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주머니는 엉망이에요!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지기 하나오 지음, 대니얼 그레이 바넷 그림, 김지은 옮김 / 보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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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자립 혹은 독립을 훈련시킬 때, 참고할 만한 그림책.

말로 지시하거나, 강압적인 방법이 아닌,

마치 자신의 의지로 독립을 선택했다는 기분이 들 수 있게끔

상황을 조율하는 노련한 엄마의 이야기.

'이런 방법도 있다'라는 소개의 정확하고 구체적인 예시랄까.

어찌 보면 고민하는 부모들의 안내서나 매뉴얼로도 볼 수 있겠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자고 앉았자니,

기억 속 맘에 걸리는 에피소드들이 하나 둘씩 늘어간다.

지금 내 아이는 그 때로부터 한참 지나왔지만, 그 일이 어떻게 남아있을까...

그 일들이 그저 좋은 거름이 되기를 기원하는 것은 부질없다싶기도 하고, 욕심이 넘친다 싶기도 하고...

지금 다시 애를 키우면 이렇게 키울 수 있을까? 생각도 들고...

괜히 자꾸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되돌아보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잘하자!!

어제까지는 끊어내고 오늘부터! 다시! 리마인드!


엄마는 아이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것도 같고, 그러면서 엄마의 자아를 놓치는 것 같지도 않고,

그야말로 완벽한 엄마이다.

알렉산더는 참 행운아구나, 이런 엄마를 만나고!

좋겠다~~


장면마다 시원시원한 일러가 마치 엄마의 조율과 계획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흠.. 멋지군!


글 작가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서 그건 좀 궁금하다.

그림 작가는 올해 한국에 세네권이 한꺼번에 소개되는 중이구나.


간단하게 깔끔하게 잘 만든 그림책!

간단한 주제인데 (어쩌면 간단할수록 더욱)

읽는 자의 마음따라 다르게 도착하는 메세지들!

책의 메세지는 꼬여있지 않고 쉽고 분명하다. 

그저 오늘 읽은 나의 마음이 어지러워 이 얘기 저 얘기 떠오를 뿐.



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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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뜰에서 작은 곰자리 64
조던 스콧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김지은 옮김 / 책읽는곰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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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글대로 아름답고

그림은 그림대로 아름답고

글과 그림이 함께 하면 더욱 너무 아름다운 책이다.


할머니라는 단어의 느낌이야 각자 다르겠지만, 다수는 그리움이 함께 붙어 있지 않을까.

할머니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없었더라도 불러 일으켜질 것 같은 책.

흔히들, 음악이 타임머신이라고...

그치만 귀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데도, 

책을 펼치고 있는 동안 내가 마치 조던 스콧의 경험 속 어느 부분에 들어가 있는,

그리고 곧 동시에 내 할머니와의 추억들 속 어딘가를 부유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림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화풍은 이런 느낌을 감상을 여지없이 강력하게 불러 일으킨다.

또렷하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아서

시드니 스미스의 이미지들은

빗 속에 펴져가는 브레이크 등들처럼

추억이란 기억이란

그렇게 개인 내부에서 소환되고 동시에 번져간다.


문득 출판사는 왜 3월에 이 책을 출판하려고 했을까 궁금증이 든다.

봄이 생명력이라? 오락가락 잦은 비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다시 봄이 오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자들의 시간이란 건 굴러가야하니까?


북토크 라방을 보았는데 출판 시기에 대한 에디터의 관점같은 건 없었다. 담엔 기획 의도에 대해 에디터를 통해 듣고 싶다(궁금하군).


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쓰는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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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린의 푸른 공방 인문 그림책 19
로마나 코슈트코바 지음, 베로니카 블코바 외 그림, 황유진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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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다.

아름다운 일러와 섬세한 정서가 책 안에 가득하다.

그리고 기술에 관해 상세히 보고된 책이다.

두 가지의 균형 잘 맞추며 완성된 책이다.

마치, 책 속의 할아버지의 공방에서 완성된 수공품들처럼.


한국의 사라져가는 많은 장인들을 떠올리게하는 책이고,

체코에서도 두 군데 남았다는 쪽빛 날염 공방에 대한 애잔함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정보가 꽤 되는 책이고 분량도 좀 있지만,

아이들과 읽기에는 부담이 없어보인다. 

그만큼 글작가님과 그림작가님들 사이에 협력이 잘 된 거 같다. 마치 책 속의 할아버지의 일과 할머니의 일처럼.

스웨이드 장갑에 그라데이션 되는 쪽빛이 이 책의 전체적인 색감을 잡고 있다.

그리고 장갑 속에서 정직하게 움직이는 손을 거쳐 시작되는 모든 공정들을 상상하게 된다.

장인들의 노고를 감히 상상해보고

그들이 일에 대해 가지는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책이다.


책에 나오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해 오신 것 같다.

부부의 공예품을 찾는 이도 많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염색하시는동안 할머니도 염색과 바느질을 하시며, 소위 2차가공도 하시고 예배당으로 자봉활동을 나가시는 것도 같다. 인생에 있어 아쉬울 것이 없는 부부로 보인다.

화룡점정으로, 아폴린을 만나서 더없이 행복한 삶을 사시는 것 같다.

빛의 아이라는 아폴린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마지막 걱정거리를 없애며

그 자리를 채운다.

사랑 속에 자란 아이는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간다. 자신의 몫을 잘 해낼 수 있는 한 사람으로 자라난다.

완벽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책 마지막 부분에는 전래동화처럼 전통을 잇기 위해 내려온 인형이야기를 아폴린이 후대에 전하게 될 거라고 한다. 더없이 완벽하다!(그래서 안심되고 좋다)

작가들의 바람일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고, 수공 작업과 작업자에 대한 애정이 있는 나로서도 바라게 된다.

우리나라의 모든 무형 문화재들에게도 전수자가 생기기를.

그리고 체코의 두 군데 공방에도 전수자들을 자처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나이들수록 진하게 남는다.

좋은 책 만들어주신 출판사 관계자분들 수고많으셨고 고맙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고 서평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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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이 웃었어 사계절 그림책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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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본인의 감상을 솔직히 적습니다>


어느 책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어느 그림책이 그렇지 않겠냐마는,

이 책은 정말!! 꼭!! 진짜!!

실물!! 

실물을 손으로 만나야한다. 

그 후에, 실물을 눈으로 만나야한다.

실물을 눈으로만 만나는 것으로는 50%만 이 책을 경험하는 일이므로, 꼭 손이 먼저 만났으면 한다.

이 책을 만난 후에,

종이의 세계는 얼마나 깊고 넓을 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인간의 감각은 90%을 시각에 의지하고 있고,

시각은 기본적으로 빛의 반사에 따른 것인데,

이 책에서 쓴 종이들은 빛의 반사에 대한 여러 경우를 하위한다.

질감.

질감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이 디지털로 환원될 미래에 대해서 한참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감각적인 것들은 다 잊고 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

다시 생각의 머리를 오프라인, 아날로그 쪽으로 돌려보게 되었다.

아직 인간에게는, 인간의 감각에게는 혹은 인간의 뇌에게는 실물의 성질이 필요한 것일까...

언제까지 그런 실물 감각들이 필요한 것일까...


작가와 일본 제작자 쪽에서 어떤 레이어들을 품고서 이런 책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주제를 뺀 만듦새만으로도 한참을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주제를 넣은 온전한 만듦새로는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색.

종이의 질감만으로도 이틀 이상을 얘기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거기다 색이라니.

새파란 파랑과 황금색이 떠오르는 표지의 노랑에

겉지를 벗기면 안은 눈물이 차오른 것 같은 파랑에 무당벌레가 있다.

삼원색의 무당벌레는 그 파랑 위에 있다.

그리고 다시 겉지를 씌우고 첫 장을 넘기면

노랑.

말도 안되는 노랑이, 새파란 파랑과 노랑에 누구나 다 압도될 것이다.

색감의 차이가

종이에서 비롯되어진 여러 갈래의 색들이 각자의 빛으로 나를 통과해가는 기분이 든다.

파랑 겉지의 두께와 노랑 면지의 두께는 또 다른 레이어를 만들고,

파랑과 노랑의 만남에서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게 된다.


극명한 대비와 갈래진 질감과

본문의 글은 완전히 또 달라서

마치 끝나지 않는 반전의 방에 들어온 것 같다.

본문의 글은 장면마다 보여주는 다양하게 화려한(화려할 수 없는 색들의 화려함이란...)

그림의 색들과는 달리

차분하다.

무게추의 글이 가지고 있다는 듯이.


아이의 천진함과 순수함으로 글은 진행된다.

뭐 별다른 얘기도 아니다.

글자만 옮겨두고 보면,

감동이 몰아칠 이야기도 아니고, 가슴에 돌멩이 하나 던질 얘기도 아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차분하고 자분자분히 흘러가는 이야기를

그림들과 함께 보면

그림책을 덮을 때쯤

작게 한숨을 쉬며 가슴을 한 번 크게 들썩이게 되더라.

그리고 뭘 읽었나 싶어 다시 읽어보게 되더라.


감정을, 감상을 글로 옮기는 것을 늘 어려워하는 나라서,

이 책은 꼭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하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어보고 머리로 마음으로 느끼길 권한다, 추천한다.



추신>

사계절에서 원제작자와 수많은 의논을 거치고 많은 단계를 지난 후,

상당한 공을 들여 책을 제작했다고 건너 들었다.

- 사계절 관계자들께

고맙습니다. 애많이 쓰셨습니다,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났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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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의 모든 계절이야
유혜율 지음, 이수연 그림 / 후즈갓마이테일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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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만나는 것이 더욱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책.

캔버스 질감이 느껴지는 

붓질이 느껴지는

표지는 벽에 걸어두어도 온 집을 빛나게 할 것 같다.


엄마가 자녀에게 하는 말이 제목인 거 같아.

왜 이런 말을 보면, 아빠는 안떠오르는지, 내가 엄마라서 그런건지...


아이의 성장을 고스란히 담아둔 것 같은 책.

로버트 먼치의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의 한국 버전이랄까.


책 속의 아이는 많은 시도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만큼 자랄까. 자람의 속도는 개인마다 달라서... 자람의 경험이 남기는 자국도 개인마다 다를 텐데...


읽고 또 읽고 또 읽어도

아이가 떠나면 캄캄함 속에 혼자 빠져 있을 것처럼 슬퍼하는 엄마에게 완전히 이입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아직 경험해보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상상만으로는 그렇게까지 슬플 거 같지 않지만, 또 모르지, 젤 많이 울고 있을지도.

어쩌면, 우리가 보고 자란 엄마들의 모습이 그저 입다물고 자신의 모습들을 많이 가려 놓아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에 온전히 이입이 안되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엄마는 자꾸 나 이렇다고 말하는 거 같아서... 그런데, 그게 나쁜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있지 않은가. 나 너랑 지낸 시간이 이랬다고 말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부분을 아직 내가 못 받아들이는구나 싶기도 하다...


읽고 읽을수록

아이의 흔들림이 더 크게 다가온다.

사춘기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어른의 시작과 끝은 어디일까.

어른이 되어도 다 괜찮지 않은 것들도 있는데...


거리를 오가면 지나치는 학생들이 모습이 겹쳐지고,

나의 그 시기가 겹쳐지고,

내 아이의 그 시기가 겹쳐진다.


책처럼, 사랑할 수 있기를.

책처럼, 서로에게 좋은 관계이기를.

책에서처럼, 기다릴 수 있는 엄마이기를.

책에서처럼, 끝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를.

책에서처럼, 무사히 자신의 세계를 찾고 만들고 나아가기를.

그래서 언제고 만나서 이야기하며 재미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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