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버드 마지막 강의 - 하버드는 졸업생에게 마지막으로 무엇을 가르칠까?
제임스 라이언 지음, 노지양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8월
평점 :
운동장에 모두 모여라는 교내 방송이 울린다.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못 이긴척 느릿느릿 운동장으로 향한다. 아직 교장선생님은 자리에 안 계신다. 졸업식을 하 기전에 학생대표는 미리 교단에 나가 연습을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오와 열을 맞추고 있다. 앞사람 뒷통수를 바라보면서 어깨넓이 만큼 팔을 벌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고 식이 시작하길 기다린다. 유난히 운동장 모래가 새롭게 보인다. 발로 모래를 모으거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개미라도 한 마리 지나간다면 감사할 따름이다. 졸업을 축하한다는 마지막 말만 귓게에 맴돈다. 교장선생님의 졸업축사는 나의 기억에 그렇게 자리 잡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졸업식 축사는 누군가 적어주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교장선생님에 대한 인식이 권위적이고 고리타분한 할아버지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아서인지도 모른다. 나뿐아니라 아마 졸업식 축사가 기억에 남은 학생들은 우리나라에는 전국에서 손에 꼽힐 것 같다. 대학교 졸업은 취업에 목을 매달고 있어서 그런지 참석율 마저 더욱 저조하다.
미국에서는 졸업식 축사를 소중한 인생 강의를 듣는 마지막 시간이란 의미에서 ‘마지막 강의’라고 부른다. 그 수많은 축사 중에서도 최고의 인재들을 배출하는 하버드의 졸업 축사는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축사를 제안 받은 제임스 라이언 학장은 졸업식 축사를 무엇을 주제로 할 것이란 질문을 받자 ‘질문’을 주제로 선택한다. 그리고 그의 축사는 조회수 1000만이 넘는 명강연으로 떠오르고, 이 강연을 책으로 내자는 출판을 제의받아 <하버드 마지막 강의>라는 책을 출판하였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책의 주요 내용은 질문이다. 질문이 가지는 힘을 강조하며, 인생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구심점이라고 책을 통해 독자에게 말한다.
모든 이해의 근본인 “잠깐만요. 뭐라구요?”, 모든 호기심의 근원인 “나는 궁금한데요”, 모든 전진의 시작인 “우리가 적어도...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좋은 관계의 기본인 “내가 어떻게 도울까요?”, 삶의 핵심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무엇이 가장중요한가?”라는 5가지 질문이 이 책의 핵심이다. 책은 작가의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이 5가지 질문이 가지는 힘과 그에 따라 삶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서술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교육방식과 오직 취업을 위해 학업에 열중하는 우리내 대학과는 상반되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도와줄 수 있으며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무엇이 중요한지 돌아보게 만들어 자신을 위한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길 작가는 바란다. 그리고 보너스 질문에서 정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삶을 살고 있는지 반문한다.
명강의란 이런 것이다. 작가는 졸업식 축사를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고뇌했다고 한다. 물론 내가 모르는 명연설도 존재하겠지만, 형식적인 졸업식 축사로 가득찬 우리내 졸업식 축사와 상반된다. 이제 사회초년생으로 사회에 나가는 학생들에게 더 큰 꿈과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기위해 삶의 나침반을 만들어 주었다. 수많은 자기개발서가 있고 삶의 방향을 가르쳐주는 지침서가 있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한낱 텍스트에 불과하다. 생각해보고 행동해보기 바란다. 조회수 1000만이 가지는 의미는 엄청나다. 제임스 라이언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을 가지고 다시 질문해 보기 바란다. 우리에게 엄청난 호기심과 용기를 가져다 줄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