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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레지스탕스 - 저항하는 인간, 법체계를 전복하다 ㅣ 레지스탕스 총서 1
박경신 외 지음 / 해피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호모 레지스탕스’ 이 책을 처음 접하던 날 전에 읽었던 김두식 선생님의 ‘불멸의 신성가족’이 생각났다. 소위 엘리트라 불리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들. 우리는 그들을 변호사, 검사, 판사라고 부른다. 그들은 ‘법’이라는 것을 다루고 있으며 ‘법’이라는 것을 가지고 서로 싸운다. 전혀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법’에 관한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는데... 이번에는 ‘호모 레지스탕스’였다.
이 책은 총 7명의 저자들이 쓴 글이 들어있으며 우리가 그동안 뉴스로나마 잠시 접했던 그런 사건들, 소외된 이웃들, 나일 수도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적혀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들은 법대를 나온 내가 ‘신성가족’이라고 생각했던 그 부류의 사람들이다.
세상에는 여러사람이 있다. 너도 나도 모두 같은 색깔을 가지고 있지 않고 모두 각기 다른 가치관과 각기 다른 환경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다. 여기 있는 엘리트들도 마찬가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엘리트 과정을 거지고 법대를 졸업해 사법고시까지 패스했으면 우리가 영화 ‘부당거래’에서 본 주양 검사처럼 많은 것들을 챙길 수 있을법도 한데... 그래서 다리 쭉 뻗고 온갖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법도 한데... 아닌 사람도 있나보다. 아니 있었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저자들을 직접 보지 않았고 직접 만나보지 않아서 어떤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이 책을 읽었다. 여기서 만난 그들은 평범한 국민인 나조차도 신경 쓰고 살지 않았던 그런 소외계층의 고충까지도 고민하고 어떻게 싸워야 할지 또 생각하고, 이런 사건들을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 책이 나온 것만 해도 그렇지 않은가?
예를 들자면 평소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허위사실의 분포’ 건의 미네르바 사건. 우리 일상에는 저자가 이야기 하듯이 허위사실이 너무나도 많다. 심지어 나조차도 말을 주고 받을 때 진실이 100%라고 장담을 못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그 허위사실을 인터넷에 글로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이슈화 되니 경찰에 붙들려 갔다. 과연 무엇이 옳은 것일까? 물론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각자 다르겠지만 이 책은 이렇게 한 사건 하나하나마다 읽고 있는 독자에게 질문한다. 과연 이것이 옳은 것일까? 당신은 어찌 생각하는가?
읽는 동안 물론 쉬운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정치에 관해서, 사회에 관해서 나처럼 문외한인 사람이 읽었을 때는 어렵지만 그동안 내가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일들에 대해서 조금씩 더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다.
전에 인터넷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는 ‘강풀’이라는 작가의 ‘26년’ 만화를 읽을 때 그의 말이 생각난다. ‘잘못된 것을 잊으면 안된다. 잊는걸로 잘못한 사람이 옳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이 이기게 되는 것이다’라는 식의 말을 했었다.
이제는 우리도 조금씩 관심을 가지며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금당장 뭔가 바뀌지 않아도 앞으로라도 바뀔 수 있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하며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