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집사 - 집사가 남몰래 기록한 부자들의 작은 습관 53
아라이 나오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4.0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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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모으기에 관심 생긴 요즘 공교롭게도 다산북스에서 경제 관련 자기계발서를 쏟아내고 있다. 여기 저기에 서평단 모집글이 올라오는 족족 신청하기도 했고 이 책은 나나흰 4기에서 선택 여지 없는 미션도서로 전환되면서 돈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읽는다. 일본인 저자가 쓴 자기계발서 특유의 간결하고 명쾌한 문체 덕분에 쉽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책 읽는 내내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속 풍경이 생각났다. '집사'라는 어휘 자체도 참 딴 세상 이야기를 들을 마음의 준비를 하게 했고 실제로 그랬다.

 

 

"또 다른 고객은 서류 작성부터 거래처와의 미팅까지, '누군가가 대신해줄 수 있는 일은 반드시 대신하게 한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한다. 그러기 위해 우수한 인재를 고용하고, 업무가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구조를 만든다. 나는 집사 서비스 회사를 경영하는 동시에 집사 실무 업무도 보고 있는데, 한 고객으로부터 "사장이 직접 현장 일을 해서는 안 되네. 사장은 철저히 경영에만 집중해야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어."라는 충고를 들었다." 102-103쪽.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주 가까이 있는 사장님?이 떠올랐다. 담임할 때 내 손으로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향이라 나도 누구를 비난할 처지는 아니지만, 그분은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의 손을 거쳐야 안심하는(거꾸로 말하면 불안 초조함과 타인에 대한 불신감으로 똘똘 뭉친) 분처럼 보이곤 한다. 권한을 위임했으면 어쨌든 담당자가 일을 마무리 지을 때까지 믿고 지켜보는 자세가 전문가인 성인들 집단에서 갖추어야 할 미덕인 듯해 아랫 사람들이 피곤해하곤 한다(는 사실을 본인은 알고 있으신지 모르겠다, 더 슬픈 지점은 직언해줄 사람이 없어보임).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지혜로운 방식'으로 직언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위와 같은 이야기로 설득할 수는 있겠다. 리더 자리에서 해야할 일이 따로 있다, 이미 권한위임을 한 상태에서 부장급 정도도 할 수 있는 세밀한 일까지 본인 손으로 다 간섭하겠다는 생각은 구성원 모두를 피로하게 한다. 담당자가 짜놓은 큰 판을 어그러뜨릴 수 있고 자존감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으며 매우 비효율적으로 두 번 일, 세 번 일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리더는 소중한 시간에 자신만이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을 했으면 한다. 모든 일에 간섭하느라 피로해져서 주변 사람들에게 예민함을 발산하지 말고. 그게 리더로서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여기 나오는 부자들은 인간 관계 자체를 목적으로 삼았기에 돈이 따라온 측면도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를 감수했기에 멀리 봤을 때 더 큰 것들을 얻곤 한다. 자신의 판단에 의해 자기 회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의 생존권이 왔다갔다 할 수도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기에 더 열심히 산다. 지금은 얼마 안 되는 금액이지만 멀리 봤을 때 꾸준히 돈이 들어가 결과적으로 큰 돈을 낭비하게 되는 지점을 찾아내어 절약한다. 항상 자신의 자산을 잘 파악하고 있다. 그런데 손님을 대접할 때나 자신이 믿는 사람에게 투자할 때는 과감하고도 통 크게 한다. 시간, 빨리 기회 잡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책 목차만 훑어보아도 벼락부자 말고 오랜 시간 노력해서 알짜배기 부자가 된 사람들이 부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아는 집안끼리 결혼시켜야 한다'는 둥 자기들끼리 부자놀이 하는 듯해보였던 드라마 속 유력자들이 어떤 인맥과 분위기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어했는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요즘 여러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통해 통해 경제 관념을 교육 받고(혹은 조련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이미 "엄마의 돈 공부" 속에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게 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작은 가게의 돈 버는 디테일"에서 돈 버는 구조 구축하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배웠다. 예스이십사 리뷰어클럽에서 받은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다"에서는 노동자로서 빈부격차를 발생시키는 사회 구조를 읽는 눈을 기르고 있다. 요즘 왜 이렇게 돈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는지 궁금해지는 한편, 어떤 시기에 특정 주제에 집중한 독서를 하는 일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원문출처: http://blog.yes24.com/document/8674258 저의 주력 블로그는 예스이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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