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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평점 :

종교, 철학 이 두 가지의 어려운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심오하지만 그 안에 작가만의 아름다운 표현력도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소설의 운명은 반은 작가의 몫이고 반은 독자의 몫이다. 독자가 소설을 읽음으로써 작품은 하나의 인격체로 완성된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세 남자가 상실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총 3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각각 신과 믿음, 삶과 죽음, 인간과 동물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죽고 실의에 빠진 남자가 십자가상을 찾으러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향하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 읽혔고 작가만의 아름다운 표현들을 볼 수 있었다.
숙부의 집에 고용된 아름다운 도라. 그녀를 처음보자 토마스는 사랑에 빠졌다. 이 둘 사이에는 아들 가스파르도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사는 듯 하였으나 죽음은 도라와 가스파르를 단번에 단호하게 덮쳤다. 운명의 장난인지 며칠 뒤엔 아버지 실베스트르가 죽음을 맞이하였다. 토마스의 심장은 터져버린 고치처럼 풀려버렸다. 비극의 주인공이 된 토마스는우연히 율리시스 신부의 일기를 보고 십자가상을 찾으러 험난한 여정을 떠났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십자가상은 예상외의 모습이었다.
두 번재 이야기는 병리학자 에우제비우와 마리아라는 여인이다. 마리아는 어느 날 에우제비우를 찾아와 남편의 시신 부검을 부탁한다.
제일 심오하고 종교적 색채가 강했던 이야기였다. 아직도 이 이야기는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세 번째 이야기는 캐나다 상원의원 피터 토비와 침팬지다. 아내와 사별 후 그에게 남은 것은 물질적인 것이 전부였다.우연히 영장류 연구소를 방문했다가 '오도'라는 침팬지와 교감을 나눈 후 그를 데리고 부모의 고향이자 자신의 출생지인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향한다.
오도와 평화로운 삶을 누리던 피터는 어느 날 작은 예배당에서 침팬지의 형상을 한 십자가상을 발견하고 그 즈음, 높은 바위에 올라 죽음을 맞이한다. 오도는 전설의 동물인 이베리아 코뿔소를 본 후 평원 속으로 사라진다.
세 이야기는 다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서로 연결된다. 삶의 전부였던 것을 상실하고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나아가고 십자가상이라는 공통점에 접점을 한다. "이곳이 집이다"라는 말은 공통적으로 나오고 뭔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의미를 명확하게 알지 못하겠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명시적이 아니라 허구적 장소였다. 현실 어디에나 있을 법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러나 그 산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속에는 분명히 존재하는 신화적인 장소이다.
토마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준 침팬지의 형상 십자가상이 피터에게는 기쁨을 주는 전부였다. 이들의 이야기를 보면 십자가상이라는 것은 물질적인 형상일 뿐 결국 중요한 것은 내 마음속의 십자가상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일까?
종교적, 철학적 요소를 갖춘 소설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거기서 나비는 나오지 않고 잿빛 나방이 나와서, 영혼의 벽에 들러붙어 날아가지 않았다."
"바람, 비, 태양, 벌레들의 습격, 침울한 타인들, 불확실한 미래 등을 감당하는 데에는 뒤통수나 재킷의 등판, 바지의 엉덩이 부분같이 방패막이가 되어주는 것들이 더 적합하지 않냐고. 그런 것들의 우리의 보호막, 우리의 갑옷이라고. 그것들은 예측불허의 변화를 가져오는 운명을 견디도록 되어 있다고"
"외로움이 코를 킁킁대는 개처럼 다가온다. 외로움은 고집스럽게 그의 주위를 맴돈다."
"사랑은 흔들리지 않는 토대와 무너지지 않는 천장으로 된 집이다."
"태양은 색채를 끌어내고 윤곽선을 보이게 하고, 혼을 불어넣어 비로소 풍경을 완성한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