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의 꽃 2 - 위대한 고구려의 전쟁
윤선미 지음 / 목선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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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의 삼국사기의 열전에서 두 번째의 인물로 을지문덕이 등장한다. 첫 번째 인물이 신라의 명장 김유신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물임은 틀림이 없다. 삼국사기에서 김유신 만큼 많은 양을 할애하지 않았고, 내용 또한 살수대첩 하나에 국한되어 있어 아쉬움이 많지만 신채호는 을지문덕의 생애와 그의 공적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을지문덕은 비범한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살수의 꽃]을 편찬한 윤선미 작가도 을지문덕에 관한 사료가 너무 적어서 글을 쓰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무려 8년 동안 사료를 모았으며 그 바탕으로 소설가의 상상력을 더해 을지문덕의 생애를 [살수의 꽃] 1,2권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사실 윤선미 작가 이전에 김진명 작가를 통해 을지문덕을 만난 적이 있었다. 때문인지 이 책을 읽을 때 김진명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과 윤선미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도 비견하는 재미 또한 있었다.

이야기는 을지문덕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된다. 윤선미 작가는 을지문덕 장군이 평양에서 태어나고 상인인 아버지는 일찍 여의었으며 어머니 우 씨는 연나부 출신 평민으로 설정하였다. 문덕은 가난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신분 또한 도저히 바뀔 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다. 어느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문덕의 어머니 또한 자식이 원대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로 찾아온 개마무사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고 자신도 나라를 지키는 무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결심은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앞에서 목숨을 걸고 약조하게 되며 훗날 그가 장군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어머니가 아파서 오밤중에 찾아간 의원 앞에서 가리라는 의문(운명적?)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문덕은 제천행사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평강공주의 양아들이 된다. 그리고 온달장군이 사망한 원인이 갑옷도 뚫고 지나가는 쇠뇌라는 무기로 인한 것을 알게 되고 쇠뇌는 삼국 중에 신라의 것이 가장 뛰어나다는 정보를 입수, 신라에 첩자로 잠입하여 비기를 훔치기로 결심한다. 신라로 몰래 잠입한 문덕은 우여곡절 끝에 비기를 입수하게 되고 공을 인정받아 더욱 평강의 신뢰를 얻게 되는데... 1권은 이렇게 을지문덕의 출생과 성장과정, 그리고 장수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어진 2권에서는 장수가 되어 수나라군과 전투를 하는 과정에서의 고뇌와 역경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전쟁이 단순히 수나라 와의 전쟁이 아닌 백제, 신라와의 치열한 경쟁 또한 등장하여 그 시절의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을지문덕 장군하면 살수대첩부터 떠올린다. 무려 113만이라고 하는 어마 무지한 숫자의 수나라군을 괴멸시킨 명장으로 말이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투를 승리로 이끈 대장군, 을지문덕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오버랩이 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 윤선미는 [살수의 꽃]을 통해 비록 평민 신분이지만 한계에 좌절하고 굴복하지 않고 큰 꿈을 이루고자 하는 을지문덕의 생애를 역동성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적은 사료를 바탕으로 그 시절의 문화, 사회, 경제를 철저하게 고증하여 생동감 또한 탁월하다. 중국은 여전히 동북공정을 통해 발해와 고구려의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바꾸려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작가의 마지막 말에 광개토 대왕에 대한 유적지가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솟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역사를 적극적으로 지켜야 한다. 그 중심에는 자랑스러운 영웅 ‘을지문덕’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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