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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한쪽 눈을 뜨다 ㅣ 문학동네 청소년 7
은이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2월
평점 :
예전에 읽었던 위기철님의 “아홉살 인생”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도 내 나이 아홉 살이었을때 이 아이만큼 인생을 다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른들이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거나 속상한 적이 있었는데... 하고 말이다. 나이 어린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2학년. 아홉 살짜리 아이가 하는 생각은 그 당시 크다고 생각하지만 어른이 된 나의 시각으로 보자면 아주 작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생각. 어른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번에 읽었던 책은 은이정님의 “괴물, 한쪽눈을 뜨다”.
책의 겉표지에는 한번도 본적이 없는 이상스런 털달린 괴물이 그려져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한쪽은 코끼리 같기도 하고 한쪽은 원숭이 같기도 하고 한쪽은 사자 같기도 하다. 어찌보면 흉측하게 보이지만 여기저기 달린 눈을 보면 왠지 세상을 향해 겁을 잔뜩 먹고 있는듯해 보여 마음이 짠해지기도 한다.
이 괴물은 영섭이다. 임영섭.
영섭이와 태준, 정진, 하태석 등의 등장하는 아이들은 중학교 2학년 한반에 있는 친구들이다. 키가 제일 큰것에 비해 마음이 한없이 약할 것만 같은 영섭이와 반에서 어쩔 수 없는 반장이 되어서 그저 할 일만 묵묵히 하는 태준, 그리고 영섭이를 시도 때도 없이 괴롭혀서 말썽을 피우는 정진과 하태석. 이들을 영섭이는 육식동물이라고 부른다.
왜 육식동물이냐고? 영섭이는 ‘사바나에 사는 동물들’이라는 책을 보며 동물들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공부를 하는 이유는? 변신을 해야 하기 때문이란다. 변신? 사람이 어떻게 동물로 변신을 하지? 라고 생각하다가 영섭이를 보면 변신이 가능할 것 도 같다. 각 상황에 따라 대처하는 방법을 동물로 변신하는 것으로 해결하려는 영섭. 예를 들면 하이에나 같은 육식동물이 괴롭히려 치면 가시두더지로 변해서 한없이 땅을 파고 그 안에 숨으려고 한다. 이런 영섭과 영섭을 괴롭히려는 육식동물 정진, 하태석등으로 인해 교실은 늘 아수라장이다.
그리도 또 등장하는 인물. 하마 선생님. 영섭이가 한 표현에 의하면 담임선생님을 표현하는 동물은 하마다. 왜 그럴까 책을 읽는 내내 생각해봤는데 얼마 전에 tv를 보면서 남편이 한말이 생각이 났다. 하마가 제일 강하다고. 강한 이유는 초식동물인데 화가나면 정말 무식하게 다 죽인다는 것. 캬~ 정말 책을 읽어보니 영섭이네 담임선생님은 하마다. 리얼 하마.
평상시에는 초식동물이라 학생들을 잘 챙겨주고 도닥거려 주지만 나쁜 행동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정말 무식할 정도로 따끔하게 혼을 내주는 선생님. 이 선생님으로 인해 이 교실은 어떤 난관도 잘 헤쳐 나갈듯 싶은데... 선생님도 사람인지라 참 힘들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절절하게 느꼈던 점은 모두 사람이라는 것. 모두 뜨겁게 뛰는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것. 물론 마음에 안들게 남을 괴롭히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 역시도 사람이고 방관하고 있는 자도 사람이고 괴롭힘을 당하는 자도 사람이라는 것.
딱 그 나이 때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시각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다.
이 책은 선생님, 학생, 부모님들이 읽으면 정말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당장 읽어야 할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꼭 읽어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