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린의 푸른 공방 인문 그림책 19
로마나 코슈트코바 지음, 베로니카 블코바 외 그림, 황유진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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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이다.

아름다운 일러와 섬세한 정서가 책 안에 가득하다.

그리고 기술에 관해 상세히 보고된 책이다.

두 가지의 균형 잘 맞추며 완성된 책이다.

마치, 책 속의 할아버지의 공방에서 완성된 수공품들처럼.


한국의 사라져가는 많은 장인들을 떠올리게하는 책이고,

체코에서도 두 군데 남았다는 쪽빛 날염 공방에 대한 애잔함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정보가 꽤 되는 책이고 분량도 좀 있지만,

아이들과 읽기에는 부담이 없어보인다. 

그만큼 글작가님과 그림작가님들 사이에 협력이 잘 된 거 같다. 마치 책 속의 할아버지의 일과 할머니의 일처럼.

스웨이드 장갑에 그라데이션 되는 쪽빛이 이 책의 전체적인 색감을 잡고 있다.

그리고 장갑 속에서 정직하게 움직이는 손을 거쳐 시작되는 모든 공정들을 상상하게 된다.

장인들의 노고를 감히 상상해보고

그들이 일에 대해 가지는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지는 책이다.


책에 나오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해 오신 것 같다.

부부의 공예품을 찾는 이도 많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염색하시는동안 할머니도 염색과 바느질을 하시며, 소위 2차가공도 하시고 예배당으로 자봉활동을 나가시는 것도 같다. 인생에 있어 아쉬울 것이 없는 부부로 보인다.

화룡점정으로, 아폴린을 만나서 더없이 행복한 삶을 사시는 것 같다.

빛의 아이라는 아폴린이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마지막 걱정거리를 없애며

그 자리를 채운다.

사랑 속에 자란 아이는 자신의 자리를 잘 찾아간다. 자신의 몫을 잘 해낼 수 있는 한 사람으로 자라난다.

완벽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책 마지막 부분에는 전래동화처럼 전통을 잇기 위해 내려온 인형이야기를 아폴린이 후대에 전하게 될 거라고 한다. 더없이 완벽하다!(그래서 안심되고 좋다)

작가들의 바람일까? 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고, 수공 작업과 작업자에 대한 애정이 있는 나로서도 바라게 된다.

우리나라의 모든 무형 문화재들에게도 전수자가 생기기를.

그리고 체코의 두 군데 공방에도 전수자들을 자처하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나이들수록 진하게 남는다.

좋은 책 만들어주신 출판사 관계자분들 수고많으셨고 고맙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받고 서평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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