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음 / 밥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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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신선 두꺼비가 지키는 전통 사찰 이야기
천년을 지켜온 사찰 공간과 건축의 비밀
권오만 (지은이) 밥북 2025-07-17

사찰을 왜 평범한 두꺼비도 아니고 신선 두꺼비가 지킨다는 걸까요. 사찰을 지키는 수호신은 사천왕이나 인왕이 아닌가요. 일단 책제목에서 엄청나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생각조차 못했던 재미있는 옛날 건축의 바탕, 기본을 알려줍니다.
자연에서 채취한 적당한 크기의 막돌을 그대로 주출돌로 사용하는 ‘덤벙주초‘가 있습니다. 돌은 그대로 놓고 위에 올릴 나무를 깎아 내는 그랭이질을 합니다. (멋지게 울퉁불통 바위들을 쌓아 딱 맞추는 것이 그랭이기법입니다.)
시골집 기둥의 나무는 왜 저리 삐뚫어져있을까 궁금했는데 ‘자연목 기둥‘입니다.
왜 사찰은 묵직한 터널같은 곳을 지나 들어가야 하나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암전 효과를 만들고 상대적으로 밝고 탁 트인 공간으로 나와 개방감을 느끼고, 이전의 세상과 단절된 듯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거였습니다. 누하진입법, 문루진입번이라고 합니다. (방탈출 카페의 옛날 버전이었습니다)

제대로 된 상식, 올바른 지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가람은 순우리말로 ‘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사찰에 ‘가람‘이라고 쓰면 말이 안되죠. 산스크리트어 Sangarama에서 승가람마가 되었고 줄여서 가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월정사, 법주사의 일주문, 부석사 안양루의 지붕과 기둥 사이에 부처님 형상이 보이는 것이 공간을 재료 삼아 만든 공조불空造佛이라 이름짓습니다. 멋집니다. 공포불보다 더욱 와닿습니다.

이런 식으로 엄청나게 많은 정보와 자식이 가득합니다. 거의 50가지 이야기가 꽉 차있습니다. 거기에 한가지 아이디어가 나올 때면 사진을 같이 보여주니 더욱 책이 값져보입니다. (글을 읽을 때는 종이가 반짝거려서 거슬렸는데 사진을 볼 때는 선명해서 참 좋습니다.)
불교 관련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온통 사찰의 사진들과 원리를 설명해주니 정말 최고입니다. 저의 올해 인생 책입니다.

그나저나 신선 두꺼비가 어디 갔는지 궁금할 때에 200p에 나와줍니다. 삼성각의 벽화에 등장하는 신선 해섬자 유해 선생이 타고 다니는 ‘세상 어디든 데려다줄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춘 세 발 달린 두꺼비‘입니다.
심사정이 그린 (이상한 더벅머리 아저씨) 그림이 ‘하마선인‘, 바로 유해 선인입니다. 근에 동전을 묶여 꼬시면 우물 밖으로 나옵니다. 이런 멋진 이야기는 도대체 누가 만들어내는지 흥미롭습니다.
더 웃긴 부분은 세발 두꺼비와 춤추는 그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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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음, 이상훈 옮김 / 책장속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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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지쳤을 뿐이에요
뎁 스몰렌스키 (지은이), 이상훈 (옮긴이) 책장속북스 2025-07-30

우리 몸은 항상 지칩니다. 어깨도 무겁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으며 머리 속의 생각은 진행되지 않고 지쳐 쓰러집니다. (나만 그럴까요) 그러던 차에 내가 아니라 ˝뇌가˝ 지쳤다는 말이 상당히 와닿습니다. 이녀석이 문제였군요. 모든 사건의 배후에 바로 ˝뇌˝가 있었습니다.
모두 11장으로 알뜰한 정보가 가득합니다. 와다 히데키 스타일로 대충 가볍게 넘어갈 줄 알았는데 상당히 깊숙히 들어갑니다. 작은 판형인데 내용이 가득하여 힘들었습니다. 저자 뎁 스몰렌스키는 의사는 아니고 웰빙, 몰입 연구의 작가입니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오히려 더욱 전문적으로 연구합니다. 25년간 관련업계에 있었으니 이 몸이 지친 이유로 ‘뇌‘를 콕 집을 이유가 나오겠지요.

1부에서 ‘우리 뇌에 멘탈 피트니스가 필요한 이유‘를 4가지로 정리합니다.

1장 ‘왜 이렇게 집중하기 힘들까‘에서 우리의 뇌는 태초의 1.0 버전에서 변화가 없이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고 합니다. 그 방식은 ‘행복‘이 아니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뚜껑이 열릴‘ 때 손을 이용하여 감정과 사고를 조절하는 ‘손을 이용한 뇌 모델‘ 방법이 재미있습니다. 집중하기 힘든 이유에서 방향을 전환해줍니다. 손가락을 움직여서 뇌를 조정합니다.

2장은 ‘도대체 나는 왜, 제대로 하는 일이 없을까‘하는 자기비난에서 시작합니다. 나를 방해하는 장애물은 내적, 외적으로 다양하게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 방황하는 마음, 과거에 대한 반추, 자신이 무가치하다는 최면, 불확실성으로 마비 등의 장애물이 널려있습니다. 무서운 놈들이죠. 하나에 빠지면 몸도 마음도 지치게 만듭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 열 가지 중 9개는 자동 조종 모드에서 작동합니다. 내 몸의 90%는 자동생산 시스템이었습니다.

이것만 읽어도 다 알 것같은데 3장에서 ‘매일이 지치고 피곤한 이유‘를 다룹니다. 하지만 본문 내용은 브레인온을 할 수 있게 서바이버 모드에서 시커와 워리어를 통해 에너자이저로 가는 좋은 이야기입니다. 핵심은 뇌를 혹사하는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에너자이저 모드를 유지하려면‘ 바로 에너지에 집중합니다.

1 하이라이트 장면만 다시 본다. 즐거웠거나 변화를 만들었던 경험을 적어본다.
2 자신을 정말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본다. (앗,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는데 그냥 주변에 물어봅니다. 외부적인 모습을 보는 겁니다)
3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을 파악한다. 서바이버, 워리어, 시커 모드가 아닌 에너자이저 모드가 될 수 있는 일.
81-87p, 몰입은 웰빙의 수준을 끌어올린다.

2부에서는 1부의 보완으로 가이드북을 제시합니다.

5장은 ‘내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해야 할까‘입니다. 제일 먼저 목표를 잡아야 합니다. 목표는 아무렇게나 잡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되어야 하고,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합니다. 현실적이고 도전적이며 긍정적인 단어로 설정합니다.

6장은 ‘매일 맞딱뜨리는 장애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입니다. 장애물에 집중하고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에너자이저 상태를 유지합니다.

1. 성공적인 사고방식으로 시작하라. 부정적인 뉴스를 읽지말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아침을 맞이해야 합니다.
2. 긍정적인 의도를 가져라. 나는 어떤 모습인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싶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3. 어려운 일을 먼저 해결하라. 일과 시작 전에 오늘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의 목록을 만듭니다.
4. 휴식을 계획하라. 약간 물러나서 올바른 목표로 가고 있는지 살펴본다.
5. 동기를 부여하라. 동료, 배우자와 대화를 나누거나 잠시 음악을 들어본다.
6. 수시로 자신을 돌아보라. 지금 이순간 어떤 기분인가를 생각한다.
129-143p, 에너지 넘치는 하루를 위한 여섯 가지 전략
하루 24시간에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순간 깨어있으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하루를 살았는데도 ‘멈춰버린 뇌를 다시 작동시키는 법‘이 7장에 나옵니다. 자신에게 ‘알아차림‘의 질문을 던져보고, 호흡법, 훈련법, 명상 등 다양한 충전 방법이 나옵니다. 마지막에 ‘감사하는 마음‘을 적어보는 것도 유용합니다.

8장은 브레인 부스터, 뇌를 폭발시키는 방법이 나옵니다.
1. 성공을 위해 휴식하기. 항상 휴식과 회복시간이 필요하다.
2. 자주 움직이기. 30분에 한번 일어나라.
3. 타인과 연결되기. 연결되는 순간 뇌 속 신경 회로가 활성화된다.
4. 더 많이 놀기.
5. 재충전 시간 계획하기.
---
172-180p, 온디맨드 브레인 부스터
모두 11가지나 있습니다. 뇌를 사랑하는 11가지 방법입니다. 그만큼 신경쓰라는 겁니다.

3부 역시 가이드북인데 ‘팀을 위한‘ 내용입니다.

9장. 팀원의 뇌를 에너자이저 모드로 유지하는 비결 ; 팀원들을 위해 CAPTAIN, 영어 앞글자를 따서 7가지를 체크하고 6가지를 점검합니다. 팀과 같이 살아갑니다.
10장. 팀원들의 뇌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법 ; 팀원들과의 대화, 유연 근무, 업무 조절, 공감대 형성... 전지전능한 팀장이 나서야 합니다. (팀장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11장. 우리 팀을 진짜로 살아 움직이게 하려면 ; 조직 역시 매트릭스가 있습니다. 거래형 조직은 안됩니다. 지속 가능 조직과 고갈형 조직을 넘어서 ‘회복형 조직‘으로 나아갑니다.

‘뇌‘에 관한 정보를 취합하는 과정에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하길래 뒤에 참고문헌으로 나와있을 줄 알았는데,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정리해봤습니다.
정리하는 뇌, 대니얼 레비틴, 뇌는 두세 가지 이상을 처리할 수 없다.
강박에 빠진 뇌, 제프리 슈워츠, 뇌는 변화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
뇌를 바꾸면 인생이 달라진다, 대니얼 에이멘
행복 뇌 접속, 릭 핸슨,
일하는 뇌, 데이비드 록, 전전두엽 피질을 이용하자.
일터에서 느끼는 진정한 행복, 샤론 잘츠버그, 욕망, 혐오, 피로, 초조, 의심의 다섯 가지 부정적인 감정.
주의력 연습, 아미시 자, 과거의 실수를 반복 재생하는 ‘파멸적 악순환‘이다.
끌어안음, 타라 브랙, 불안한 마음은 ‘무가치하다는 최면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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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박사 평전 석주명
이병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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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박사 평전 석주명
한 생애를 날갯짓한 과학자, 조선의 나비를 품다
이병철 저자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07월 25일

인간의 한평생이라고 하면 최소 60년은 살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런데 42년 (1908-1950) 인생에서 저서 17권, 논문 128편을 남기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석주명 나비학자의 평전입니다. 저도 나비와 관련된 전설로 내려오는 일을 기억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궁금했는데 이 책 한권으로 많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자네는 조선 사람 아닌가. 마땅히 남이 손대기 전에 자네 힘으로 조선 나비를 연구하는 것이 옳지 않겠나. 내가 장담하지만 십 년만 죽어라고 하면 틀림없이 자네는 조선 나비에 관한 한 세계적인 학자가 될 수 있을 걸세. 자, 그런데도 주저할 텐가?
70p, 은사 오카지마 긴지 교수
이 10년 공부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했습니다. 후에 제자 김병철 교수도 ‘남이 하지 않는 일을 10년간 하면 꼭 성공한다. 세월 속에 씨를 뿌려라. 그 씨는 쭉정이가 되어서는 안 되고 정성껏 가꿔야만 한다‘로 기억합니다.‘
더욱 멋진 이야기는 1936년 금강산에서 채집한 나비를 스승을 기려 ‘긴지부전나비‘라 이름짓습니다. 아름다운 사제 관계입니다. 스승은 가르치고, 제자는 기억합니다.

1938년 영국왕립 아시아학회의 조선산 나비 총목록을 만들어달라는 의뢰에 학교를 쉬고 넉달 동안 책 300여 권과 논문 193편을 읽고 39년 3월 원고를 탈고합니다. ‘조선산 접류 총목록 A Synonymic List of Butterflies of Korea‘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넉달에 500권을 읽는다면 하루에 4권은 봐야합니다. 그냥 읽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지요. 이 책에서 결정된 조산선 나비 255종이 지금까지도 인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1000종이 넘는 가짜 목록까지 실어 진짜 나비를 확정했다고 합니다.

나비 채집 회고담이 재미납니다.
계절만 맞춰 가면 우리나라의 고산 바니는 거의 다 잡을 수 있다 (북계수)
내가 그곳에 갔던 때는 1934년 8월8일이었고 하루 동안의 채집품은 5과 12종 53개체였다 (난도)
산은줄표범나비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도 잡지 못한 일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묘향산)
우연히 발견한 작은녹색부전나비 두 마리를 쓰고 있던 맥고모자로 기민하게 잡아넣덨다 (훗카이도)
131-138p,
하루에 53개체를 채취합니다. 그러니 한평생 몇십만마리를 수집할 수 있는거겠죠. 선생이 좀 더 살았더라면 전문서적과 수필을 같이 저술하여 전문가의 생생한 감동이 남아있을텐데 안타깝습니다. 망할 총가진 군인입니다.

선생의 연구에 변이곡선, 분류 지리학은 내용이 어렵습니다. 이해되는 부분은 한국 나비 우리말 이름 정리 부분입니다. 무엇보다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에 나비 이름을 참 걸맞게 이름지었습니다. 굴뚝나비, 배추흰나비, 처녀나비, 모시, 표범, 풀흰나비, 줄흰나비, 유리창나비, 산제비나비, 지옥나비, 산지옥나비...

이른봄애호랑나비 ; 조춘아호早春兒虎라는 뜻으로 이른봄에 잠깐 나왔다 곧 없어지므로 열성적인 채집가가 아니면 잡기 힘들다. 몸이 작고 호랑이 무늬를 연상시킨다.
210p, 조선 나비 이름의 유래기
조춘아호나비라고 했으면 멋이 없었겠지요. 이른봄애호랑나비라 기막힌 네이밍입니다.

뒷부분에 참고문헌, 연표, 저술목록도 정말 고생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부록 3으로 ‘나비 이름 유래기‘도 내용이 좋습니다. 1947년 저술을 지금 현대어로 정리했습니다. (본문의 신문기사는 당시의 글로 그대로 실었는데 그건 또 그것대로 읽을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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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 - 김용택의 하루 한 줄 글쓰기 수업
김용택 지음 / 오후의서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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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
- 김용택의 하루 한 줄 글쓰기 수업
김용택(지은이) 오후의서재 2025-07-25

제목은 ‘삶은 당신의 문장을 닮아간다‘, 부제는 ‘김용택의 하루 한 줄 글쓰기 수업‘인데 내용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시쓰기 첨삭지도입니다. 일러두기에 2013년 ‘뭘 써요, 뭘 쓰라고요‘를 다듬어 새롭게 쓴 책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글쓰기 노트‘를 사이사이에 추가했습니다. 개정판이니까요.

글을 쓰는데 필요한 재료를 어디에서 구할까요. 시작에서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는가를 생각합니다. 보다, 듣다, 생각하다, 표현하다. 네 가지가 있습니다. 이렇게 나눠서 구분하니 그런 것같습니다.
보다 ; 눈을 뜨면 봅니다. 보는 것이 세상의 시작입니다.
듣다 ; 귀는 열려있어 온종일 소리를 듣습니다. 그 중에서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소리가 있을 때 비로소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다 ; 보고 들으니 다음은 생각이 일어납니다.
표현하다 ; 보고, 듣고, 생각한 후에 (많이 읽은 다음에) 그것을 글쓰기로 표현합니다.

첫번째 가르침은 ‘나무를 정하다‘입니다. 아이들에게 너의 나무를 정하라고 하면 한 나무를 고른 후에 자신의 나무를 봅니다. (여우를 길들이는 느낌입니다) 나무 한그루에서 시작하여 주변의 사람, 시냇물, 들판, 저 멀리 일하는 사람까지 확장이 됩니다. ‘사는 마을이 학교‘라는 아름다운 노트가 나옵니다. 어디든 있는 곳에서 배울 수 있는거지요.

두번째 가르침은 ‘관심을 갖고 보다‘입니다. 보고 들으며 생각하는 것을 한번에 합니다. 세상의 수많은 존재들 가운데 무엇인가가 내 마음에 찾아온 것은 기쁜 일이지요. (귀찮은 사람이 찾아오면 괴로운데.) 하지만 바람, 비, 달, 강물... 귀찮게 안하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면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관심이 생기면 다르게, 세밀하게 보입니다.

세번째는 ‘자세히 보아야 무엇인지 알게 되고 내 것이 된다‘입니다. 좋은 음식이 피와 살이 되듯이 제대로 이해하여 온전히 내 것이 되었을 때 써먹을 수 있습니다. 그렇죠. 남의 걸 가져다 써봐야 남의 말이죠. 내가 이해하고 나의 말과 글로 나와야 나의 것이 되는 겁니다.

네번째는 ‘아는 것이 내 것이 되고, 지식이 인격으로 전환되어야 비로소 세상과 관계맺음‘이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와 세계가 연결되었다가 갈등이 일어납니다. 둘만 있으면 이해관계가 발생하여 복잡해집니다. 꼬이고 얽힌 칡덩굴이 되어버린 갈등을 해소하려면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그런 후에 조화, 관심, 공감, 감동으로 생각과 표현이 굴러갑니다.

3부는 저자 김용택 선생의 시들이 들어있습니다. 저자 자신의 삶과 문장인거죠. 이렇게 끝나는가 했는데 마무리로 ‘정리‘가 나옵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을 마치 시처럼 풀었습니다. 관심, 보다, 이해, 내 것, 인격, 관계, 갈등, 조절, 화해, 조화, 생각, 정리, 논리, 철학, 신념, 창조, 공감, 행동, 생명, 완성, 받아들임, 글쓰기, 혁신, 정리로 끝맺습니다.

정리는 아까와 다른 지금을 만들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지루하고 고루한 일상을 벗어나 내일의 기대를 부풀게 하는 신나는 일상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누가나 처음에는 길이 없었습니다. 내 인생의 길을 내가 냅니다.
152p, 창조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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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 독송과 다라니 기도를 위한
상욱.현안 옮김 / 위앙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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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검색
독송과 다라니 기도를 위한
상욱, 현안 (옮긴이) 위앙북스 2025-05-31

불경은 우주 공간으로 넘어가는 스페이스 오페라입니다. 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우주 어딘가의 대세계를 찾아갑니다. (그런 생각으로 접근하면 층층히 쌓여있는 구조의 불교그림이 조금 이해되지요) 약사경 역시 비범합니다.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입니다. 하고싶은 말을 전부 제목에 적어놓는 것은 웹소설만의 일이 아닙니다. 약사불이 약사유리광여래입니다. 시작부분에 10대 명호도 나옵니다. 여래 응등정각 명행원만 선서 세간해 무상장부 조어사 천인사 불 박가범 전부 들어있습니다. 본래 서원한 공덕이 가득한 경전입니다.

부처님은 그저 광음성 낙음수 아래에 앉아계시는데, 8천명의 비구만이 아니라, 삼만육천의 보살, 국왕, 대신, 바라문, 거사, 천룡팔부, 인간, 비인간들이 빼꼭하에 말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팔로워가 일단 44000(비구 8천, 보살 3만6천) 입니다. 거기에 한량없는 대중들이 에워싸고 있으니 웬만한 공연장 이상의 화려한 시작입니다.

약사불이 계시는 곳은 동쪽입니다. 부처님이 앉아있는 곳을 기준으로 동쪽 10항하사만큼 불국토를 지나갑니다. 항하사(恒河沙)에서 ‘항하’는 갠지스강이고, ‘사’는 모래입니다. 길이가 2000km가 넘는 모래알 수입니다.

이런 거창한 세계가 있음에도 중생들은 답답합니다.
어떤 중생들은 선악을 알지 못하고, 오직 탐욕과 시기만을 품고 있으며, 보시과 과보에 대해 알지 못한다. 우치하고 무지하며 신심의 뿌리가 부족해서 많은 재물을 모아 열심히 지키고만 있다. 또한 구걸하는 이가 오면 그 마음이 기쁘지 않고, 마지못해 억지로 보시를 행할 때도 마치 자기 살을 베는 것처럼 깊은 고통을 느낀다.
40p,
반성하게 만드는 구절입니다.

삼국유사에 약사불, 약사경이 17번 언급됩니다. 굉장하지요.
경덕왕이 을미(乙未)에 분황사(芬皇寺)의 약사여래동상[藥師銅像]을 주조하였는데 무게가 30만 6천 7백 근이요, 장인은 본피부(本彼部) 강고내말(强古乃末)이었다.
경덕왕(景德王)이 백율사(栢栗寺)에 행차하여 산 아래에 다다랐을 때 땅속에서 염불하는 소리가 들리므로 사람을 시켜서 파보라고 하니 큰 바위가 있는데, 사면에는 사방불(굴불사의 사방불은 동쪽에 약사여래, 남쪽에 석가여래, 서쪽에 아미타여래, 북쪽에 11면6비의 관음상)이 조각되어 있었다.
밀본최사(密本摧邪) ; 선덕왕(善德王)이 병에 걸린 지 오래되었는데, 흥륜사(興輪寺)의 중 법척(法惕)이 조칙에 응하여 병시중을 들어 오래 되었으나 효험이 없었다. 이때에 밀본법사(密本法師)가 덕행(德行)으로써 나라에 명성이 높아서 좌우에서 그를 대신할 것을 청하니 왕이 조서를 내려 궁궐 안으로 맞아 들였다. 밀본은 신장(宸仗) 밖에서 약사경(藥師經)을 읽었다. 권축(卷軸)이 한번 돌자, 가지고 있던 육환장(六環杖)이 침전 안으로 날아 들어가서 한 마리 늙은 여우와 법척을 찔러 뜰 아래로 거꾸로 내던졌다. 왕의 병이 이에 나았는데, 이때 밀본의 정수리 위에 오색의 신광(神光)이 발하니 보는 사람이 다 놀랐다.

이 책을 엮어낸 상욱, 현안 스님은 영화스님에게서 배우고, 그 위에 선화상인, 그 위에 허운스님이 계십니다. 그런데 남회근 선생의 책에 가끔 나오는 원환선선생과 허운스님이 보이던데 같은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같은 사람이라면 놀랄 일입니다.

영화 스님의 책들은 번역된 것은 다 읽었는데 너무 좋아서 주변에 선물로 줘서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전자책으로 사고 싶은데 종이책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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