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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
배연국 지음 / 글로세움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늦은 밤 극장을 찾았다. 장훈감독,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 관람하기 위해서 찾았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극장은 더위를 피하여 영화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5.18민주화 운동을 다룬 이 영화는 택시운전사가 독일 기자를 대리고 광주로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그 곳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참혹한 현실을 마주치면서 주인공이 겪는 갈등과 고뇌와 사랑을 다루었다. 인상적인 장면은 화려한 휴가라 불리우는 시위 진압작전에 맞닥드린 시민들이 서로를 위하고 돕는 장면이었다. 자신의 목숨보다 타인의 고통을 더욱 안타까워하며 자발적으로 서로를 돕는 모습이었다. 택시들은 부상자들을 실어나르고, 의사들은 무료로 시술을 하고, 여인들은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학고, 시위자들을 서로를 독려하며 민주주의 탄압에 대해 거세게 저항하고 있었다. 사랑이란 감정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세상을 가장 이롭게 하는 방법을 공자는 모든 사람들이 측은지심을 가지면 가능하다고 하였다. 우리 정치가 민주주의로 갈 수 있었던 큰 시발점에 위치한 측은지심과 정부에 대한 분노로 똘똘뭉친 그날의 광주시민들에게 경외를 표한다. 영화를 보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의 감동은 영화와 오버랩되어 가슴 깊숙이 감동으로 다가왔다.
사랑이란 단어를 우린 아주 쉽게 생각한다. 사랑은 영화, 시, 소설, 음악 등에서 많이 다루어지며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흔한 단어이기 때문이다. 일상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인지 사랑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오랜 시간 함께 지내온 부부간의 사랑 표현은 연애시절 애틋한 감정의 십분의 일도 못미친다. 너무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못느낄 수 있다는 아주 고전적인 핑계도 있지만 터질듯한 심장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배려하던 그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한다.
사랑한다는 표현은 자주해야한다. 가족, 친지, 이웃, 동료, 친구 등 우리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으로 나의 마음을 전달하고 그 마음이 상대방 마음에 남아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는 긍정적인 효과는 사회생활의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작가 배연국은 세계일보 사회부장, 경제부장을 거쳐서 현제 논설실장으로 제직중이다. 한국기자협회에서 기자상을 두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언론인으로 바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런 그가 사랑이란 아주 고귀한 단어를 가지고 아름다운 사연으로 가득한 <사랑의 온도>라는 책을 집필하였다. 꽃과 물방울을 좋아하여 휴대폰으로 직접 찍은 물방울 사진을 책의 곳곳에 넣어 소녀같은 감수성을 보여주고 있는데, 작가의 연배나 남성상을 고려하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긴하지만 작가가 이렇게나 순수한 감정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책은 사랑에 관한 수많은 일화를 엮은 책이다. 글의 도입부에 유치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닭살이 돋지만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눈시울이 붉어지며 감동이 밀려온다. 부모 자식과의 사랑, 사랑하는 연인의 사랑,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주는 헌신, 작은 동물들이 보여주는 사랑,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에 얽힌 애틋한 사랑 등 다양한 일화가 적혀있다. 감동적인 글은 책에 표시를 하였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읽어 주거나 글을 적거나 혹은 사진을 찍어 공유하였다. SNS상에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이 넘치지만 이렇게 전달한 나의 글귀들은 작가의 순수한 마음과 결부되어 타인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왔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