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야 : 야 1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메타노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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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이후 가장 뛰어난 작가라는 말에 덜컥 두권이나 되는데도 책을 잡았습니다. 김용과 같은 평가를 받으면 역사를 바탕으로 하거나 고전무협같은 분위기를 품어야 할텐데 시작부터 특이합니다. 무슨 광야에서 3사람이 만나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스승님께서 경전을 읊으실 때, 무수한 개미가 빛을 받으며 날아오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9p.
이 무슨 소리인가요. 알 수 없는 말을 하면 속아넘어가나요. 판타지인걸까요. 이런 종류의 느낌을 예전에도 받았는데... 아, 몇년 전에 읽은 경여년의 작가 묘니였습니다. 그때도 복잡무쌍한 전개에 놀랐었는데 새로 나온 책인가 봅니다.

군부에 있는 아이가 하녀를 부리고 있는데, 귀인의 시녀가 우습게 압니다. 아이는 공주를 백치라고 생각합니다. 군부의 장군은 아이에게 사정하면서 일을 시킵니다. 떠나는 날에 호떡집 아줌마랑 농담을 나눕니다. 초반 주인공 이름이 녕결입니다. 머리속에는 계속 왜 영결이 아닌거지 하고 어색합니다. 태을감응편을 너덜거릴 때까지 읽는데 그다지 의미는 없어보입니다. 인용하는 내용에 깊이도 없고 나중에는 불태워버립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전개는 초반에만 나오고 점점 이야기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합리적인 판단을 내려놓고 웹소설이려니 하며 슬렁슬렁 읽고 있습니다. 마음을 비우니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바로 다섯 단계의 경지가 나옵니다. 역시 단계별로 성장해야 중국 선협소설이죠.
처음 경지는 초식. 첫번째 인식입니다. 수행자의 염력이 바깥으로 나가서 천지의 숨결을 깨닫는 경지.
두 번째 경지는 감지. 천지의 원기에 닿을 수 있고, 조화롭게 어울리고, 감각적인 교류를 합니다.
세 번째 경지는 불혹. 원기가 움직이는 법칙을 이해하여 이용한다. 검을 쓰는 검사, 부적을 쓰는 부사 등이 속한다.
네 번째 경지는 동현. 수행자의 의식이 천지의 원기와 융합하고, 염사는 의식으로 적을 공격한다.
다섯 번째 경지는 지명. 지천명. 세계의 본질을 깨닫는다.
다섯개 중의 두개는 공자의 가르침입니다.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무의미한 단어의 나열에 크게 실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소설이라 생각하면 종횡무진,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세계로 빠져들어갑니다. 다 읽고나면 세상이 참으로 넓구나, 이런 상상의 세계가 있구나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1, 2권이 끝이 아닙니다. 3권이 근간 출간된다고 합니다.

#장르소설
#장야-야 1, 2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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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야 : 야 1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메타노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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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인듯 보이지만 웹소설인것같습니다. 한편 한편 읽어나가면 알 수 없는 저자의 세계에 빠져버려 정신없이 천지와 합일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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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없는 사진가
이용순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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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가장 지독한 곳에서도 생명이 있습니다. 이 분의 2년6개월은 바깥세상과는 밀도가 다릅니다. 지금 이순간 갇혀있다는 느낌을 절절하게 읽어볼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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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없는 사진가
이용순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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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없는 사진가
이용순 (지은이) 파람북 2023-05-19

사진가가 카메라가 없습니다. 제목에서 왜?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바로 서문에서 설명해줍니다. 카메라가 있어야 하는 직업의 사진작가인데 감옥에 가게 됩니다. (나찌 치하에서 숨어 살면서 피아노를 칠 수 없는 피아니스트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2년 반이라는 세월을 지내면서 적은 슬픔의 기억들이 노트로 17권이 있다고 합니다. 남의 돈을 받아줘서 자기 통장에 넣은 일이 불법의 증거가 되어 공범으로 몰려 구형을 받았습니다. 사실 재판에 대한 억울함을 많이 토로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 부분은 담담하게 넘어갑니다.

읽는 내내 뭐랄까 곤란함이 느껴집니다. 곤困은 나무가 갇혀있고 사방이 막혀있는 모양이죠. 윰직이고 싶은데 움직일 수가 없고,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잔잔한 감동들이 치고 올라옵니다. 2평 남짓한 감옥에서 감동이, 깨달음이, 놀라움이 있어봐야 어쩌겠습니까만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배우는 가르침을 찾을 수 있구나 하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생각합니다. 슬픈 남의 삶을 읽으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사치스러움도 생깁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선진국이 아닌, 지식수준이 높은 나라가 아닌, 우리의 시각에서는 그저 평범하거나 혹은 가난하고 지식수준이 낮은 그런 나라들이다. 역으로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는 그 반대의 경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부자가 되는것도 지식수준이 올라가는 것도 이제는 슬퍼해야 할까 보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지향은 늘 같은 모양새다. 먼저 돈을 추구하고 그러면 그 돈으로 인해 행복을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11월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아직도 21년 전의 11월에 갇혀서 산다. 그 지독한 슬픔의 시절에는 카메라를 들고 산과 우울한 바닷가를 찾아갔지만, 지금은 의정부교도소에서 공장을 간다. 만일 21년 전에 나이든 내가 아침 추위를 맞으며 줄을 맞춰 공장으로 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면 나의 슬픔은 또 얼마나 배가 되었을까.
95p.
저도 가끔 20년전, 30년전을 회상하는데 이렇게 처참한 느낌은 감옥에서만 체험할 수 있겠습니다.

글도 감동인데 중간중간 들어있는 사진들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아. 이게 자유로구나, 삶이 살아나서 진행되고 있구나하는 생명력이 보입니다. 갇혀있으면서 저런 느낌을 얼마나 찍고 싶었을까 하는 기분이 같이 듭니다.

출판사 소개글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기록으로 남겨났다는 표현을 봤는데 딱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파람북
#이용순
#카메라없는사진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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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 잔혹사편 - 벗겼다, 세상이 감춰온 비극의 순간들 벌거벗은 세계사
tvN〈벌거벗은 세계사〉제작팀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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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을 표방하며 시리즈로 나오고 있는 책입니다. 고의든 아니든 세계사의 어느 순간들의 감춰진 내용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존에 인물편, 경제편, 그리고 잔혹사편입니다. 기본 컨셉이 벗겨야 하니 항상 독특한 관점에서 분석해야 하니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앗. 그런데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잔혹사라길래 뭔가 인간의 비참한 실수 부분만 부각했으려나 생각했는데 상당히 배울 점이 많습니다.

1장, 마녀사냥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마녀사냥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럽의 어느 꼬마들이 고발을 하면서 시작하죠. 그리고는 광기가 휘몰아쳐서 전유럽이 이에 빠져들었다... 중얼거리곤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의 고백과 용서로 시작합니다. 새로운 관점입니다. 교회에 저항하는 불순세력 알비파를 제거하는 과정도 흥미롭습니다. 주술로 상대를 죽이려는 생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있어왔나봅니다. 흑사병이 과잉인구 3대 창서부인 전염병에 속합니다.이렇게 종합적인 관점으로 마녀사냥을 이해시켜줍니다. 이쯤 되면 ˝마녀잡는 망치˝ 서적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조금 있으면 마녀들을 고문하는 도구들을 알려주고, 루터의 종교개혁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전개방식으로 그야말로 벌거벗은 사실들을 정리하고 마지막에 그런 일이 일어난 사실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역사서같은 접근이라 재미있습니다.

1669년에 프랑스 노르망디의 사설 재판소는 마녀 감식인의 고발로 잡혀들어온 24인에게 마녀라는 판결과 사형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러자 이 소식을 들은 루이 14세가 사형을 면해주고 지방 재판관들이 몰수한 재산도 다시 돌려주라고 명령한 것입니다. 그는 즉위한 지 40여 년 만인 1682년에 왕령으로 마녀재판을 금지했습니다.
칙령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술의 실재를 부정하고 마술과 마법, 마녀재판을 폐지한다. 둘째, 주술 행위에 대한 처벌은 체형에 그친다. 셋째, 마녀들의 행위는 악마와의 계약이 아닌 단순한 미신이다.
이전과 달리 마녀사냥을 미신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이제 마녀는 악마의 사주를 받은 악의 세력이 아니라 사기꾼, 환상에 시달리는 심약한 사람, 치료가 필요한 히스테리 환자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치면서 마녀사냥은 점차 사라졌죠. 이렇게 수 세기 동안 유럽을 피로 물들이던 마녀사냥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현재 마녀나 마법은 소설이나 시, 그림과 음악의 소재로 이용될 뿐입니다.
마녀사냥은 단순히 미신에서 비롯한 비극이 아닙니다. 교회, 영주, 왕, 그리고 수많은 사람이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스스로를 정당하다고 말하기 위해,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불행을 탓하기 위해 마녀라는 절대악을 만들고 이용한 것입니다. 그 결과 16세기와 17세기에 걸쳐 마녀사냥의 광기가 전 유럽을 지배했습니다
46p

2장은 미국 서부 개척사로 안타까운 인디언의 몰락을 이야기합니다. 미국은 인디언들도 죽이고, 노예들도 괴롭히고 그러면서도 계속 대국으로 있는 것이 신기합니다. 명백한 운명, 뉴프런티어 등 왜 저것들은 남의 것을 당당히 빼앗는걸까 하는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3장은 다이아몬드입니다. 그냥 다이아몬드가 아니라 블러드 다이아몬드입니다. 채굴과 관련해서 많은 핍박과 괴롭힘이 있었다고만 알았는데, 구체적인 사실들을 그대로 알려주니 괴롭습니다. 제대로 읽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게다가 사진까지 같이 보여줍니다.

4, 5, 6장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 킬링 필드의 학살, 감염병의 도래로 읽는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연달아 읽기 힘듭니다. 한편 읽고 뭔가 답답하여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잠시 다른 책을 읽어 이 강렬함을 희석해야 합니다) 더 있습니다. 체르노빌, 이란 히잡, 미국 총기 문제까지 안그랬어야 하는데 그런 사실들을 알려줍니다.

인간의 잔혹함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 걸까, 어떻게 이런 내용들을 찾아낸 건가 생각하면서도 중국의 분서갱유나 수많은 학살, 혹은 북한의 탄광과 총살은 왜 빠뜨린걸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아마도 자료가 없어서 알 수 없기 때문이겠죠. 도대체 인류는 얼마나 잔혹함을 가지고 있는지 무섭습니다.

​#역사
#벌거벗은 세계사 잔혹사편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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