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역사 - 울고 웃고, 상상하고 공감하다
존 서덜랜드 지음, 강경이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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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라, 이런 멋지고 거창한 제목을 누가 지을 수 있을까요? 저자 존 서덜랜드는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명예교수라고 합니다. 문학서평을 쓰고 20권이 넘는 책을 쓰고 엮었습니다. 관록이 있는 저자라 내용이 깊이가 있습니다.

보통 문학이라고 하면 저멀리 현실과 동떨어진 딴세상의 이야기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BBC의 최장수 인기 프로그램 데저트 아일랜드 디스크에서 출연자에게 건네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로빈슨 크루소처럼 무인도에 고립되어 남은 생을 살아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런 상황에서 책을 단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고르겠는가?
9p
멋진 질문입니다. 책을 별로 안읽어도 많이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50년간 청취했다고 하니, 나이가 상당할 것같습니다. (무슨 취미가 라디오 청취일까요?)

문학을 멋지게 정의합니다.

세상을 해석하고 표현하는 능력의 정점에 이른 인간의 지성이라는 답일 것이다. 최고의 문학은 세상을 단순화하지 않는다. 우리의 정신과 감수성을 확장시켜 복잡성을 더 잘 다룰 수 있도록 한다.
16p

신화에는 진실이 숨겨져 있고, 서사시에는 영웅적인 가치가 표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슬쩍 좋은 것들을 문학으로 가져옵니다. 길가메시, 마하바라타에서 모비딕과 스타워즈까지 서사시로 끌어옵니다. (아니, 그러면 글자로 표현된 모든 것이 문학으로 포함되겠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오이디푸스왕을 설명합니다. 알고보니 이 분, 문학비평가였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오이디푸스 왕」같은 연극이 어떻게 비극의 효과를 내는지 설명한다. ‘우연 accident‘이라는 표현을 생각해보자. 비극을 보는 동안 우리는 극의 진행에서 우연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모두 예견된 일이다. 그래서 신탁과 예언자가 극의 행위에 무척 중심적이다. 아귀가 딱 맞아떨어진다. 당시에는 몰랐더라도 나중에는 알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에 따르면 비극의 사건은 청중에게 ‘필연적이고 개연적으로 느껴지도록 전개되어야 한다. 비극에서 일어나는 일은 ‘일어나야만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예정된 운명의 경로를 따라가는 사건의 이면에 놓인 것을 실제로 보는 일은 대체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들다. 오이디푸스는 그렇게 일이 벌어져야만 했기 때문에 그렇게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자기 스스로 눈을 멀게 함으로써 또 다른 예언을 현실로 만들었다. 그가 은유적으로 눈이 멀었다는 예언자의 말을 실현한 것이다. 인간은 너무 무거운 현실을 감당할 수 없다.
41p
아리스토텔레스는 훨씬 어렵게 이야기했을텐데 해석이 좋습니다.

7장 세익스피어의 명문장 해설은 탁월합니다. 단어를 다섯번 반복하는 감정적인 표현은 그밖에 못하겠습니다. 그 대목을 찾아내는 저자도 대단합니다.

And my poor fool is hang‘d! No, no, no life!
Why should a dog, a horse, a rat, have life,
And thou no breath at all? Thou‘lt come no more,
Never, never, never, never, never!
내 가여운 바보가 죽었구나! 생명이 없다 없다 없어!
왜 개, 말, 쥐는 살아 있거늘
너는 숨을 쉬지 않는 거냐? 너는 다시 오지 못하겠구나,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다시는!

다른 맥락에서라면 다섯 번이나 반복되는 단어는 분명 진부하고, 진부하고, 진부하고, 진부하고, 진부할 것이다. 「리어 왕」의 이 끔찍한 클라이맥스가 얼마나 강렬했던지, 영국의 가장 위대한 셰익스피어 비평가 새뮤얼 존슨은 이 장면을 차마 연극으로 보거나 글로 읽기도 힘들어했다.
73-74p.

이런 식으로 한편한편이 역사 속에서 살아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제목이 문학의 역사였습니다. 어쩌면 기나긴 역사 속에서 문학을 하나씩 끄집어내는 멋진 작품입니다. 그런데 읽다보면 왜 연결되어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날까요. 영화도 나오고 심지어 성경도 읽어보고 싶게 해설합니다.

#역사 #문학의역사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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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역사 - 울고 웃고, 상상하고 공감하다
존 서덜랜드 지음, 강경이 옮김 / 소소의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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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가 했더니 역사가 나오고, 온갖 작품들을 멋지게 해설하여 전부 찾아 읽어보고 싶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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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심리학 - 투자자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법
조지 C. 셀든 지음, 유태진 편역 / 다른상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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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은 왜들 그렇게 한방향으로 달려가는 걸까요. 뭐가 뜬다하면 우르르 몰려가고, 채권이 전망이 있어보인다는 소리가 나오면 순식간에 회사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채도 마구 사들입니다. 조금만 소문만 나면 달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우왕좌왕하는 군중심리에 대해서 가볍게 차를 권하는 듯이 여유롭게 대화를 건네는 멋진 내용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웃음이 나와서 밑줄도 못쳤습니다. 내용 곳곳의 바보같은 모습이 나의 모습입니다. 

상승이 있으면 하락이 있는 법이다. 상승세가 점점 느려지고 곧 불황 장세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장은 들끓는다. 주가에서 눈을 떼지 않고 있던 사람들은 언제라도 주가가 최고점에 도달하는 동시에 곧바로 추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불황 장세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하더라도, 사람들의 심리는 주가 상승에 굴복하고 만다. 
24-25p
그렇습니다. 미친듯이 올라가는 주식을 못잡아서 안달이 납니다. 어제 올랐으면 오늘도 오를 거라는 알수 없는 믿음이 있습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것을 이성으로는 알아도 심리로는 끝도 없이 갈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이미 다수가 동의하는 내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제시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43p
어렵죠. 주식의 상승을 믿는 사람은 종교보다 더한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은 모순과 회의가 가득차있습니다. 리포트나 방송에 나오면 그것이 끝물인데도 이제 시작이라고 따라갑니다. 말도 붙일 수가 없습니다.

3장의 ˝그 사람들˝이 재미있습니다. 음모론인지 주식시장에 항상 그 사람 내지 그 분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남이 아닙니다. 어쩌면 우리 안에 있는 무언가일 수 있다고 봅니다. 

첫번째 가정은 거래소 직원일 수 있습니다. 웬지 사고 파는 일에 관여하고 있으니 시세를 조작할 것같습니다. 
두번째 가정은 동시에 관여하는 강력한 자본가들의 연합입니다. 뭔가 작전세력의 연계입니다. 
세번째 가정은 전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모든 개인투자자입니다. 
결국 알 수 없는 그 사람들은 주식 시장 도처에 있는 모든 인간들입니다. 시장사람들이죠. 

한마디, 한줄 모두 경험에서 나온 말들이고, 읽다보면 안타까움에 애가 타고, 숨도 안쉬어질만큼 답답한 상황을 경험에서 천천히 우려내서 편안하게 이야기합니다. 이런 심리학은 유익한 것같습니다. 나는 왜 주식시장을 몇십년간 봐왔는데도 이렇게 그래프만 보면 가슴이 답답할까 하는 생각이 들때 편안히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면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책이 재미있어 저자의 다른 책이 있으려나 하고 찾아보는데 원서가 1912년에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정말일까요. 백년 전에도 주식에 대해 이런 통찰력있는 감각이 있었나봅니다.

#주식투자
#주식투자의심리학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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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심리학 - 투자자들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법
조지 C. 셀든 지음, 유태진 편역 / 다른상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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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전에 나온 책인데 바로 어제 저의 투자방식을 보고 위로해주고 충고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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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다른 데이터가 필요하다 - 차별을 만드는 데이터, 기회를 만드는 데이터
김재연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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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기회를 만드는 데이타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데이타 이야기인데 읽다보면 계속 정부, 관공서의 데이타 내용이 나와서 피곤해집니다. 가망없는 정부 앱을 들으면 속이 타는데 왜 계속 이들을 언급하는 걸까 했더니 저자 김재연 선생이 정치학박사에 정책대학원 교수를 했던 분입니다. 아무래도 관련분야에 있다보니 줄곧 나오는 이야기가 쓸데없이 비대한 정부의 데이터에 대한 안타까움과 걱정이 많습니다.

넷플릭스 자동추천 알고리듬은 과거의 내 취향입력값)에 근거해 내가 보고 싶어할 콘텐츠(출력값)를 예측한다. 넷플릭스가 이용자 한두 명의 데이터만 가지고 있다면, 알고리듬이 이런 예측을 정확하게 하기란 불가능하다. 넷플릭스 추천 알고리듬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나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이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가 알고리듬을 훈련시키고, 알고리듬이 더 많은 데이터(이용자)를 유인한다. 이 선순환이 넷플릭스 같은 디지털 플랫폼의 고속 성장을 이끈다.
44-45p
사기업들의 경쟁은 치열합니다. 그런데 빅데이터의 시작은 정부 데이터라는 말은 충격입니다. 맞습니다. 애초에 주민증부터 원초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시작하는 곳이죠. 이렇게 정부는 빅데이터를 모아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장 데이터의 3원칙은 명쾌합니다.
신뢰하기 위해서 의심해야 한다.
날 것의 데이터는 없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
60p
여론조사결과를 알기 위해 임의로 추출한 3천명이 인스타 이용자 300만명보다 유효하다고 합니다. 백분의 일인가요. 그정도로 편향된다니 어설픈 통계가 무섭습니다.

빅데이터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지 않는다는 멋진 말입니다. 데이터는 데이터일 뿐이죠. 마치 정부가 가지고만 있는 수없는 날 것들입니다.
인공지능은 미래가 아닌 과거를 예측한다는 더 멋진 말입니다. 과거 경험을 축적하여 새로운 데이터에서 동일 패턴을 찾아내기 때문에 예측처럼 보이는 겁니다. 그런데 가끔 과거도 틀리곤 합니다. 인터넷이나 인공지능이 너무 잘 알고 있어 다 알고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곤 하는데 교묘한 재주를 가졌을 뿐입니다. 탁월한 부분입니다.

5장부터 저자가 핵심이라고 하는데 정말 이렇게 변화되면 좋겠습니다. 현장의 전문가들의 좋은 연구가 현실에 반영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공문서는 더 쉬워져야 한다.
행정용어는 공무원만의 코드다.
시민의 논높이에서 정부 서비스를 디자인하기
정부 서비스의 핵심은 쉽고 간단할 것
혁신의 기준은 인공지능, 메타버스가 아니다. 시민의 편리다.

그러면서 슬쩍 공무원들의 편도 들어줍니다.
공무원에게는 죄가 없다.
불편을 피드백으로 바꿔야 공공서비스가 개선된다.
시민의 불편이 정부에겐 기회가 된다.

맞습니다. 무조건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바꿀 수 있는 부분, 개설가능한 내용을 알려줘야 알아먹죠. (과연 알아먹을까요)

마지막에 1995년 이전에 인터넷사이트들이 마구 개인정보를 수집했었던 것이 법령이 없어서 막 나간 것이라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시절에 자신의 개인정보는 회원가입의 포인트에 불과하던 가치였습니다.

#데이터사이언스
#우리에게는다른데이터가필요하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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