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마음의 푸른 상흔은 사강의 생각도 중간에 기록이 되어 있다.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3인칭 시점이 아니라 내용이 진행된 후 저자가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독에게 전하는 말을 보는 재미도 있었고 작가의 시대에 대한 비판도 볼 수 있었다.
에세이인 듯하면서도 소설인 듯하면 서도의 느낌을 주는 마음의 푸른 상흔이었다.
"매혹적인 작은 악마"
프랑수아즈 사강의 별명이다. 이전에 마음의 파수꾼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올린 후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아 이래서 별명이 지어졌구나' 싶었다.
마음의 파수꾼도 '이게 무슨 사랑일까' 궁금했는데 다른 책에서는 더 과감한 주제로 책을 썼다는 것을 보고 '아!' 싶었다.
과감하지만 읽게 만드는 필력 이것이 프랑수아즈 사강의 매력인가.
주인공 반 밀렘 남매인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는 스웨덴 사람이지만 파리에서 살아간다. 여자와 술을 좋아하는 세바스티앵과 여러 남자와 연애를 했으며 아직까지도 매력을 풍기는 엘레오노르는 후견인에게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반 밀렘 남매는 둘만의 세계에서 사는 듯하다. 세바스티앵은 제델만 부인에게 받은 멋진 커프스 버튼을 곧바로 팔아버린다. 그의 아름다운 누이, 그의 가장 위대한 사랑 엘레오노르가 여왕 같은 저녁을 누릴 수 있도록
이 둘은 자신들을 묵묵히 지원하는 로베르 베시에게도 마음을 내어주지 않는 듯하다.
사랑 이야기를 쓰는 프랑수아즈 사강이기에 이번에는 무슨 이야기일까 궁금해하면
읽었다. 사생활에서 워낙 많은 스캔들을 일으킨 사강이지만 문득 사강의 책을 연달아 읽고 나니 궁금해졌다. '사강은 진정한 사랑을 해보았을까'
다양한 주제의 사랑 이야기를 쓰는 사강을 보면서 자유로운 사랑을 추구하는 듯하지만 사랑을 믿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사강 작품의 인물들은 가볍지가 않았다. 다른 작품에서 익숙하게 느끼지 못했던, 나의 가치관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물들의 생각과 삶이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읽거나 들었을 때 드는 생각은 '와 어떻게 이런 주제의 사랑 이야기를 쓰지?' 싶을 정도로 파격적이었고, 심오하였고,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수아즈 사강은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가였고 작품들은 매력적이다.
마음의 파수꾼을 읽었을 때는 '이래서 매력적이라고 하나?' 생각이 들었으나 마음의 푸른 상흔을 읽고 나니 또다시 오리무중이 되었다.
마음의 푸른 상흔은 개인적으로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난해하였다.
사강은 우리가 자초하는 영혼의 상흔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마약, 도박, 두 번의 결혼, 이혼 등 많은 삶의 파문을 일으킨 사강이지만 집필하는 것에 있어서만큼은 진심이었다. 마음의 푸른 상흔에 에세이를 적어놓은 것만 보아도 독자에 대한 진심과 글 쓰는 것에 대한 생각을 적어놓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반 밀렘 남매의 이야기는 사강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일종의 수단이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