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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 -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9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중용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은이) 청년정신 2025-09-30
중용(中庸) 한문 원문의 글자수는 3,562자라고 합니다. 천자문보다 적을 줄 알았는데 3배나 되는 수입니다. 어쩐지 읽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는 것이 글자수때문일까요. 하지만 논어는 16000자, 맹자는 4만자라고 하네요. 간단해 보이는 주역도 괘와 효사가 12000자입니다. (십익까지 합치면 24000자)
왜 이리 글자수만 세고 있는 걸까요. 안읽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저자 박찬근 선생은 중용의 원문을 57조각으로 나누었습니다.
그걸 멋들어지게 해석한 후에,
먼저 주자의 해설과 함께 풀이합니다.
다시 현대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일상의 중용 실천법을 궁리하고,
마지막으로 ‘나를 바꾸는 질문‘을 던집니다.
무려 다섯가지 방향에서 중용을 바로봅니다.
어렵고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라고요? 아닙니다. 중용은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의 삶과 마음을 꿰뚫는 지극히 현대적인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5p, 혼돈 속에서 나를 찾는 이들에게, 박찬근
이런 구성으로 책을 조각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대로 읽으면 서너 대목만에 멈추게 되는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게 하는 편집이 됩니다.
한대목만 읽어보면 마치 좋은 책의 명문장을 가져온듯이 끄덕이게 됩니다.
거기에 ‘일상의 증용 실천법‘에 등장하는 인물이 주역괘입니다. 대학생 산수몽, 수천수, 직장인 천수송, 상담원 지수사, 직장인 수지비, CEO 풍천소축, 대학생 천택리, 박사과정 지천태, 대학생 천지비,..
이런 괘사의 의미와 중용의 글귀를 맞춘 듯한 느낌도 들지만 거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子曰 人皆曰予知, 驅而納諸罟擭陷阱之中,而莫之知辟也
자왈 인개왈여지, 구이납저고확함정지중, 이막지지피야
人皆曰予知, 擇乎中庸而不能期月守也.
인개왈여지, 택호중용이불능기월수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내가 지혜롭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을 몰아 그물이나 올가미, 함정 속에 들여보내도 스스로 피할 줄을 아는 자가 없다. 사람들은 모두 ‘내가 지혜롭다‘고 말한다.
그러나 중용을 택해 놓고도 한 달도 지켜내지 못한다.˝
73p, 함정에 빠지는 역설
이 몇글자 안되는 문장을 놓고 주자의 모두를 ‘안다‘고 할 수 없다는 해석이나, 저자의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로 꾸준한 실천‘을 지속하는 것이 중도의 능력이라는 해설이 멋집니다.
好學近乎知, 力行近乎仁, 知恥近乎勇.
호학근호지, 역행근호인, 지치근호용.
배우기를 좋아하는 것은 지혜(知)에 가깝고,
힘써 실천하는 것은 인에 가까우며,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기(勇)에 가깝다.
192p, 지,인,용에 가까워지는 길
어려운 말입니다. 15글자에 ‘지인용‘이 들어있습니다.
주자는
어리석은 사람은 더 구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사람은 욕망을 좇아 돌이키지 않는다,
나약한 사람은 아래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라고 정확하게 분석합니다.
저자도 호학, 역행, 지치의 삼근의 실천으로 개인의 성장이 확장되어 자기주도성을 넘어 선한 영향력까지 발전합니다.
참 안 읽히는 고전을 한문장이라도 읽게 하려고 여러 방향에서 접근한 좋은 책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