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춘당 사탕의 맛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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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제사 상에는 올라가지 않은 것이었다.

언제 첨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대중매체였으리라고 짐작만 해본다.

마트에서 파는 걸 본 거 같기도 하고.

사탕이란 건 알았는데, 무슨 맛인지 이름이 뭐였는지 따위는 관심도 없었다.

그저 색깔 참.. 크기가 참... 하고 지나쳤을 뿐이었다.

그 때는 그렇게도 촌스럽게만 보이던 사탕이...

이렇게 만나니 참.. 뭐라 말을 함부로 붙이지 못하겠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자, 한 가지 생각만 떠올랐다.

고정순 작가님.

와... 정점에 오르신 건가...

여기서 정점이라고 하기엔 하고싶은, 남아있는 이야기와 색이 많으시겠지만, 애들말로 와.. 역대급!!


또.. 책 덮은 후 드는 생각에 외할머니가 계셨다.

내 결혼식에도 외할머니를 보자마자 울기 시작해서...

왜 이리 외할머니가 맘에 자꾸 남는지...

지상 사람이 자꾸 생각하면 좋은 곳으로 가시지도 못한다는데

울 할머니 평생을 생각하면 생각 1도 안하고 추억 1도 안해서 좋은 곳으로 가시기만을 빌어야하는데... 결혼을 하고, 시댁이 생기고, 아이들을 키우고 나이를 먹다보니, 엄마도 엄마지만, 외할머니 생각이 그렇게 난다.

물론, 울 외할머니와 옥춘당 책의 순임할머님은 전혀 다른 인생이지만...(할아버지들 캐릭터도 전혀 다르시고...)

왜 이리 자꾸 떠오르는지...

울 할머니 혼자 병원에서 얼마나 그 시간이...

무슨 단어로 표현해야하나...

쓸쓸하고 끔찍하고 잔인하고 배신감과...

몸 움직여서 뭐 해줄 수 있을 때, 할머니 (그나마도) 멀쩡할 때는 안 오던 자식들이 지 자식들까지 바리바리 데리고 서울에서부터 내려오면 뭘하나...

입에 뭘 넣어줄 수도 없고 뭘 싸줄 수도 없고 돈도 한 푼 쥐어줄 수도 없고...

뭐 그런 거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매일매일 24시간동안, 눈 뜨는 아침마다 무슨 생각을 하셨을지

매일을 어떻게 버티거나 넘기셨을지...


하이고.. 

지금 이런 상념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냐...


울 할머니 성불하소서~ 울 외할머니 예수와 함께 부활하소서~


그리고 나는

알잖아, 나만 잘하면 된다. 정신 똑디 잡고.


<서평단 모집에 손들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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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에 뿔 났어!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데이비드 스몰 지음, 엄혜숙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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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았습니다>


데이비드 스몰 작가님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나인데요, 이번 책은 왜 도대체 몰랐지? 했더니 으흐흐흐 복간책이군요!



1985 라고 써 있죠?  :)


그리고!

얘는 이어지는 책이 또 있어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3746757

이렇게 멋진 꼬리 봤어?

라는 책이에요! 하하하 셋트입니다! 

그리고 아마 뿔 책에 이어 꼬리 책을 안 보실 수 없을 거에요!

그걸 참으신다면 대박! 당신은 현자~ (두둥, 하산하시오~)


이모겐은 좀 낯선데...

이 친구의 이름이에요!

머리 위에 크다란 뿔 달고 창 밖으로 얼굴 내밀고 미소 짓고 있는 주인공의 이름이에요.


여느 때와 같이 눈 뜬 어느날(목욜!) 아침,

크으다란 사슴뿔이 머리 위에 얹혀있는 내 머리를 발견했어요!

으아아앙 얼마나 묵직할까요. 이미 경추가 내려앉는 느낌;;; 

그래서 이모겐을 보자마자 엄마는 기절해버리고요.

(왜 이 엄마가 이렇게 밉상으로 보이는지... ;;;;)

가족들의 반응과 일하시는 분들의 반응이 사뭇 대조되어

책 보는 마음이 이상야릇해집니다.

피를 나눈 가족들이 해야할 것만 같은 반응을 남이 하고 있고,

남이 해야할 것 같은 반응을 혈육들이 하고 있고요.

가족이 세상에서 가장 아픈 상처를 가장 먼저 남긴다고 하던데

으아아아~~ 괜히 찔리고 괜히 돌아보고 그렇게 되네요.


가족들이 뭐라건, 타인들이 뭐라건

이모겐은 자신만의 뿔을 머리에 척 달고서

하루를 거뜬히 '잘' 보내버립니다!

나와 함께 해주는 이들과 함께 말이지요!

참 배우고 닮고 싶네요!


그리고,

세상 살이 갖가지 일들을 만나게 되는 모든 이들이

이모겐처럼 살아갔으면하고 괜히 턱도 없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모두가 그럴 수 없더라도

이 책을 본 이들 중 누구라도 이모겐처럼

그냥 그렇게 하루를 잘 보낼 수 있기를요.

그러면 정말 담날 아침엔 또 새로운 하루를 만나게 되도록!


아.. 이모겐은 정말 새로운 하루를 다시 시작하게 되긴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 이야기는 셋트 책에 있어요!

이렇게 호기심에 끌려 셋트 책까지 보게 하는 전략!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출판사 천잰데?


그리고 무엇보다

으아아아아 데이비드 스몰!! 이시지 않습니까!

무조건 ㄱ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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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색 인생그림책 14
리사 아이사토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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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고,

너무나 개별적인 얘기고,

누구가 겪을 수 밖에 없는 얘기이면서

나에겐 특별한 얘기.


요즘따라 인간의 물리적 한계의 모순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데,

이 책은 개인적 느낌에 너무 부합하는 책이라...

책의 글은 그런 느낌이고,,,

그림은 사람의 맘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움이 결국 우릴 구원할꺼야라는 책을 오래 전에 읽었는데,

책 내용은 좀 다를 수 있으나, 

책의 제목이 명제처럼 오랫동안 내게 뚜렷이 남아있다.


미의 관점도 각자 달라서,

사람마다 주관적으로 느끼겠지만,

(흰금 파검 드레스에서 이미 끝나지 않았나.... 우리는 모두 자폐아일지도;;;)

그래도 공통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지점.

인간의 신체적, 물리적 한계를 가졌기 때문에 모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 생기는 걸까...

도대체 보편 타당은 어디서 오는 걸까..

라고 질문하면 이과분들이 뭐 저 따위 질문을 하냐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


여튼, 일러가 너무 아름답다로 유명한 책이지만,

책을 덮고 곱씹을수록

이 책은 철학책이다. 진한 인본주의적인 색깔과 홍익인간의 뉘앙스와 박애의 요점정리같은 책.


책 뒷면의 그림 연보가 있는데,


이것 또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한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그릴 때는, 이 작가는 별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물론 장면마다 최선을 다해 그렸겠지만.

1초 후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삶에서

이런 걸 미리 기획하고 그림을 그렸을 거 같지 않고

만약 이 그림들이 철저한 기획 하의 산물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감동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우연적인 만남이 더 감동적이듯, 

작가가 미처 설계하지 못했으나, 독자에게로 와서, 혹은 출판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싣지 못한 의미들도 실린 게 아닐까, 그 역시 인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들이 계속 줄을 잇는다.


한 때는, 인간에 대한 높은 이상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 이상이 깨질 때마다 분노하고 주먹을 쥐고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싶었는데...

이제는 알지. 그것은 그저 나만의 감정임을.

타인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렇게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은연중에 카테고리 안에 묶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지금도 가끔 한다.

나 같은 부류의 인간에게는 죽을 때까지의 배움이 꼭 필요하다.

죽을 때까지 나의 돌머리와 뒷북들과 함께 할 것만 같은 자조적인 웃음이 나지만,

그러므로, 나는 더더 배우고 더더 익히고 더더 성장하려고 노력하게따!!!


지지 않겠다. 이대로 쓸려가지 않겠다.

수많은 보편과 고유를 가지고 누가 뭐라든

내 이름에 대한 내 인생을 살고 싶다, 라는 맘이 강하게 든다.


그 누구라도 타인의 시간을 폄하할 수 없으니.

나는 나대로, 내 한계를 바라보며 어떻게든 움직여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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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힐버트
바두르 오스카르손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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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일을 잘 하고 있는 중인데

갑자기 친구 연락이 온다.

밑도끝도 없이 나더러 자기 쪽으로 오란다.

(이미 여기서 맘 상했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뭐 사람 일이란 게 설명 못할 일일 수도 있지. 그러니,

일단 가 본다.

도착했더니, 개황당한 소릴 한다.

넘들 같으면, 무시할텐데.

얘가 내 친구라서 또 진지하게 들어본다.

아무리 진지하게 들어봐도 한 대 때리고 싶은 맘이 들려는데,

힐버트(표지의 망또 두른 애)의 

(헐 망또!!!! 쓰다가 깨달음;;;;)

친구인 밥은,

진지하다, 끝까지 진지하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힐버트 대신에

방법을 고민한다.

고민하고 시도한다.

한 번, 두 번, 세 번, 

책엔 몇 가지만 나오지만,

읽고난 지금 내 맘으로는 밥은 될 때까지 시도했을 것만 같다.

그리고, 과연, 밥의 시도만큼

그리고 서로를 배려한 만큼

힐버트가 원하는대로 되었다.

우정에 관한 좋은 책이기도 하고, 배려에 관한 좋은 책이기도 하고,

마음을 모으면, 이 변화가 어떤 변화를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이야기할 수 있기도 한,

폭이 무척 넓은 책이구나.

이 작가님 대단하시다. 이런 간결한 그림과 이야기로, 이렇게 많은 레이어를 쌓을 수 있다니.

즉각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는 힌트들에 익숙해서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런데, 오~ 이 작가님 매력있으시구만!

앞으로 ... 음.... 여튼, 카르손. 카르손 작가님 자주 찾아보게 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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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좀 말려 줘요! 그림책봄 20
신순재 지음, 안은진 그림 / 봄개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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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ㅠ

알라딘의 이 쓰기 시스템 너무 안좋다.

사진 넣기가 너무 옛날 방식이고(최소한 20년 전 방식인 듯;;;)

쓰다가 날려먹었는데;;;;

으아아아아아아아아 ㅡ,.ㅡ


다시 맘을 다 잡고;;;



털숭이들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일단 걔들 좀 보면서 맘을 가라앉히자...


이런 과학적 사실 전달에 있어 캐릭터의 중요성은 말해 뭐하겠냐마는,

얘들의 대사만 따라가도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귀여운 애들이 똑똑하기까지!!


말린다는 것, 시간을 들인다는 것, 마음을 쏟는다는 것, 품을 들여 뭔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

단순히 증발이라는 현상만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

과학적 현상 뒤에 숨어 있는 것들을 털숭이들이 보여주는 것 같다.


이 털숭이들 작업 과정이 궁금하다. 그림 작가님 머리 속에서 어떻게 진화해서 지금이 모습이 되었을지...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내용.

교과서에 있는 내용이라는 것.

옛부터 사용해왔던 삶의 지혜라는 것.

안은진 작가의 품이 어마무시하게 든 작업이란 것.


쓰다보니,

세상에 품이 안 들고 맛있고 멋지게 되는 게 뭘까 싶다.

자본주의라서 돈이 많은 것들을 대체하는게 가능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우리는 수작업을 선호하기도 하고...

아이 키우는 일도, 내가 사람이 되는 일도 역시 시간과 현상과 마음이 드는 일인 것.

갑자기 인문학이 되었네;;;;

좋은 책이란, 이렇게 어느 장르 없이 생각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좋은 책 만드신 관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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