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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면 그녀는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거나 여자가 남자를 사랑할 때 혹은 그 감정이 서로 통하여 연애를 하게 된다. 그전에 서로에 대한 작은 정보들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알아가고 배려한다. 연락이 되지 않으면 갑갑해 하고, 아무의미 없는 문자에도 설례인다. 잦은 만남을 통해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사랑에 대한 감정을 표출한다. 선물을 주기도 하고 사랑의 감정을 듬뿍 실어 편지로 보네기도 한다. 아프지 않은지 밥은 잘먹고 다니는지 오늘 하루는 아무일 없이 잘 보넸는지 서로 걱정도 한다. 이런 사랑이란 감정은 연애를 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언제 내가 그랬냐는 듯이 식어버린다. 연애하기 전에 보여줬던 배려는 차츰 없어지고 설례였던 마음도 예전같지 않다. 단순히 취향이 맞다고 이제 서로에 대해 알만큼 알았다고 무미건조한 연애는 접고 연애의 마지막 종착역인 결혼을 향해 달려간다. 분명 내가 잠을 못들 정도로 사랑하던 사람이 었는데 왜 그 뜨거웠던 감정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되었을까.
가와무라 겐키는 <만약 세상에서 고양이가 살아진다면>이란 책으로 베스트 셀러 작가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전작에서는 죽기직전의 주인공이 삶에서 소중하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 둘씩 지워가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되돌아 보는 이야기이다. 소재도 참신했고 구성도 매우 뛰어나 흡입력이 좋았으며, 감동까지 있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 충분했다. 가와무라 켄키의 이번 작품 <4월이 되면 그녀는>이란 작품은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누구나 마음 속으로는 생각하고는 있지만 차마 하지못하거나 행동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책의 구성은 책의 제목처럼 4월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1년이란 시간의 흐름으로 주인공과 관련된 주변인물들의 사랑이란 감정에 대한 변화를 잔잔하게 그려 내고 있다. 후지시로가 좋아했던 첫사랑 하루에게 뜬금없이 날라온 편지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추억으로 잊고 지낸 그녀의 편지는 단숨에 그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추억속의 그녀를 만나게 해준다. 약혼녀 야오이와 자유분방한 그녀의 동생 준, 그리고 환자에게 사랑으르 느낀 회사 동료 나나, 갑작스런 죽음으로 충격을 준 학교선배 오시마 이들이 보여주는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
작가는 원초적인 감정인 사랑에 대해 등장하는 인물의 사연으로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한다.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계속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을 것일까. 사랑한다는 감정없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다시 찾아온 사랑이 내가 원하는 진정한 사랑으로 남아 평생토록 유지하며 살아갈 수는 있을까. 감정은 주관적이다. 누군가 개입되어 옳다 그르다고 판단하는 문제는 아니다. 준의 감정이 이해되는 독자도 있을 것이고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4월이 되면 그녀는>이란 책으로 그에 대한 대답을 각자 정의해보기 바란다. 나름대로의 최고의 사랑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