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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소재원 지음 / 작가와비평 / 2016년 8월
평점 :
“만약 내가 이 터널에 갇혀있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이 물음을 가지고 소설 터널을 읽었다. 그것도 만약 내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였다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읽으면서 내내 희망을 가졌고, 소설의 주인공인 이정수를 응원했다. 짧지도 길지도 않는 책에 영화처럼 이정수를 하정우로 상상했고, 그 의 아내 김미진은 배두나를 대입해 상상하면서 읽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읽고 나면 먹먹하고 현실성 있는 결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화가 났다. 책 뒤에 짠한 감동을 안겨주는가 싶더니 눈물을 자극하고, 펑펑 울리나 싶더니 분노하게 만들어 버린 작품이라는 말이 있는데 딱 맞는 표현이다.
소설은 맨 시작이 터널에 갇힌 내용부터 시작된다. 이정수와 김미진은 주말부부인데 그날은 그의 딸 수진이의 생일이여서 맛있는 케이크와 인형을 가지고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곁으로 가는 내내 이정수씨는 들떠있었지만 터널이 무너지면서 자신한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상상하지 못한 채 고립되었다.
터널에 갇혀도 가족만을 생각한 이정수씨.
남편을 사랑하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않았던 김미진씨.
아빠가 보고 싶어 언제 오냐고 항상 아빠한테 예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그의 딸 수진이 까지..
이 책을 읽으면서 세 사람의 여운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터널이 갇히고 나면서 온 세상이 주목 받기 시작했고, 그의 가족들을 동정하기 시작한다.
부실공사로 인해 무너진 터널, 하지만 모두 회피하고 부정하게 된다.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터널로 인해 사건사고들이 발생하고 사람들은 그의 가족들을 비난하게 되고 마녀사냥이 시작된다.
과연, 당신이라면 이정수씨 가족을 동정할것인가?
아니면 얼굴없는 살인자처럼 그들을 서서히 파괴 할 것 인가?
책 속을 읽으면서 타인을 위한 배려가 없었다.
사건이 터졌고
겉으로 그들을 위하는척 위했고
서서히 가면이 벗겨졌고 그들을 비난했다.
마치 오징어나 육포처럼 씹고싶은 대상을 찾아 씹는것처럼...
맛있는 부분이 없어지면 당연하듯이 뱉어 버리고
새로운 오징어나 육포를 찾는다.
#01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까지도 그러고 있는 거예요! 왜 구해주지 않아요!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교통세도 내고 다 하는데! 왜 구해주지 않아요! 터널을 어떻게 그 따위로 만들어요! 1년도 되지 않은 터널이 무너진다다는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내 남편은 죽어가는데! 내 남편은 황당한 사고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국가가 잘못한 억울함으로 배고픔과 싸우며 죽어가는데! 당신들은 뭐야! 내 남편에 대한 자료가 하나라도 있는거야? 지금 뭐하는거야! 당신들 뭐하고 있는거냐고!“ (P59~60)
#02.
“여러분, 터널 안에서 어이없게 갇혀 있는 사람이 유죄입니까? 아니면 그 터널에 가둬버린 사람들이 유죄입니까?
만약 여러분이 터널 안에 갇힌 사람에게도 책임을 추궁하려 한다면 저는 굉장히 슬플 것같습니다.”(P153)
#03.
"여보 미안해, 아무래도 조금 늦게 나갈거 같아.
우리 와인은 나중에 마시자.
기다리는거 익숙하잖아, 주말이 조금 길어졌다 생각할게."
사람이 곁에 있는 소중함을 늘 잊고 살아갑니다.
영원이라는 쓸데없는 단어 때문이지요.
'늘'이라는 단어 보다 '가끔'이라는 단어가 한결 더 와 닿는 이유는
아마도 이 빌어먹을 영원이라는 쓸모없는 놈 때문일 겝니다.
영원이라는 쓸모없는 단어는 이 사랑합니다. 의 앞에만 붙어야 하는
유일한 단어임이 오늘 증명됩니다.
영원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