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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의 결혼식
한지수 지음 / 열림원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신예작가 한지수.
1967년 평택출생. 2006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 중.단편소설 부분에 중편 [천사와 미모사]당선.
이번에 읽은 [자정의 결혼식]이라는 책은 한지수씨가 쓴 총 7개의 단편소설이 엮여있다.
*미란다 원칙
*천사와 미모사
*배꼽의 기원
*이불 개는 남자
*자정의 결혼식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
*페르마타
그녀의 7편의 단편은 어느 것 하나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 없다.
미란다 원칙을 읽으면서는 마지막에 독자의 뒷통수를 후려치는 것 같은 강한 느낌이 들었고, 천사와 미모사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수많은 상상을 하게끔 만들었다. 배꼽의 기원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내 몸의 자궁이 이야기하고 있었고, 이불 개는 남자는 무언가를 연상 시키는듯 하면서 마무리가 되어서 진한 여운을 남겼다. 자정의 결혼식은 성 정체성이 혼란스러울 때 어떻게 느낄 것 같은지를 상상하게 만들어 주었고,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는 다문화 가정의 부부가 서로가 조금씩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느끼게 되는 감정선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페르마타 의사이기에 더욱더 자신의 건강을 신경쓸 것 같지만 자신을 더욱더 놓아버리고 있었던 치과의를 이야기하면서 의사로서의 고충보다는 환경적인 부분에서 죄여오는 스트레스에 얽매이는 한 불쌍한 인간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요즘 읽은 책들에서도 많이 들었던 생각이지만 점점 작가들의 표현이 적나라해지고 있는 듯하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이전까지는 조금씩 눌러놓고 가둬놓았던 느낌들이 이제는 소설 속에 보여 지고 있다. 그렇게 적나라해지면서 독자는 어느 면에서는 최고조로 공감하고 어느 면에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부분을 느끼는 것 같다. 물론 나 한사람이 느끼는 감정이지만 말이다. 첫 번째 단편이었던 미란다의 원칙은 짧은데도 불구하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확 놀라게 만들었던 반면에 천사와 미모사는 몇 번을 다시 읽은 후에야 조금씩 공감할 수가 있었다. 이불 개는 남자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더 진행이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 반면에 주인공들의 감정에 깊이 다가갈 수 있어서 인상에 남았던 것 같다. 열대야에서 온 무지개는 평상시 내가 생각할 수가 없었던 다문화 가정의 아내를 조금이나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얻을까?
지금 나와의 삶과는 조금 다른 삶을 느껴보고 싶은 욕심일까? 아니면 그저 평상시에는 누릴 수 없는 스릴을 맛보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그 어떤 다른 이유일까?
읽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다른 삶을 느껴보는 것이 더 큰 이유인것 같다.
그래서 단편을 좋아할 것 같지만 사실 잘 읽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로 하여금 수많은 생각을 낳게 하기에 충분히 괜찮은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