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없는 사진가
이용순 지음 / 파람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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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없는 사진가
이용순 (지은이) 파람북 2023-05-19

사진가가 카메라가 없습니다. 제목에서 왜?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바로 서문에서 설명해줍니다. 카메라가 있어야 하는 직업의 사진작가인데 감옥에 가게 됩니다. (나찌 치하에서 숨어 살면서 피아노를 칠 수 없는 피아니스트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2년 반이라는 세월을 지내면서 적은 슬픔의 기억들이 노트로 17권이 있다고 합니다. 남의 돈을 받아줘서 자기 통장에 넣은 일이 불법의 증거가 되어 공범으로 몰려 구형을 받았습니다. 사실 재판에 대한 억울함을 많이 토로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 부분은 담담하게 넘어갑니다.

읽는 내내 뭐랄까 곤란함이 느껴집니다. 곤困은 나무가 갇혀있고 사방이 막혀있는 모양이죠. 윰직이고 싶은데 움직일 수가 없고,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생에서 얻을 수 있는 잔잔한 감동들이 치고 올라옵니다. 2평 남짓한 감옥에서 감동이, 깨달음이, 놀라움이 있어봐야 어쩌겠습니까만 있습니다. 세상 어디에서도 배우는 가르침을 찾을 수 있구나 하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생각합니다. 슬픈 남의 삶을 읽으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사치스러움도 생깁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는 선진국이 아닌, 지식수준이 높은 나라가 아닌, 우리의 시각에서는 그저 평범하거나 혹은 가난하고 지식수준이 낮은 그런 나라들이다. 역으로 행복지수가 낮은 나라는 그 반대의 경우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부자가 되는것도 지식수준이 올라가는 것도 이제는 슬퍼해야 할까 보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지향은 늘 같은 모양새다. 먼저 돈을 추구하고 그러면 그 돈으로 인해 행복을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11월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아직도 21년 전의 11월에 갇혀서 산다. 그 지독한 슬픔의 시절에는 카메라를 들고 산과 우울한 바닷가를 찾아갔지만, 지금은 의정부교도소에서 공장을 간다. 만일 21년 전에 나이든 내가 아침 추위를 맞으며 줄을 맞춰 공장으로 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다면 나의 슬픔은 또 얼마나 배가 되었을까.
95p.
저도 가끔 20년전, 30년전을 회상하는데 이렇게 처참한 느낌은 감옥에서만 체험할 수 있겠습니다.

글도 감동인데 중간중간 들어있는 사진들이 묘한 느낌을 줍니다. 아. 이게 자유로구나, 삶이 살아나서 진행되고 있구나하는 생명력이 보입니다. 갇혀있으면서 저런 느낌을 얼마나 찍고 싶었을까 하는 기분이 같이 듭니다.

출판사 소개글에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기록으로 남겨났다는 표현을 봤는데 딱 그 마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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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순
#카메라없는사진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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