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썸머 에디션)
이디스 워튼 지음, 민지현 옮김 / 머묾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이디스 워튼의 문체가 이렇게나 섬세하고 아름다웠던가?

이러한 작품의 결을 < 순수의 시대 > 를 읽었을 때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다.

1908년 마흔 다섯살에, 워튼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열정적 사랑을 경험하고 그 관계가 끝난 6,7년 뒤에 쓴 소설로, 제 1차 세계대전의 포화 속에서 어떻게 이런 분위기의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는지..놀랍기만 하다.


초반 책의 소개만 보고는 언뜻 티모시 샬라메 주연영화 <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 아래 풋풋한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은 전혀 다르다.

출간 당시에는 소설 속 가난한 젊은 여성의 성적 욕망과 감정이 이슈가 됐던 듯 싶은데, 읽어보니 적나라하거나 관능적인 내용보다는(물론 지금의 관점이기에) 채리티라는10대 소녀가 첫사랑을 통해 설레고, 아파하고, 그리워하며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작품 분위기에서는 1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산 위 마을에서 채리티를 데려와 후견인으로 보살피는 마을의 변호사인 로열씨가, 아내가 죽은 후 딸 뻘인 채리티에게 처음에 보이는 행동은 이 이야기가 끝나가는 끄트머리까지 그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막다른 골목에서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기댈 곳도 없는 채리티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마지막까지 궁금하다.


이 무더운 여름에 잘 어울리는 로맨스 고전 !!!!

스토리 자체만 보자면 아주 간단하기 그지없고 강렬한 사건도 딱히 없는데도 초반부터 몰입감이 굉장하다.

채리티의 감정선을 표현하는 워튼의 문체가 참 좋은데, 그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채리티라는 캐릭터에 빠져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 이선 프롬 > 예전부터 궁금했었는데 이 참에 그 책도 읽어봐야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테오
앨런 레비 지음, 노지양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잔잔하게 흐르는 내용 가운데 묵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소설이다.


포르투갈에서 온 86세의 노신사 테오는 과연 어떤 인물인걸까..읽는 내내 그의 정체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어느 날 한적한 마을 '골든' 에 조용히 나타난 테오는, 한 카페의 벽에 걸린 92점의 초상화를 하나씩 사들여 각각의 초상화 인물에게 해당 그림을 돌려주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대상자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는 편지를 보내고 공원의 벤치에서 만나 직접 그림을 전달하는 테오의 행동은 처음에는 소설 속 마을사람들도, 독자인 나조차도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분명 어떤 목적이 있거나 상대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하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되고 그런 제안의 편지를 받고 누구나 한번쯤 망설이고 의심을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갈하고 반듯한 그의 글씨체와 문체에서는 섣불리 거절하기 힘든 분위기가 느껴지고, 깔끔한 그의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정중하고도 사람의 마음을 끄는 온화한 말투는 그에 대한 경계를 무장해제시키는 마법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 어떤 조건도 없이 무려 92점의 그림을 돌려주는 과정에서 테오는 마주하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진심을 담아 듣는다.


이러한 무조건적인 선행을 베푸는 테오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떻게 되는걸까?

그를 좋아하는 마을 사람들도 점차 많아지고 진정한 친구도 생기고, 스토리상으로는 가족도 없이 외로운 사람 같기도 한데 노년을 이 곳에서 보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비껴가면서 절대로 그 어떤 선 이상은 보여주지 않는 테오에게서는 여전히 비밀스러운 뭔가를 느끼게 되고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진 그의 정체와 결말 !!!

놀랍고 허무하고 슬프기도 하고..안타깝다..


변호사,판사와 싱어송라이터를 거쳐 70대 작가가 되어 처음 선보인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라고 하는데, 저자인 앨런 래비의 음악가적인 특성 덕분일까..테오의 대화를 비롯한 전체적인 문체가 굉장히 아름답고 따스하다.

이 소설은 감동 휴머니즘을 담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힐링소설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지만, 이런 분위기의 힐링소설은 가볍지 않아 참 좋다.

한 사람이 시작한 작은 친절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감동을 줄 수 있는지를 여지없이 보여준 소설이다.





#테오 #앨런레비 #이키다서평단 #오팬하우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라면의 과학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라면의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래서 라면이 더 좋아진 책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라면의 과학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





한국인의 소울푸드 가운데 으뜸인 '라면'

라면에 계란, 치즈 등등 이것저것 넣어먹는 사람들도 많지만, 난 그냥 심플하게 라면만 넣어 먹는 게 최고다 !!

사실 라면에 대해서는 아는게 너무 없었는데, 이 책 덕분에 라면에 더한 애정이 생기고 평소 관심없던 부분에도 눈길이 간다.

오늘 낮에 라면을 먹을 때는 포장지에서부터 포장지 안의 금박포장, 수프, 라면의 모양 등등 요리조리 구석구석 살펴보게 된다.


한국 최초로 라면을 도입한 회사는 삼양식품이었다고 한다.

6.25전쟁 직후 꿀꿀이죽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로 굶주린 사람들을 보고 큰 결심을 한 인물이 있었으니..

제일생명보험회사 사장이었던 전중윤은 이렇게 먹고 살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보험을 파는 것에 회의를 느끼고 주변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직위를 내려놓고, 여러 우여곡절끝에 한국 최초의 삼양라면을 출시한다.

초반에는 밀가루에 낯선 한국인들에게 라면은 외면당하고 엄청난 적자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게 되지만, 1960년대 후반 혼분식 장려 정책이 시작되면서 라면이 급부상하게 된다.


그 후, 롯데공업이 라면사업에 뛰어들면서 회사명을 농심으로 바꾼 후, 한국 라면업계의 전설이 되는 '신라면' 을 개발하게 되면서, 오랜기간 부동의 1위였던 삼양을 제치고 1991년 이후 현재까지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양은 엎친데 뒤친격으로 우지파동으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2위마저 오뚜기에 내주게 되지만, 그 유명한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면서 재개에 성공한다. 외국에 있을 때, 외국인들이 이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몸소 체험했기에, K-라면의 위상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라면의 종류가 이렇게나 많았었나 싶을 정도로 현재까지 이어진, 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다양한 라면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더미식 장인라면, 황태진국라면, 보성녹차라면, 매운콩라면, 시골쌀라면, 염라대왕라면 등등 이름조차 생소한 것들도 참 많다. 그런데 아무리 제로 슈거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팔도비빔면 제로슈거와 같이 설마 라면에까지 제로 슈거가 적용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라면의 면이 꼬불꼬불한 이유는, 직선일 때보다 서로 더 들러붙고 끓일 때 면 사이로 국물이 쉽게 스며들며, 포장지 속에 면을 더 많이 넣을 수 있어 경제적이고, 면 사이 공간 덕분에 면발이 부서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가 담겨 있었다니 !!!


이 책에는 이 외에도 라면의 제조공정, 라면에 사용되는 기름, 밀가루, 건더기, 포장용기, 포장지 등과 관련된 과학상식 등과 마지막에는 각 분야 전문가가 들려주는 라면이야기까지..라면의 모든 것을 파헤치고 있다.

과학이라는 제목만 보면 어려울까 지레 겁먹게 되는데,라면과 함께 하는 과학 이야기는 너무 쉽고 재밌고 금새 읽힌다.

의외로 라면에는 영양소도 많다고 하니 신난다.

다음번엔 매번 먹는 라면 말고 좀 더 색다른 라면, 특히나 한국인의 굶주림을 해결하고 식량부족 문제에 이바지했던 삼양의 라면을 좀 먹어봐야겠다.







#과학상식 #소울푸드 #라면이라는세계 #라면의과학 #라면맛의비밀 #깊은나무 #지영준 #자연과학 #리뷰어스클럽 #리뷰어스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선을 넘는 북클럽 - 아무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이수영 지음 / 메멘토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로운 느낌으로 써 내려간 내용입니다> 




250쪽도 안되는 이 얇은 책을 다 읽는데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책, 책방지기, 북클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공감가는 내용이 너무 많아, 한 문장을 읽고 또 읽느라 진도는 더디게 나갔지만 너무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 독서모임, 북클럽이 갖는 장점과 매력을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

사실, 북클럽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떤 매력이 있어서 저렇게 열심히 참여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하지만, 혼자서 책 읽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책을 읽은 후 의견을 주고받는 것에 자신도 없고..이런 저런 이유로 스스로 방어벽을 만들어 왔었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장애요인들, 핑계들을 이 책에서 저자는 콕 집어 얘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북클럽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

북클럽이라고 하면 책을 읽은 후의 감상과 의견을 주고받는 행위가 주를 이룬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 시간 전에 같이 모여 각자 책을 읽는 시간을 갖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흔히 '묵독' 이라고 일컫는데 무엇보다 이 묵독의 최대 장점은 집중이 정말 잘 된다고 한다. 아무말도 안하고 마주보고 앉아 각자 책을 읽는 분위기는 도서관에서 각자 책을 읽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려나...언뜻 생각하면 집중이 잘 안될 것 같은데..




​

다양한 북클럽 모임 가운데 가장 고난도는 ' 그림책 모임 '이라고 한다. 

저자가 26살의 어느 날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 지각대장 존 > 을 언급하며, 그림책은 어른들에게 더 깊이 닿는 책이고, 그림책을 다시 펼치는 일은 단순한 추억 여행이 아니라고 말한다. 

​

성취감이 가장 큰 모임은 '벽돌책 모임' 이라고 한다. 

< 안나 카레니나 > < 소피의 세계 > < 코스모스 > < 죄와 벌 > < 총.균.쇠 > < 한국 철학사 > 등의 벽돌책을 함께 독파했을 때의 뿌듯함도 언급하며, 

동네 곳곳에 숨어 있던 왕년의 문학소녀 할머니들도 많이 참여하신다고 한다. 

< 총.균.쇠 > 읽기 모임 때에 30대~7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가 다양한 버전의 이 책을 들고 나타났고, < 죄와 벌 > 때에는 70대 할머니가 참여하셔서, 처음에는 그 길고 긴 러시아 이름과 인물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실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그 분은 젊은 시절 < 죄와 벌 > 을 두 번이나 읽으셨고 이번에 다시 읽고 싶어 참여하셨단다. 너무 멋진 분 !!!

​

대구에서 10년 째 작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오로지 먹고살기 위해 일주일 내내 다양한 북클럽을 운영한다고 하는데, 그 리얼한 책방지기의 삶과 좌충우돌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긴 북클럽 이야기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이야기일 수 밖에 없다.

제목에서부터 시선을 끌었던 이 책은 제목에 낚인 것이 아니라, 제목 덕분에 재밌고 좋은 책을 놓치지 않고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