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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모든 색 ㅣ 인생그림책 14
리사 아이사토 지음, 김지은 옮김 / 길벗어린이 / 2021년 12월
평점 :
서평단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았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고,
너무나 개별적인 얘기고,
누구가 겪을 수 밖에 없는 얘기이면서
나에겐 특별한 얘기.
요즘따라 인간의 물리적 한계의 모순점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데,
이 책은 개인적 느낌에 너무 부합하는 책이라...
책의 글은 그런 느낌이고,,,
그림은 사람의 맘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아름다움이 결국 우릴 구원할꺼야라는 책을 오래 전에 읽었는데,
책 내용은 좀 다를 수 있으나,
책의 제목이 명제처럼 오랫동안 내게 뚜렷이 남아있다.
미의 관점도 각자 달라서,
사람마다 주관적으로 느끼겠지만,
(흰금 파검 드레스에서 이미 끝나지 않았나.... 우리는 모두 자폐아일지도;;;)
그래도 공통적으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지점.
인간의 신체적, 물리적 한계를 가졌기 때문에 모두 동의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이 생기는 걸까...
도대체 보편 타당은 어디서 오는 걸까..
라고 질문하면 이과분들이 뭐 저 따위 질문을 하냐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
여튼, 일러가 너무 아름답다로 유명한 책이지만,
책을 덮고 곱씹을수록
이 책은 철학책이다. 진한 인본주의적인 색깔과 홍익인간의 뉘앙스와 박애의 요점정리같은 책.
책 뒷면의 그림 연보가 있는데,
이것 또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갖게 한다.
그림 한 장 한 장을 그릴 때는, 이 작가는 별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다.
물론 장면마다 최선을 다해 그렸겠지만.
1초 후에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삶에서
이런 걸 미리 기획하고 그림을 그렸을 거 같지 않고
만약 이 그림들이 철저한 기획 하의 산물이었다면, 이렇게까지 감동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우연적인 만남이 더 감동적이듯,
작가가 미처 설계하지 못했으나, 독자에게로 와서, 혹은 출판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싣지 못한 의미들도 실린 게 아닐까, 그 역시 인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들이 계속 줄을 잇는다.
한 때는, 인간에 대한 높은 이상을 가진 적이 있었다.
그 이상이 깨질 때마다 분노하고 주먹을 쥐고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고 싶었는데...
이제는 알지. 그것은 그저 나만의 감정임을.
타인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렇게 다른 신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은연중에 카테고리 안에 묶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지금도 가끔 한다.
나 같은 부류의 인간에게는 죽을 때까지의 배움이 꼭 필요하다.
죽을 때까지 나의 돌머리와 뒷북들과 함께 할 것만 같은 자조적인 웃음이 나지만,
그러므로, 나는 더더 배우고 더더 익히고 더더 성장하려고 노력하게따!!!
지지 않겠다. 이대로 쓸려가지 않겠다.
수많은 보편과 고유를 가지고 누가 뭐라든
내 이름에 대한 내 인생을 살고 싶다, 라는 맘이 강하게 든다.
그 누구라도 타인의 시간을 폄하할 수 없으니.
나는 나대로, 내 한계를 바라보며 어떻게든 움직여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