재단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따뜻한 금융인'을 지향하며 채무자가 가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서 멀리 보았을 때 채무자 본인과 재단 모두가 윈윈하는 해결책을 찾아내는 지점이 인상 깊다. 그리고 트리즈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제주의 풍광과 (문제 해결을 통해 쌓인) 인맥을 바탕으로 '여행하며, 쉬며,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트리즈를 배우는 여행을 기획한 점도 흥미로웠다. 사실 만병통치약은 없듯 트리즈라는 방법이 책 속 이야기들처럼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제를 일으키는 모순 속에서 타협점을 찾아서 해결하는 방식이 참신한 이름 만큼이나 그리 새로운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층 복잡해진 지식기반 사회에서 시시때때로 만나는 문제를 좀 더 잘 해결할 수 있으려면 사고방식과 행동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에 대해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원문주소: http://blog.yes24.com/document/8684992 저의 주력 블로그는 예스이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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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집사 - 집사가 남몰래 기록한 부자들의 작은 습관 53
아라이 나오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4.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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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모으기에 관심 생긴 요즘 공교롭게도 다산북스에서 경제 관련 자기계발서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 저기에 서평단 모집글이 올라오는 족족 신청하기도 했고 이 책은 나나흰 4기에서 선택 여지 없는 미션도서로 전환되면서 돈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는다. 일본인 저자가 쓴 자기계발서 특유의 간결하고 명쾌한 문체 덕분에 쉽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책 읽는 내내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속 풍경이 생각났다. '집사'라는 어휘 자체도 참 딴 세상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게 했고 실제로 그랬다.

 

 

"또 다른 고객은 서류 작성부터 거래처와의 미팅까지,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은 반드시 대신하게 한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한다. 그러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고용하고, 업무가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구조를 만든다. 나는 집사 서비스 회사를 경영하는 동시에 집사 실무 업무도 보고 있는데, 한 고객으로부터 "사장이 직접 현장 일을 해서는 안 되네. 사장은 철저히 경영에만 집중해야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어."라는 충고를 들었다." 102-103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주 가까이 있는 사장님?이 떠올랐다. 담임할 때 내 손으로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라 나도 누구를 비난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분은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손을 거쳐야 안심하는(거꾸로 말하면 불안 초조함과 타인에 대한 불신감으로 똘똘 뭉친) 분처럼 보이곤 한다. 권한을 위임했으면 어쨌든 담당자가 일을 마무리 지을 때까지 믿고 지켜보는 자세가 전문가인 성인들 집단에서 갖추어야 할 미덕인 듯해 아랫 사람들이 피곤해하곤 한다(는 사실을 본인은 알고 있으신지 모르겠다, 더 슬픈 지점은 직언해줄 사람이 없어보임).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혜로운 방식'으로 직언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위와 같은 이야기로 설득할 수는 있겠다. 리더 자리에서 해야할 일이 따로 있다, 이미 권한위임을 한 상태에서 부장급 정도도 할 수 있는 세밀한 일까지 본인 손으로 다 간섭하겠다는 생각은 구성원 모두를 피로하게 한다. 담당자가 짜놓은 큰 판을 어그러뜨릴 수 있고 자존감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으며 매우 비효율적으로 두 번 일, 세 번 일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리더는 소중한 시간에 자신만이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 모든 일에 간섭하느라 피로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예민함을 발산하지 말고. 그게 리더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여기 나오는 부자들은 인간 관계 자체를 목적으로 삼았기에 돈이 따라온 측면도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를 감수했기에 멀리 봤을 때 더 큰 것들을 얻곤 한다. 자신의 판단에 의해 자기 회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생존권이 왔다갔다 할 수도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에 더 열심히 산다. 지금은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멀리 봤을 때 꾸준히 돈이 들어가 결과적으로 큰 돈을 낭비하게 되는 지점을 찾아내어 절약한다. 항상 자신의 자산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손님을 대접할 때나 자신이 믿는 사람에게 투자할 때는 과감하고도 통 크게 한다. 시간, 빨리 기회 잡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책 목차만 훑어보아도 벼락부자 말고 오랜 시간 노력해서 알짜배기 부자가 된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아는 집안끼리 결혼시켜야 한다'는 둥 자기들끼리 부자놀이 하는 듯해보였던 드라마 속 유력자들이 어떤 인맥과 분위기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요즘 여러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통해 통해 경제 관념을 교육 받고(혹은 조련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이미 "엄마의 돈 공부" 속에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게 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작은 가게의 돈 버는 디테일"에서 돈 버는 구조 구축하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배웠다. 예스이십사 리뷰어클럽에서 받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다"에서는 노동자로서 빈부격차를 발생시키는 사회 구조를 읽는 눈을 기르고 있다. 요즘 왜 이렇게 돈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는지 궁금해지는 한편, 어떤 시기에 특정 주제에 집중한 독서를 하는 일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문출처: http://blog.yes24.com/document/8674258 저의 주력 블로그는 예스이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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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의 돈 버는 디테일 - 성공하는 가게의 무조건 팔리는 비법
다카이 요코 지음, 동소현 옮김 / 다산3.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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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안 보태고 손에 들자 마자(한 시간?) 다 읽었다. 신규 때는 선배 선생님들께서 재테크 이야기할 때 이해가 안 되었는데 요즘은 앞날 걱정할 때가 왔는지 관심이 생겨 다산북스 나나흰 선택도서로 올라온 이 책을 얼른 신청했다. 당장 가게를 할 일도 없고 월급이 뻔히 정해져 있어 일단은 불로소득이 아니고서야 노력을 해서 돈을 더 벌 수도 없는 직업을 가졌지만, 자기 가게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어떤 시스템을 구축해서 돈을 버는지 원리를 알고 싶었다. 책이 재미있고도 쉽게 읽혔던 이유는 똑똑하게도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컨설턴트인 여주인공이 우연히 들어간 사무실과 집 근처 심야 식당에서 수프 카레를 먹은 후, 맛있는 수프 카레를 계속 먹고 싶어 폐업 직전인 이 가게 사장이 재기하도록 돕는다는 이야기이다. 

 

여주인공은 "돈 버는 건, 사실 어렵지 않다고."라는 말버릇을 가지고 있다. '계속성'을 바탕으로 돈 버는 시스템을 잘 구축해두기만 한다면 그야말로 돈은 계속, 많이 들어온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잘은 모르지만 경영학 분야 마케팅 기법들을 실제 사례에 잘 녹여내어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시스템도 첫번째 주자가 혜택을 보고 나면 따라가는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없는 기법들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사장은 컨설턴트이 이야기해주는 실제 사례 속 원리들을 잘 배워두었다가 자신의 상황에 잘 응용해서 성공을 거둔다. 기본적으로 자기계발서이니 '해피엔딩'이라고 적어도 스포일러라고 욕 먹지는 않을 테다. 각 챕터가 끝날 때마다 원리를 정리해주는 '도야마 사코라코의 디테일'도 쏠쏠하다.

 

 "앞서 소개해드린 회사들과 크게 다른 건, 주택이라고 하는 일생을 통틀어 가장 비싼 값을 치르고 사는 물건을 다룬다는 점입니다. 금액의 단위가 큰 만큼 미끼 상품으로 유인하여 주력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므로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차근차근 쌓아나가면서 단계별로 적절한 성과를 내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만약 다른 주택건설 업체가 이 인테리어 소품 가게의 머그잔 전략을 모방해도 1년 정도 되는 짧은 기간에는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이 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조바심을 내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여야 합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계속성'이야말로 성공의 가장 큰 열쇠임을 알 수 있습니다." 138-139쪽.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서서 먹는 프랑스 요리 전문점의 테이블 회전율 높이기나 위 사례 속 주택건설 업체가 머그컵 판매부터 시작해 손님과 신뢰 관계를 꾸준히 구축하면서 주택을 팔고 리모델링 사업을 따내기까지의 과정, 관광지에 거점을 잡아 한 달에 한 번씩 고객에게 새로운 푸딩을 보내주는 사업을 만들어낸 디저트 가게, 지역 햄버거 가게가 (마치 요즘 스벅에서 활용하는 손님 계급화하기, 혹은 여러 회사들의 서포터즈 운영 전략처럼) 지역 주민들을 햄버거 가게의 팬이자 동반자로 만드는 과정 등 작은 가게가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울지도 모르는 설득력 있는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다. 게다가 이야기로 윤색하긴 했지만 실제 모델들이 있는 사례라니 재미있었다. 요즘 진로 단원 수업을 하면서 가까운 미래 산업 생태계 읽기, 공부하는 이유 알기 등을 다루고 있다. 창업가형인 친구들이 반마다 몇 명씩 있는데, 저성장 시대에 자신이 재미있어하는 분야에 관한 착한 기업을 잘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사회적 기업 이야기도 짧게나마 들려주고 있다. 생존에 관해 위험하고 불안한 시대를 살아갈 다음 세대가 빈부 격차 덜한 사회 속에서 망하지 않고 편안하게 살 수 있기를 바라면서.

 

(제 주력 블로그는 예스이십사입니다. 원문 출처: http://blog.yes24.com/document/866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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