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세 기사의 세계 - 은백의 장갑병들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크리스토퍼 그레이벳 지음, 김진희 옮김, 그레이엄 터너 채색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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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세 기사의 세계
은백의 장갑병들
크리스토퍼 그레이벳, 김진희 (옮긴이), 그레이엄 터너 (채색) AK커뮤니케이션즈 2025-11

1400년-1500년 영국 중세 기사의 모든 것입니다. 왜 이 시기인가 궁금했는데 ‘빛나는 금속 갑옷으로 온몸을 감싼 기사가 등장한 것은 15세기 이후‘라서 그렇습니다.

기사 수행 :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면 7살부터 기사 훈련을 시작합니다. 예의, 매너, 노래, 춤, 에스코트... 주로 파티에서의 일이네요. 조금 나이가 들면 말을 돌보고, 무기와 갑주를 손질합니다. 종기사가 되고 (기사에 적합하지 않으면 교회로 갑니다) 18세 이후에 기사 서임을 받습니다.

갑옷 : 직전 시대만 해도 사슬 갑옷, 판금 조각(플레이츠)을 사용하다 15세기에 들어와 강철판을 두르게 되었습니다. 머리끝에서부터 발가락까지 전신을 뒤덮고 있습니다. 폴드런, 플레이트, 캐넌, 쿠터, 건틀릿, 태싯, 퀴스, 폴레인, 그리브...

투구 : 온 몸을 강철로 두른 후에 마지막으로 투구를 장착합니다. 안면부가 노출된 원추형 투구에서 목 덮개가 장착되어 전면을 가립니다. 갑옷과 투구가 전부가 아닙니다. 방패도 들고 다닙니다. 이건 돈키호테일까요. 아닙니다. 영국 중세입니다. 이렇게 온몽이 갑주로 덮여있으면 열기를 배출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질식사하기도 합니다.

이제 무기를 들고 말에 올라탑니다. 무기는 도검, 대거, 망치, 곤봉, 도끼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말의 갑옷도 있습니다. 아무렴요. 말도 칼에 맞으면 죽을테니까요.

드디어 전쟁입니다. 아쟁쿠르 전투 (1415년), 길거리 대결 (1448년), 웨이크필드 전투 (1460년) 3장의 그림을 보면 몇십kg의 갑옷을 입고 어떻게 전투가 가능한지 보여줍니다. 영국 중세 기사의 삶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림과 사진이 있어 다행) 화려한 궁정 파티보다는 거칠고 사나운 원정 생활입니다. 어려운 보급, 노숙, 전염병...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압도적인 시각 자료들과 고증을 거친 재현에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로 지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진으로 웅장함을 맛보고, 당시의 그림들로 기사도의 낭만을 살짝 느끼게 합니다. 무덤에 올린 조각상들의 사진으로 판타지의 세계를 경험합니다. 오라와 마법이 느껴지지만... 현실의 기사들입니다.
갑옷 조각들의 명칭과 기능을 자세히 설명하여 (도대체 저걸 알아서 뭐하나 생각도 들지만) 막연하게 알던 ‘기사‘의 이미지를 인식하여 손에 잡힐 듯한 실체로 바꾸어 줍니다.

나아가 기사라면 칼을 쓰는 귀족 후보생이라는 인식에서 중세라는 시대적 환경 속에 생존했던 어쩔 수 없는 직업군으로 이해됩니다. 기사에 대한 로망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실체를 알게 되고 (갑옷 속에서 더워 질식사...) 역사에 대해 몰랐던 섬세한 부분을 배우게 됩니다.
도대체 온몸을 감싸는 기술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요. 무기의 발달과 기술의 발전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흥미가 배가됩니다. 이러다가 중세 공성전도 알고 싶어지겠습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그레이벳은 ‘런던탑 왕실 무기고의 갑주 부문 최고 책임자‘입니다. 어쩐지 너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중세 전쟁의 흐름 속에 전쟁의 핵심인 기사의 실상을 자세히 알려주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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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이기는 전략 필사 : 손자병법 100 -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승리의 문장들 ㅣ 쓰면서 채우는 필사 시리즈 3
손무 지음, 진성수 감수 / 서울문화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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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면서 이기는 전략 필사 : 손자병법 100
이기는 습관을 만들어주는 승리의 문장들
손무, 진성수 (감수) 서울문화사 2026-03-23

손자병법은 읽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쓰면서 익히는 책이었습니다. 손자병법의 글이 많지 않은데 왜 이리 안읽힐까 궁금했는데 써보니 그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눈으로 글자를 읽어 내려가는 행위는 소설, 에세이에서 통용됩니다. 눈을 통해 뇌의 표면에 정보가 잠시 지나갑니다. 하지만 필사를 하면 시각, 촉각, 그리고 근육의 동작으로 여러 가지가 집중된 과정입니다. 달랑 네글자에 왜 번역문은 수십글자일까요. 심오한 문장은 글자 하나에 함축된 의미가 있어 적으면서 머리 속에 색인됩니다.

상병벌모(上兵伐謀) 최상의 병법은 적의 전략(의도)을 미리 꺾는 것이다.
문제가 터지기 전, 그 원인과 기류를 파악해 미리 차단하는 선제적 대응이 가장 현명하다.
72p, 모공, 싸우지 말고 이겨라.

이 책의 4단계 구조, 읽기 - 쓰기 - 생각하기 - 적용하기를 따라가다 보면 한자 원문이 가진 심오한 매력이 손끝을 통해 스며듭니다. 손자병법이 한문으로 대략 6000여자라고 합니다. 그중 4글자에서 9글자씩 100회를 써보니 1000자를 써보는 겁니다. (천자문인가...)
독서의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춰보면서 생각하고 생활에 적용시켜 볼 수 있습니다.

계, 작전, 모공, 형, 세, 허실, 군쟁, 구변, 행군, 지형, 구지, 화공, 용간까지 모두 13편의 핵심 문장을 가져와 따라쓰기, 단어장, 정확한 해설, 한글현토, 마지막 전략적 사고까지 한장에 담았습니다. 준비에서 정보로 이어지는 13편의 흐름을 따라 필사하다 보면 인생에서 미처 놓쳤던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자신의 삶이 하나의 거대한 전략판으로 보입니다. 매일 한 문장씩 적어 보면 (사실 몇글자 안되니 대여섯편씩 적어봅니다) 혼탁한 세상에서 중심을 잡는 한문장이 보입니다.

책 소개글에 ‘호흡이 정리된다‘고 하는데 이는 필사가 가진 강력한 효과 중에 하나입니다. 현대인은 끝없는 디지털 알람과 정보 속에서 피로감이 가득 찬채로 살아갑니다. 가만히 펜을 들어 빈 공간을 채워 나가는 시간은 외부 세계와 분리되어 오직 문장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명상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한자 원문과 뜻풀이를 적어보면 필사의 핵심은 한자의 깊은 뜻에 있었던 것인가는 생각도 듭니다. (영어를 적어보면 무슨 말인지 몰라서 또 깊은 뜻을 느끼겠지요) 한줄 한줄 채워가면 웬지 두뇌의 완성도가 한칸 한칸 올라가는 기분입니다.

사실 필사가 좋은 줄 알고 있었지만 동양 고전을 써보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것을 보면 논어, 맹자, 대학, 중용도 써봐야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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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진리를 찾아서 - 마하바타르 바바지와의 영적 여정
김진아 지음, 김정우 옮김 / 창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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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진리를 찾아서
마하바타르 바바지와의 영적 여정
김진아, 김정우 (옮긴이) 창해 2026-04

김진아 작가가 쓰고,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저서를 번역했던 김정우 선생이 우리말로 옮긴 ‘사랑과 진리를 찾아서‘는 구도자가 보이지 않는 스승을 향해 가는 치열하고 생생한 기록입니다. 고귀한 성자의 가르침보다는 저자 자신이 겪은 인간적인 고뇌와 영적 체험이 가득합니다. 특히 요가난다의 스승 스리 유크테스와르, 그 스승인 라히리 마하사야에게 크리야 요가를 전수했던 불멸의 성자 바바지가 (세상이 멸망할 때까지 죽지 않으시겠다고 하셨는데...)
인간의 육체로 화현하여 인도합니다. 전혀 안닮았는데 그 사람이 맞다고 합니다. 갸우뚱 하면서 읽어가는데 신을 찾는 인생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경이롭달까, 당혹스럽달까 난해합니다. 때로는 서양 노인으로, 때로는 한국인 할머니로 툭하면 나타나는 바바지의 현현은 저자가 (혹은 독자가) 방심하는 순간이면 나옵니다.

더욱 놀라운 지점은 구도의 길에서 마주하는 인간적 욕망입니다. 베트남 참전용사 밥의 성적 집착, 이혼 후에도 끝없이 힘들게 하는 전남편 영 김, 세션 도중 성적 욕심을 드러낸 요가 센터의 박 원장, 번역가 정 선생도 그렇고, 저자와 미래를 약속하려 한다던 닥터 김까지, 이들은 끊임없이 저자를 향해 집착의 손길을 뻗칩니다. 심지어 구루지와도 미묘한 관계까지 치달아갑니다. 이런저런 인간관계를 읽다보니 ‘이 무슨 사랑의 요기니인가‘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어린 시절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민감함과 고독에서 출발합니다. 끊임없이 진리를 갈구하던 저자는 파라마한사 요가난다의 저서를 통해 SRF에 들어갑니다. 열심히 교단에 다니던 중에 UFO를 만납니다. 그들을 만나니 어린 시절 UFO를 목격한 것도 기억이 나고 여러 종족들을 접합니다. 자신이 ‘빛의 형제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제가 있는 곳과 다른 평행세계입니다. 사실 요정이나 정령같은 것도 기대했는데 그것까지는 안나옵니다)
인도로 가서 드디어 보이지 않는 스승 바바지를 만납니다. 바바지는 금새 사라지고 (이건 의식의 흐름인가) 스리 무니라지에게 교육을 넘깁니다. 사소한 갈등 후에 스승에게 승복합니다.
크리야 요가를 세상에 가르쳐주기 위해 3대를 걸쳐 준비한 바바지께서 갑자기 만트라와 메시지를 전하는데 조금 이상하긴 합니다. (사실 저분은 그냥 아버지 바바지가 아닌가 생각하는데 책은 굳게 믿고 있습니다)
대행스님의 사찰을 방문하는데 스님도 바바지의 화신입니다. 이건 신을 향한 눈을 가지고 있으면 보이는 사람 전부 신의 모습으로 보이는건가. 온세상 우주와 한마음이 되는 것같습니다. 나중에는 저자 자신의 몸에 깃들어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1,018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책은 술술 읽힙니다. 어렵지 않고 생각의 흐릌과 머릿속 생각을 그대로 말로 적었습니다. 구도자의 일기장같은 느낌입니다. 고양이를 돌보는 사소한 일상, 생계를 위한 직장을 구하는 문제, 가족 간의 뿌리 깊은 갈등,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와 금전적 위기 속에서 저자는 항상 스승의 보이지 않는 손길을 발견합니다. 저자에게 구도란 산속에서의 수행이 아닙니다. 현실의 고난을 신성한 유희(릴라)로 받아들이고 스승의 도구로서 치유 워크숍을 열며 센터를 운영하는 활동입니다. 스승을 믿고 따르면 삶의 고난은 더이상 고난이 아닙니다.
거기에 본인의 부족함과 취약함을 그대로 이야기합니다. 성욕에 대한 갈등, 죄의식, 두려움, 좌절, 어둠의 세력... 누구나 이런 인간적인 한계를 가지고 살아가는 겁니다.

어둠의 세력은 세상을 분열시켜 통제하려고 합니다. 이들과 벌이는 영적 전쟁도 진행됩니다. 자신에게 가혹한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어둠의 세력입니다. 이런 부분 재미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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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 40부터 늙지 않는 역노화의 뇌과학 ㅣ 쓸모 많은 뇌과학
로버트 P. 프리들랜드 지음, 노태복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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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40부터 늙지 않는 역노화의 뇌과학
로버트 P. 프리들랜드, 노태복(옮긴이) 현대지성 2026-03-24

3부 27장인데 각 장 앞에 내용을 꿰뚫는 좋은 말이 먼저 나옵니다. (할 이야기가 없을 때는 슬쩍 넘어갑니다. 1장과 27장은 같은 말이 반복되기도... 편집의 실수인가 보니 워낙 중요한 문장이라 앞과 끝을 맞춘듯합니다.)
당신이 하는 모든 일이 중요하다는 듯 행동하라. 실제로도 그렇다. (14p, 윌리엄 제임스)
가장 위대한 자유는 우리의 태도를 선택할 자유다. (26p, 빅터 프랭클)
왜 많은 사람은 평생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결코 일어나지 않을 비극으로 괴로워하며‘ 늘 걱정하고 사는가? (192p, 랜돌프 네스)
나이가 들어도 놀이를 멈춰서는 안 된다. 우리는 놀이를 멈추기 때문에 나이가 든다. (224p, 조지 버나드 쇼)
344페이지의 은근 두꺼운 느낌이었는데 아침 무렵에 펼쳤다가 순간 다 읽어버렸습니다. 뇌와 노화 이야기이니 관심도 있고 전개 방식이 빠져들게 만듭니다.

1부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기초 다지기
노화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뇌과학 기초 지식입니다. 노화는 불가피한 쇠퇴 과정이 아닙니다. (그래야 읽겠죠?) 관리에 따라 충분히 늦출 수 있는 생물학적 기회랍니다. 노화를 받아들이되, 주도하라고 합니다. ‘다중 예비 요소‘는 인지, 신체, 심리, 사회적 예비 요소 4가지입니다.

인지적 :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고차원적 기능을 수행하며 도전에 맞서 회복력을 유지한다.
신체적 : 노화에도 불구하고 잘 작동하는 전신 기관의 능력
심리적 : 건강한 정신 기능을 유지한다.
사회적 : 인간관계, 상부상조, 유대 능력
50p,
뇌는 단순 신체 기관을 넘어 우리의 정체성과 기억을 주관하는 사령탑이며, 유전, 미생물 군집과 전신 건강에 의해 결정됩니다. 신경퇴행성 질환, 뇌졸중, 다양한 형태의 치매가 발생하는 것을 설명하고 유전자가 운명을 결정짓는 절대적 요소가 아니다고 강조합니다. (결국 노력하면 좋아진다는 동기부여)

2부 노화의 기회를 잡는 실천 전략
2부가 핵심이죠. 뇌 노화를 잡는 구체적인 실천 전략입니다.
신체 활동! 중요합니다. 일단 시작해야 하고, 계속 해야합니다. (맞습니다. 실내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하루 빠지면 몸이 다릅니다)
정신 활동, 뇌건강의 정신활동은 학습입니다. 독서, 체스, 음악, 미술 전부 좋습니다. 핵심은 ‘나의 경험은 내가 주의를 기울이기로 한 것‘입니다. 단어가 떠올리지 않는 설단현상도 그 사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 좋아진다고 합니다. (부호화와 저장 후에 기억 인출 과정)
마음 회복력을 키우는 심리적 습관으로 ‘의미 찾기‘가 있습니다. ‘직업, 취미, 관계,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는 것‘입니다. 의미는 은퇴 시점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닙니다.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관심사와 능력을 찾아 추구해야 합니다.
사회적 교류, 스트레스 대처, 수면의 질, 식단 관리, 미생물 인식, 구강 관리까지 두루 살펴야 합니다.

3부 노화의 의미를 다시 묻다
1, 2부에서 전부 이야기했지만, 너무 실용적인 내용들이라 (오히려 실천가능하여 좋았는데요) 3부를 덧붙였습니다. 사회적 차원에서 노화와 미래를 조망하고, 남은 생애를 길게 사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의미 있게 채울 것인가‘는 질문을 던집니다.
늙으면 죽어야지가 아니었습니다. 삶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회입니다.

40대부터 시작되는 뇌의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전환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1장의 4가지 예비 요소를 보면 무엇이 부족한지 어떻게 보완해야 할지가 보입니다. 질병이 생긴 후에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40대부터 꺽어지는 신체를 당겨주는 실천적 방법들이 있습니다.
노화는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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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의 심리학 - 투자 실패와 상실을 회복하는 마음의 기술
김형준 지음 / 드림셀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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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의 심리학
투자 실패와 상실을 회복하는 마음의 기술
김형준 드림셀러 2026.03

투자를 하면 당연히 손실이 뒤따릅니다. 조금 내리면 웃으면서 이정도는 차트상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여유롭게 넘기지만, 장중 하한가를 맞거나 (요즘은 30%에요. 왜 상한가를 별로 없고 하한가는 자주 보는 건지...) 00일 연속 하락을 맛보면 입맛도 사라지고 머리도 어질어질 합니다. 그럴 때에 나타난 이 책 ‘손실의 심리학‘은 그런 안절부절하는 마음을 다잡아주지 않을까요 기대하고 책을 펼쳤습니다.

1장 어쩌다 손실
저자 김형준 선생의 투자실패담입니다. 손실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나는 그저 머리만 좀 아플 뿐인데 책에서는 온몸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책이 223p이니 뒤로 가면서 반전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강건너 불구경하면서 읽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투자에 대한 관점을 심리학으로 해석해줍니다.
초보 투자자의 인지 오류 중 하나는 ‘개인화‘다. 가격 변동은 나와 관계없이 벌어지는데 마치 나의 행위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24p)
어떤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강화‘라고 하는데 중요한 것이 바로 보상이다. (25p)
인간은 사실이나 상황을 무시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30p)
또다른 오류는 의미 확대와 축소이다. 수익이 오르면 나의 행위에 대한 의미를 부풀리고, 손실을 보면 운이 나빴던 것이라 의미를 축소한다. (31-32p)
이렇게 논리적으로 상황을 다 알고 있지만 코인판을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소액으로 수익을 맛보고 투자를 들어갑니다. 하락장에서 버틸까 도망칠까 고민하다가 패닉셸을 하고 마음 편하려다 다시 들어갑니다. 이 부분이 참 인상적입니다. 본전을 만회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누구나 그런거 아닌가요.

2장 상실의 강을 건너다
손실 이후 찾아오는 감정입니다. 명언이 등장합니다. ‘손실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아아. 기막힌 표현입니다. 반토막난 주식을 들고, 상장폐지까지를 진행하면서 마지막 매도기회에 본전의 5%라도 건져야 옳은건가, 혹시 다시 재상장이 되지 않을까 고민합니다.

실제로는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무언가에 투자할 때 단순히 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돈과 함께 시간을 투자하고, 희망을 투자한다.
65p, 손실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맞습니다. 저것들은 나의 돈만 갈취한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 청춘을 가져갑니다. 못된것들.
상실의 강은 불안, 공포, 좌절, 분노, 무력감, 수치심, 자책으로 맴돌다가 최종 슬픔으로 이어집니다. 아. 가만히 있는데 눈물이 나는 것은 투자실패자의 공통점인가 봅니다.
무엇보다 주변에 알리지 못하는 고립감도 상당합니다.

3장 감정을 잃으면 그때부터 진짜 손실이 시작된다
손실의 늪을 지나 상실의 강을 건너면 이제 생존해야 합니다. 감정의 시세창을 닫습니다. 불쾌한 감정에 몰입하면 더욱 우울해집니다. 관심을 전환하여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야합니다.
빚내서 투자하면 당연히 심리적 압박과 조급함에 실수를 합니다. 혹여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다면 ‘차라리 신용 불량자가 되라‘고 조언합니다. 경제적 파산이 인생의 파산은 아닙니다. 깔끔하게 돈만 잃고 영혼은 지켜내야 합니다.

4장 손실을 딛고 성장하기
침습적 반추라는 어려운 단어가 나오는데 딱 맞는 말입니다.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나타나서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라 합니다. 떠올리기 싫은 악몽의 순간이 떠오릅니다. 알수 없는 알고리즘입니다. 이때 재생을 누르면 안됩니다. (SNS에서 벗어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해결책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중요하고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지울 수 없는 과오가 아니라 인생 학교에 지불한 비싼 수업료입니다. 수업료라고 생각하면 뭔가 배웠구나, 비싸게 배웠네 하는 여유가 생깁니다. 워런버핏과 점심자리에 54억을 내는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5장 로 리스크 하이 리턴, 행투하라
어느새 마지막 장입니다. 반전이 일어나 손실을 극복하고 성공투자자의 길로 가는 것이 아니었나요. 그렇게 쉽게 성공하면 왜 손실관리가 필요하겠습니까.
투자의 목적을 행복 투자로 돌려봅니다. 자산 관리보다 자기 자신 관리로, 자기애를 키워갑니다. 영화 마션의 주인공처럼 눈앞의 문제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태도를 가져봅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아이의 천진한 행동이 의미로 다가와 저자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작은 행복을 놓치지 않고 의미와 재미를 찾으며 손실로 인한 상처를 지나갑니다.

어떻게 하면 투자에 성공할 것인가를 열심히 읽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손실에 대한 대처법입니다. 하한가를 맞으면 종목게시판에 한강가자는 소리만 보이는데 그건 아니지요. 저처럼 상처입고 감정을 슬쩍 감춰놓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손실 후에 겪게 되는 분노, 수치심, 우울은 경험자라면 다들 공감합니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안됩니다. 재난으로 인식하고 하나씩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손실에 대한 감정 변화도 이렇지만, 다음 책은 성공에 대한 감정이 또 나오면 좋겠습니다. 이 부분도 만만치 않은 영역입니다. 4만원에 매수한 모전자를 몇년을 보유하여 두배를 벌고 나왔는데 다섯배로 올라가버리면 이건 또 뭔가 하는 자책과 수치심에 빠져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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