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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중세 기사의 세계 - 은백의 장갑병들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크리스토퍼 그레이벳 지음, 김진희 옮김, 그레이엄 터너 채색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11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국 중세 기사의 세계
은백의 장갑병들
크리스토퍼 그레이벳, 김진희 (옮긴이), 그레이엄 터너 (채색) AK커뮤니케이션즈 2025-11
1400년-1500년 영국 중세 기사의 모든 것입니다. 왜 이 시기인가 궁금했는데 ‘빛나는 금속 갑옷으로 온몸을 감싼 기사가 등장한 것은 15세기 이후‘라서 그렇습니다.
기사 수행 :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면 7살부터 기사 훈련을 시작합니다. 예의, 매너, 노래, 춤, 에스코트... 주로 파티에서의 일이네요. 조금 나이가 들면 말을 돌보고, 무기와 갑주를 손질합니다. 종기사가 되고 (기사에 적합하지 않으면 교회로 갑니다) 18세 이후에 기사 서임을 받습니다.
갑옷 : 직전 시대만 해도 사슬 갑옷, 판금 조각(플레이츠)을 사용하다 15세기에 들어와 강철판을 두르게 되었습니다. 머리끝에서부터 발가락까지 전신을 뒤덮고 있습니다. 폴드런, 플레이트, 캐넌, 쿠터, 건틀릿, 태싯, 퀴스, 폴레인, 그리브...
투구 : 온 몸을 강철로 두른 후에 마지막으로 투구를 장착합니다. 안면부가 노출된 원추형 투구에서 목 덮개가 장착되어 전면을 가립니다. 갑옷과 투구가 전부가 아닙니다. 방패도 들고 다닙니다. 이건 돈키호테일까요. 아닙니다. 영국 중세입니다. 이렇게 온몽이 갑주로 덮여있으면 열기를 배출하지 못하고 심한 경우 질식사하기도 합니다.
이제 무기를 들고 말에 올라탑니다. 무기는 도검, 대거, 망치, 곤봉, 도끼 등 다양하게 사용하고 말의 갑옷도 있습니다. 아무렴요. 말도 칼에 맞으면 죽을테니까요.
드디어 전쟁입니다. 아쟁쿠르 전투 (1415년), 길거리 대결 (1448년), 웨이크필드 전투 (1460년) 3장의 그림을 보면 몇십kg의 갑옷을 입고 어떻게 전투가 가능한지 보여줍니다. 영국 중세 기사의 삶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림과 사진이 있어 다행) 화려한 궁정 파티보다는 거칠고 사나운 원정 생활입니다. 어려운 보급, 노숙, 전염병... 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압도적인 시각 자료들과 고증을 거친 재현에 있습니다. 어려운 용어로 지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사진으로 웅장함을 맛보고, 당시의 그림들로 기사도의 낭만을 살짝 느끼게 합니다. 무덤에 올린 조각상들의 사진으로 판타지의 세계를 경험합니다. 오라와 마법이 느껴지지만... 현실의 기사들입니다.
갑옷 조각들의 명칭과 기능을 자세히 설명하여 (도대체 저걸 알아서 뭐하나 생각도 들지만) 막연하게 알던 ‘기사‘의 이미지를 인식하여 손에 잡힐 듯한 실체로 바꾸어 줍니다.
나아가 기사라면 칼을 쓰는 귀족 후보생이라는 인식에서 중세라는 시대적 환경 속에 생존했던 어쩔 수 없는 직업군으로 이해됩니다. 기사에 대한 로망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실체를 알게 되고 (갑옷 속에서 더워 질식사...) 역사에 대해 몰랐던 섬세한 부분을 배우게 됩니다.
도대체 온몸을 감싸는 기술을 어떻게 생각해냈을까요. 무기의 발달과 기술의 발전을 생각하면서 읽어보면 흥미가 배가됩니다. 이러다가 중세 공성전도 알고 싶어지겠습니다.
저자 크리스토퍼 그레이벳은 ‘런던탑 왕실 무기고의 갑주 부문 최고 책임자‘입니다. 어쩐지 너무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중세 전쟁의 흐름 속에 전쟁의 핵심인 기사의 실상을 자세히 알려주는 좋은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