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쓰면 재미있는 어린이 사자성어 맛있는 교양 1
박일귀 지음, 김현후 그림 / 맛있는책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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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맛있는 책에서 아이들을 위한 사자성어 책을 출판하였다. 사자성어는 고사 성어로 불우기도 하는데 ‘고사’란 유래가 있는 옛날의 일로 주로 역사적인 일을 가리키고, ‘성어’는 옛사람들이 만들어낸 관용어를 가리킨다. 사자성어는 특히, 아이들이 읽을 때는 단순 한자어만 나열하여 외우거나 하면 한자의 뜻과 음이 제대로 기억나지 않고 헛갈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사자성어의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자성어가 유래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접근하도록 한다. 하지만, 사자성어를 실질적으로 생활에 도입하기까지가 또 큰 난관이다. 유래된 이야기는 알겠는데 이 이야기가 현실에 어떤 상황과 일치하는지 아이들의 사고로는 쉽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래서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맛있는 책’에서는 아이들이 약한 부분 ‘실생활 적용’에 중점을 두고 책을 편찬하였다. 책은 페이지 좌, 우를 활용하여 좌측에는 사자성어의 음과 뜻, 그리고 한자가 적혀있고 무슨 뜻일까요?라는 제목을 두고 사자성어가 뜻하는 의미에 대해 상세히 적혀있으며 아래에는 해당 사자성어와 비슷한 사자성어를 수록하여 비교해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만화를 수록하여 실생활에 사자성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앙증맞은 그림으로 익살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해당 페이지가 이 책의 킬러 포인트인 것처럼 아이들은 왼쪽 페이지보다는 오른쪽 페이지에 집중하여 책을 읽었다. 읽고 난 뒤 등장하는 유령(?)들이 사용하는 사자성어를 어떤 상황에 사용하지는 파악하고 뜻을 나중에 보는 순서로 읽는 것이 신기하게 보였다. 확실히 아이들은 텍스트보다는 그림을 좋아해서 그럴까?

출판사 '맛있는 책'에서는 글 밥이 많은 아이들이 책일 읽기 싫어하는 특성을 십분 활용하여 킬러 콘텐츠인 학습만화로 접근을 시도하였다. 현제 천재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올드 스테어스의 대항마로 보인다. 사자성어를 필두로 수수께끼, 한국사, 어휘 등 다양한 장르로 출판을 한다면 더 많은 아이들이 읽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은 초등 4학년 아이가 읽었는데 너무 짧고 유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초등 1학년 아이에게 읽히니 너무 재미있다고 하니 초등 저학년에 알맞은 책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책 읽기에 너무 좋은 방학 시즌을 맞이하였다. 방학 때 이 책을 통해 사자성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한자에 조금 가깝게 지내보면 어떨까? 아마 이 책을 다 읽었을 때쯤은 더 재미있는 책이 발간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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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의 힘 생각의 격 - 교양인을 위한 70가지 시사이슈 찬반토론,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허원순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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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자. 일단 마음을 진정시키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때?” 


서로 상대방의 입장은 이해하지 못하고 예민하게 대립각을 새우며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할 때 자주 듣던 말이다. 이미 자신의 처한 입장이 절대적이고 진리라고 생각이 드는 순간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는 부처가 아닌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기란 매우 힘들다. 아무리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고 하지만 상대방의 입장으로 감정이입이 되지 않을뿐더러 상대방의 입장이 되었다고 한들 상대방이 왜 내 생각과 다른지 이해하지를 못한다. 이런 자리에서의 토론은 목소리만 높아지고 결론 도출 또한 힘들어 다음 회의 때 다시 논의해 보자고 마무리 짓는다. 


나와 다른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까? 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서모임을 나갔다. 독서모임에서는 같은 책을 읽고 발제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모두 같은 책을 읽더라도 모두 다르게 느끼고 이해하고 생각한다. 생각을 나눌 때 나와 다른 의견을 존중하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법을 배웠다.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한 의견에서는 감탄한다. 나의 입장에 대해 관철하기 전에 타인의 입장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마음을 여는 과정이 수반되어야 진정한 토론이 가능하다고 생각이 든다.

[토론의 힘 생각의 격]이란 제목의 책은 <교양인을 위한 70가지 시사 이슈 찬반 토론>이란 부제를 달고 출판되었다. 한국경제신문사에 출판한 이 책은 최근에 등장한 사회적 이슈를 찬성·반대·생각하기 3단계로 구분하여 나와 다른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보고 상반된 시각과 통찰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더욱 논리적으로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여기 있는 토론의 이슈는 당장 이것이 옳고 그르다고 정답을 낼 수 없는 사항들로 가득 차있다. 오늘은 찬성의 입장에 섰더라도 당장 내일 반대의 입장으로 바뀔 수도 있다. 그만큼 결정하기 힘든 사항들이기 때문에 상당히 객관적인 입장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책에 수록되어 있는 이슈를 잠시 살펴보자면

“카카오 ‘먹통 사고’, 적극 보상해야 하나, 소극 보상해야 하나?”

“지하철 적자 심각한데 노인 무임승차 지속해야 할까?”

"아프간 난민 수용 문제, 어떻게 봐야 할까?”

“주식 공매도, 금지해야 할까?”

“주 4일 근로제, 현실적으로 도입 가능한가?” 

등이 있다. 주제만 보더라도 밤을 새워 토론하더라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것 같은 주제들이다. 이 책을 출판한 작가는 나와 다른 관점을 통해 상식의 범위를 넓히고 나아가 사고의 깊이를 더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게 돕는 것, 그것이 토론의 힘이라고 말한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득과 실이 있기에 정답이 없어 보인다. 굳이 선택을 해야 한다고 하면 실이 적은 쪽은 선택해야 할 것 같지만 그 것 또한 녹록지 않다. 책은 이런 토론 주제를 1부 가치의 충돌, 2부 경쟁과 규제, 3부 고용과 노동, 4부 성장과 복지로 크게 구분하여 수록하여 놓았다. 각 주제별 찬반 의견은 많은 수의 페이지를 차지하지 않는다. 핵심 쟁점과 해결 방안 그리고 득과 실을 각각 수록해 놓았는데 선택과 판단은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이 책을 통해 매일 접하는 수많은 문제 속에서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해 보고 사고의 판단을 넓혀보는 좋은 개기가 생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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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식의 도시 탐구 - 우리나라 도시에 숨겨진 과학 이야기
곽재식 지음 / 아라크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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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이라는 방송이 있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역을 여행하면서 각 지역의 대표적인 곳을 방문하고 이에 대한 이야기를 자신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풀어내는 방송이었다. 내가 여행 혹은 업무차 방문해 본 지역을 내가 미쳐 보지 못한 부분까지 소개하는 장면이 신선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알쓸신잡에도 김상욱과 장동선, 정재승이란 과학자가 등장하여 과학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었지만 곽재식 작가가 출연하였다면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느낀 아쉬움을 곽재식 작가도 느꼈을까? SF 도서 출판계의 공장장, 곽재식 작가가 이번엔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곽재식의 도시 탐구]라는 책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도시들이 있지만 곽재식 작가는 심사숙고하여 10개의 도시를 선정하였다. 청주, 대전, 전주, 속초, 경주, 울산, 제주, 수원, 여수, 부산. 도시 탐구라고 하면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나머지 도시들을 부가적으로 소개할 줄 알았는데 책의 목차를 보니 선정에 대한 특별한 규칙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이 책에 소개되지 않는 인천, 강릉, 세종 등은 다음 책(?)에 소개할 것이라 믿는다. 일단, 도시 탐구가 잘 팔려야겠지? 책 구입을 위해 서평까지 확인해 본 독자라면 아마 책을 구입할 것이니깐 다음 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겠다. 

아무튼, 곽재식 작가의 도시 이야기는 청주부터 시작된다. 제2의 도시에 살고 있는 ‘부산러’ 입장에서는 부산이 처음 등장하지 않는 것이 의외였다. 아마 중요한 인물은 나중에 등장하는 소설적 요소(?)를 가미한 배려가 아닐까? 계속,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지네. 사실 난 청주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청주뿐 아니라 백제의 나라인 충청북도와 충청남도를 가본 적도 없다. 부산에 살아서 그런지 인근이라 생각하는 곳이 경주, 대구, 진주, 남해 등이고 조금 더 나아가면 여수, 청도, 포항 정도가 되겠다. 아직 방문을 해보지 않은 도시라 내심 기대하며 읽었다. 충주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없다는 것. 책을 읽어야 되는 이유로 한몫한 것 같다. 작가는 청주의 두꺼비에 주목했다. 산란을 위해 산에서 내려오는 수많은 두꺼비들이 운행 중이던 차량과 사고가 발생하여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주시와 주민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원흥이 두꺼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되었다고 소개하고 1952년 녹화사업으로 심은 가로수길(플라타너스)는 70년이 지난 지금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고 한다. 이어서, 소개하는 도시는 성심당과 이미 한 몸이 된 대전, 작가는 대전의 명물인 성심당의 튀김소보루를 뒤로하고 그 이전 유명했던 음식, 가락국수를 소개한다. 교통의 요지가 된 대전에서 맛볼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음식의 유례와 의미를 소개하고 과학도시로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는지 경험을 토대로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속초, 경주, 울산, 제주 등을 나머지 장을 활용하여 소개하는데 여행 가이드로 곽재식 작가를 모시고 여행을 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상상을 하게끔 읽는 내내 바보 도 트는 소리를 내며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곽재식 작가는 책이 나오면 놀라고 한다. 신간이 나온 지 얼마 되었다고 또 신간이 나오다니 하고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집필 속도도 놀랐지만 곽재식 작가의 집필 속도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빨리 집필한다고 내용이 허술하지도 않고 매번 감탄을 자아나더니 과연이라는 말이 따라붙을 만하다. 작가는 과학자의 시선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여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마, 곽재식의 도시 탐구와 같이 도시가 아닌 농촌, 어촌 등 미처 가보지 못한 우리나라 곳곳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인근 도시로 여행 가기 전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길 바란다. 해당 도시를 향하는 동안 내용을 곱씹어 보면 원래 보던 도시도 새롭게 보이 않을까? 지금 나에겐 부산이 또 새롭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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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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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열전에서 두 번째의 인물로 을지문덕이 등장한다. 첫 번째 인물이 신라의 명장 김유신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물임은 틀림이 없다. 삼국사기에서 김유신 만큼 많은 양을 할애하지 않았고, 내용 또한 살수대첩 하나에 국한되어 있어 아쉬움이 많지만 신채호는 을지문덕의 생애와 그의 공적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을지문덕은 비범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살수의 꽃]을 편찬한 윤선미 작가도 을지문덕에 관한 사료가 너무 적어서 글을 쓰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무려 8년 동안 사료를 모았으며 그 바탕으로 소설가의 상상력을 더해 을지문덕의 생애를 [살수의 꽃] 1,2권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윤선미 작가 이전에 김진명 작가를 통해 을지문덕을 만난 적이 있었다. 때문인지 이 책을 읽을 때 김진명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과 윤선미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도 비견하는 재미 또한 있었다.

이야기는 을지문덕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다. 윤선미 작가는 을지문덕 장군이 평양에서 태어나고 상인인 아버지는 일찍 여의었으며 어머니 우 씨는 연나부 출신 평민으로 설정하였다. 문덕은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신분 또한 도저히 바뀔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어느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문덕의 어머니 또한 자식이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로 찾아온 개마무사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고 자신도 나라를 지키는 무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결심은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앞에서 목숨을 걸고 약조하게 되며 훗날 그가 장군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어머니가 아파서 오밤중에 찾아간 의원 앞에서 가리라는 의문(운명적?)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문덕은 제천행사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평강공주의 양아들이 된다. 그리고 온달장군이 사망한 원인이 갑옷도 뚫고 지나가는 쇠뇌라는 무기로 인한 것을 알게 되고 쇠뇌는 삼국 중에 신라의 것이 가장 뛰어나다는 정보를 입수, 신라에 첩자로 잠입하여 비기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신라로 몰래 잠입한 문덕은 우여곡절 끝에 비기를 입수하게 되고 공을 인정받아 더욱 평강의 신뢰를 얻게 되는데... 1권은 이렇게 을지문덕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장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어진 2권에서는 장수가 되어 수나라군과 전투를 하는 과정에서의 고뇌와 역경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이 단순히 수나라 와의 전쟁이 아닌 백제, 신라와의 치열한 경쟁 또한 등장하여 그 시절의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을지문덕 장군하면 살수대첩부터 떠올린다. 무려 113만이라고 하는 어마 무지한 숫자의 수나라군을 괴멸시킨 명장으로 말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장군, 을지문덕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오버랩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 윤선미는 [살수의 꽃]을 통해 비록 평민 신분이지만 한계에 좌절하고 굴복하지 않고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을지문덕의 생애를 역동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적은 사료를 바탕으로 그 시절의 문화, 사회, 경제를 철저하게 고증하여 생동감 또한 탁월하다. 중국은 여전히 동북공정을 통해 발해와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바꾸려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 광개토 대왕에 대한 유적지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솟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 그 중심에는 자랑스러운 영웅 ‘을지문덕’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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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수의 꽃 1 - 을지문덕의 약조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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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열전에서 두 번째의 인물로 을지문덕이 등장한다. 첫 번째 인물이 신라의 명장 김유신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물임은 틀림이 없다. 삼국사기에서 김유신 만큼 많은 양을 할애하지 않았고, 내용 또한 살수대첩 하나에 국한되어 있어 아쉬움이 많지만 신채호는 을지문덕의 생애와 그의 공적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을지문덕은 비범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살수의 꽃]을 편찬한 윤선미 작가도 을지문덕에 관한 사료가 너무 적어서 글을 쓰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무려 8년 동안 사료를 모았으며 그 바탕으로 소설가의 상상력을 더해 을지문덕의 생애를 [살수의 꽃] 1,2권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윤선미 작가 이전에 김진명 작가를 통해 을지문덕을 만난 적이 있었다. 때문인지 이 책을 읽을 때 김진명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과 윤선미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도 비견하는 재미 또한 있었다.

이야기는 을지문덕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다. 윤선미 작가는 을지문덕 장군이 평양에서 태어나고 상인인 아버지는 일찍 여의었으며 어머니 우 씨는 연나부 출신 평민으로 설정하였다. 문덕은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신분 또한 도저히 바뀔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어느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문덕의 어머니 또한 자식이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로 찾아온 개마무사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고 자신도 나라를 지키는 무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결심은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앞에서 목숨을 걸고 약조하게 되며 훗날 그가 장군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어머니가 아파서 오밤중에 찾아간 의원 앞에서 가리라는 의문(운명적?)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문덕은 제천행사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평강공주의 양아들이 된다. 그리고 온달장군이 사망한 원인이 갑옷도 뚫고 지나가는 쇠뇌라는 무기로 인한 것을 알게 되고 쇠뇌는 삼국 중에 신라의 것이 가장 뛰어나다는 정보를 입수, 신라에 첩자로 잠입하여 비기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신라로 몰래 잠입한 문덕은 우여곡절 끝에 비기를 입수하게 되고 공을 인정받아 더욱 평강의 신뢰를 얻게 되는데... 1권은 이렇게 을지문덕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장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어진 2권에서는 장수가 되어 수나라군과 전투를 하는 과정에서의 고뇌와 역경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이 단순히 수나라 와의 전쟁이 아닌 백제, 신라와의 치열한 경쟁 또한 등장하여 그 시절의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을지문덕 장군하면 살수대첩부터 떠올린다. 무려 113만이라고 하는 어마 무지한 숫자의 수나라군을 괴멸시킨 명장으로 말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장군, 을지문덕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오버랩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 윤선미는 [살수의 꽃]을 통해 비록 평민 신분이지만 한계에 좌절하고 굴복하지 않고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을지문덕의 생애를 역동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적은 사료를 바탕으로 그 시절의 문화, 사회, 경제를 철저하게 고증하여 생동감 또한 탁월하다. 중국은 여전히 동북공정을 통해 발해와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바꾸려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 광개토 대왕에 대한 유적지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솟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 그 중심에는 자랑스러운 영웅 ‘을지문덕’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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