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원, 단일하든 다채롭든 - 상상과 과학의 경계에서 찾아가는 한민족의 흔적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0
강인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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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역사는 인문학의 영역이 아닌 암기 과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단순히 시험을 위해서 외우기만 했기에 역사 인식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설민석, 최태성 같은 분들이 미디어를 통한 역사 강의로 사람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다.

나 역시도 학창 시절 역사를 좋아하고 교직을 꿈꾸기에 위해 역사학과에 진학했지만 물론 꿈은 꿈으로만 남겨둔 터. 역사를 좋아하는 나도 좀 어려워하고 고루하다고 느끼는 내용이 바로 '고고학'인데 책을 통해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다가왔다.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고 한다. 권일용 교수의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이후 두 번째로 읽는 시리즈물로 이번이 열 번째 책이라고 한다. 

책은 '차이나는 클라스' 와 '역사저널' 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강인욱 교수가 상상과 과학의 경계에서 찾아가는 한민족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유라시아와 통했는지 그리고 한국인은 어떻게 형성되었는 지 등 민족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어왔다. 말 그대로 한 나라의 국민이 단일한 종족으로 이루어진 민족을 가리킨다는 것인데, 저자는 한민족이 결코 단일민족이나 순수한 혈통이 아니고, 북방 유라시아와 끊임없이 교류하며 지금의 모습을 형성했다고 이야기한다. 학창 시절 가끔 우리의 조상은 어디서 왔고 나의 기원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진중한 질문을 던져보곤 하는데 책을 통해 이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었던 듯하다. 


다른 나라와 문화적, 외교적으로 단절한 채 고유의 문화를 지키기에 급급했던 것이 아닌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고 또 떠나고 그렇게 새로운 문화가 전해지면서 결국엔 많은 사람들이 어울리고 살아가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게 이 책이 말하는 요점이 아닐까 한다.


책에서는 네 가지의 주제를 통해 한민족의 기원을 설명한다. 

'1장. 우리는 어디에서 시작되었는가'에는 고조선의 시작과 청동기에 관한 내용을 '2장. 우리는 어떻게 세계와 교류했는가'는 한반도로 들어온 금속 세공 기술과 금관에 관한 내용을 들려준다. 

'3장.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숨겨진 이야기' 를 통해 또 다른 역사의 반쪽 '환동해' 와 읍루, 옥저라는 부족사회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지막 '4장. 우리의 언어와 DNA에 새겨진 기원을 찾아서'는 한국어의 기원과 과학과 고고학이 풀어내는 우리 역사에 관한 내용이 실려있다. 주요 키워드를 통해 명칭에 대한 소개와 책 중간중간에 실린 자료들은 주요 자료 코너를 통해 컬러 형태로 살펴볼 수 있다.


'고고학은 마치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하는 것처럼 우리에게 그 시대를 알아가는 재미를 선사한다. 유물 한 점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하나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숨겨진 사연이 수천 년을 이어와 현대에 닿고,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감격을 선사한다. 이것이 바로 고고학만이 갖고 있는 새로운 매력이다.'  p.83

 

나라는 존재와 우리라는 한민족이 이 땅에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고고학자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내용이 무척 흥미롭게 느껴졌다. 역사적 사실에 관해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한 부분들도 많겠지만 그동안 배워온 교과서 밖의 내용들, 특히 우리의 기원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아울러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고학'과도 조금은, 아주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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